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5,798,644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1.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A협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은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2015. 2. 17. 설립된 여객 자동차 운수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이고, 위 조합은 이 사건 소송 제기 후인 2021. 12. 30. 14:00 서울회생법원에서 파산을 선고받아(서울회생법원 2021하합100387) 원고가 이 사건 조합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어 2022. 3. 17.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피고 C은 2015. 7. 13. 이 사건 조합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가 2018. 4. 20. 이 사건 조합 총회에서 이사장 해임안이 의결(이하 ‘이 사건 해임 결의’라 한다)됨에 따라 해임된 사람이고, 피고 D, E은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들이다.
피고 C의 해임 결의 후 경과
피고 C은 이 사건 해임 결의 이후에도 이사장 해임안이 결의된 것일 뿐 이사로서의 지위는 여전히 가지므로 이사장 직무대행자의 지위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사건 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은 피고 C의 위 직무 수행을 반대하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하였고, 조합원 F 외 3인은 2018. 4. 25. 피고 C을 상대로 이 사건 조합의 이사 및 이사장으로서 직무를 정지하고 이 사건 조합의 직무대행자를 선임하는 가처분(이하 ‘이 사건 가처분’이라 한다)을 신청하였다. 피고 C은 2018. 5. 3. 위 가처분신청서 부본을 송달받았다.
피고들의 이 사건 조합 택시의 출차 제한 행위
피고 D은 2018. 5. 5. 오전경부터 2018. 5. 6.까지 자신의 차량(차량번호 1 생략)으로 이 사건 조합의 주차장 정문을 가로막아 이 사건 조합의 택시들이 위 주차장을 드나들지 못하도록 하여 운행 업무를 방해하였다.
이 사건 조합의 배차업무를 담당하던 피고 E은 2018. 5. 5.부터 2018. 5. 15.경까지 이 사건 조합의 택시 키 박스를 은닉하여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들이 택시를 출차하지 못하도록 하였다(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라 한다).
이 사건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 가처분 결정
법원은 2018. 7. 4.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을 모두 받아들여 피고 C의 이사 및 이사장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변호사 H을 이 사건 조합의 이사 및 이사장 직무대행자로 선임하는 결정(서울서부지방법원 2018카합50225호, 이하 ‘이 사건 직무대행자선임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9, 18호증, 을 제1-1~2,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피고들이 이 사건 출차 제한 등을 할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
민법상 법인과 그 기관인 이사와의 관계는 위임자와 수임자의 법률관계와 같은 것으로서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 일단 그 위임관계는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나, 후임이사 선임 시까지 이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기관에 의하여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법인으로서는 당장 정상적인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처하게 되고, 이는 민법 제691조에 규정된 급박한 사정이 있는 때와 같이 볼 수 있으므로 임기 만료되거나 사임한 이사라고 할지라도 그 임무를 수행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신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이사의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임기 만료된 이사의 업무수행권은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그로 하여금 업무를 수행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가려 인정할 수 있는 것이지 임기만료 후 후임자가 아직 선출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포괄적으로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2다74817 판결,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7다6291 판결 등 참조).
갑 제18호증, 을 제1-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조합의 정관에 이사장은 이 사건 조합을 대표하여 업무를 집행하고 이사는 이사장을 보좌하여 업무를 집행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② 이사