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2. 18. 선고 2019가합50518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일간신문 O 및 인터넷신문 O를 발행하는 언론사이고, 피고는 온·오프라인 미디어 비평 전문지로서 주간신문 M 및 인터넷신문 M(N)을 발행하는 언론사이다.

나.

피고는 2018. 11. 14. 「P」라는 제목으로 별지 3 기재 기사(이하 '제1기사'라 한다)를 인터넷신문 M에, 2018. 11. 20. M 신문의 지면에 각 게재하였다.

다.

제1기사에는 아래와 같은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이하 '① 부분'이라 한다).

▶ 구태의 중심엔 학벌이 있다. 0 기자 B씨는 "너희 선배 중에 ○○대도 있다며, 낮은 학교를 위한 쿼터가 있다고 말했다. 해머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보통은 그런 말하는 것을 실례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설령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해도 직접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여기는 달랐다"고 털어놨다.

라.

피고는 2018. 11. 8. 「Q」 라는 제목으로 별지 4 기재 기사(이하 '제2기사'라 한다)를 인터넷신문 M에, 2018. 11. 14. M 신문의 지면에 각 게재하였다(이하 제1, 2기사를 통틀어 '이 사건 각 기사'라 한다).

마.

제2기사에는 아래와 같은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이하 '② 부분'이라 한다)

▶ 0 기자 B씨는 "R 회장이 하리꼬미 교육 6개월 하라고 지시한 걸 사회부 캡이 4개월로 겨우 줄였다"고 말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는, 제1기사의 ① 부분을 통하여 원고가 사원을 채용할 때 대학별로 할당되는 쿼터(몫)가 없음에도 마치 대학별 쿼터가 존재하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하였고, 제2기사의 ② 부분을 통하여 원고의 대표이사 R는 신입기자를 대상으로 수습기자 하리꼬미 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하거나 하리꼬미 교육을 6개월 동안 실시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사회부 캡(팀장)이 4개월로 줄인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원고의 대표이사 R가 하리꼬미 교육을 지시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이 허위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별지 1, 2 기재와 같은 각 정정보도 및 위자료 3억 원의 지급을 구한다.

3.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각 기사의 ①, ② 부분은 그 자체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을 적시한 바도 없으며, 피고의 견해표명에 불과하다.

설령 이 사건 각 기사에 원고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사실이 적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피고의 행위는 위법성이 없다.

4.

정정보도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명예훼손적 사실의 적시 여부 및 적시 사실의 허위성 여부

(1)

관련법리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이란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하고, 그와 같은 객관적인 평가를 침해하는 것인 이상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표현행위에 의하여도 성립할 수 있지만, 단순한 의견 개진만으로는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의견 또는 논평의 표명이 사실의 적시를 전제로 하지 않은 단순한 의견 또는 논평일 경우에는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성립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여기서 어떤 표현이 사실을 적시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인가, 또는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이라면 그와 동시에 묵시적으로라도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아니한가의 구별은 당해 표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인이 보통의 주의로 그 표현을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거기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표현이 게재된 보다 넓은 문맥이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6203 판결,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111579 판결 등 참조).

언론·출판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때에는 그 허위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등 참조). 언론보도의 진실성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일 때 인정되며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고, 또한 복잡한 사실관계를 알기 쉽게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특정한 사실관계를 압축, 강조하거나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하여 실제 사실관계에 장식을 가하는 과정에서 다소의 수사적 과장이 있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아 보도내용의 중요부분이 진실에 합치한다면 그 보도의 진실성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275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① 부분에 대하여

1)

명예훼손적 사실의 적시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 제1기사의 도입부에서는 '올 한해 미투 국면에서 한국사회곳곳의 인권문제를 화두로 꺼냈던 언론사들이 정작 반인권적인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언론사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기자들은 강압적 술 문화와 출입처 영업지시, ...학벌 편견... 등을 주요한 구태로 꼬집고 있다.'고 하면서 언론사 소속 기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언론사가 답습하는 구태의 구체적 예시를 보도한 점, ○ 구태 중 하나에 해당하는 학벌 편견의 예시로 ① 부분과 같이 "너희 선배 중에 ○○대도 있다며 낮은 학교를 위한 쿼터가 있다고 말했다. 해머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보통은 그런 말하는 것을 실례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설령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해도 직접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여기는 달랐다"는 원고 소속 기자 B씨의 발언을 인용하였는데, 인용된 발언의 주된 취지는 원고 소속 상사가 소위 서열이 낮은 대학 출신의 소속 기자에게 원고 내부에 서열이 낮은 대학을 위한 쿼터가 존재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였고, 이처럼 학벌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발언을 대놓고 하는 상사의 태도에 충격을 받았다는 것으로 보이는 점, ○ 제1기사의 객관적 내용과 아울러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전체적인 흐름과 문구의 연결방법, 일반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 등을 종합하면, 제1기사는 인권문제를 보도하는 언론사인 원고가 정작 내부적으로 반인권적인 구태를 여전히 답습하고 있는 행태를 비판하면서 그러한 행태 중 하나로 원고 내부에 학벌에 대한 편견이 만연해 있음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제1기사의 ① 부분을 통하여 원고 소속 기자가 원고 소속 상사(선배)로부터 서열이 낮은 대학에 대한 쿼터가 있다는 발언을 들었다'는 사실을 적시하였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사원 채용 시 대학별 쿼터가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2)

나아가 적시 사실의 허위성 여부를 본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5호증의 1, 2,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증인 S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 제1기사의 ① 부분은 원고 전직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보도된 것인데, 위 기자는 T대 출신으로 입사동기들 중 소위 대학서열이 가장 낮았는데, 원고 소속 부장들로부터 T대 출신의 채용은 이례적이라는 말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 소속 부장들은 회식자리에서 소속 기자들의 출신대학을 대놓고 물은 적도 있다고 하면서 '서열이 낮은 대학에 대한 쿼터가 있다'는 발언은 원고 전국부 부장 S으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한 점, ○ S은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적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문제된 발언을 한 술자리를 2017년 21기 공채 수습기자 환영식을 겸한 술자리라고 특정한 점, ○ 증인 S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S은 평소 술자리에서 신입기자들에게 어느 대학 출신인지 물어보고, 소위 낮은 학벌 출신으로 입사한 기자들에게 학벌 때문에 위축되지 말고 실력으로 승부하라는 등 학벌과 관련된 발언을 자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 소속 기자가 원고 소속 상사(선배)로부터 서열이 낮은 대학에 대한 쿼터가 있다는 발언을 들었다는 사실이 허위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거가 없으므로, 위 적시 사실이 허위라고 볼 수 없다.

(나)

② 부분에 대하여

1)

명예훼손적 사실의 적시 여부

제2기사의 전체적인 취지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면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주 52시간의 근로시간을 준수하기 위하여 신입기자들에 대한 하리꼬미 교육을 폐지하는 추세임에도 원고는 여전히 하리꼬미 교육을 실시하여 이러한 추세에 역행하고 있음을 비판하는 것인데, 원고가 실시하는 하리꼬미의 교육기간과 관련하여 ② 부분에서는 원고 소속 기자의 발언을 인용함으로써 원고의 대표이사가 하리꼬미 교육기간을 6개월 동안 실시하라고 지시하였으나 사회부장(캡)이 4개월로 줄였다는 사실을 적시하였다. 그런데 원고의 주장대로 원고의 대표이사가 6개월의 교육기간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 원고 소속 사회부 경찰팀장과 사회부장이 의논하여 하리꼬미 교육기간을 4개월로 정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실시한 하리꼬미 교육기간이 4개월로 정해진 경위에 관한 위와 같은 내용 자체는 원고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키는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

이에 원고는 ② 부분의 적시 사실은 원고의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명예훼손적 내용이라고 주장하나, 그 적시사실에 의하더라도 대표이사의 지시는 사회부장의 저지로 결국 관철되지 못하였다는 것인바, 대표이사가 부당한 지시를 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대표이사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적 내용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와 같은 내용 자체가 원고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킨다고 보기도 어렵다.

2)

설령 위와 같은 적시사실이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적 내용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7호증의 기재, 증인 U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 ② 부분은 원고에 재직 중인 기자들의 발언을 토대로 작성된 점, ○ 당시 원고 소속 편집국장이었던 U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수습기자를 대상으로 한 하리꼬미 교육과정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한은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있었는바, 사회부 경찰팀장과 사회부장이 의논하여 하리꼬미 교육기간을 4개월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은 결국 원고의 대표이사가 한 점, ○ 원고가 대표이사의 최종 결정에 따라 4개월 동안 하리꼬미 교육을 실시한 것이 사실인 이상 중요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에 합치하는 것으로 보이고, 그 결정 경위에 대한 내용은 지엽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 볼 때 세부적인 부분에서 진실과 차이가 있을 뿐 그 중요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각 기사의 내용이 허위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정정보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위법성 조각여부

(1)

관련법리

언론매체가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 증명이 없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여기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을 의미하는데,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무방하고,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라고 함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대법원 2006. 3. 23. 선고 2003다52142 판결 참조).

(2)

판단

이 사건 각 기사는 원고가 언론사임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 위반에 관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하리꼬미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학벌에 관한 구태적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한 근로환경이 존재하는 것을 고발하는 것으로 보도의 목적과 내용에 비추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나아가 '원고 소속 기자가 원고 소속 전국부장으로부터 원고의 사원 채용 시 (서열이) 낮은 대학에 대한 쿼터가 있다는 발언을 들었다'는 사실이 진실에 부합하고, '원고의 대표이사가 하리꼬미 교육기간을 6개월 실시하라고 지시하였으나 사회부장(캡)이 4개월로 줄였다'는 사실 또한 중요한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과 합치됨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설령 후자의 사실을 허위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 재직 중인 여러 명의 기자들이 위와 같이 말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서는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위와 같은 적시사실에 대한 피고의 표현행위는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

나.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각 기사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이 일부 적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허위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표현행위의 위법성도 조각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각 기사가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철(재판장) 인진섭 김미호

별지 1

별지 2

별지 3

별지 4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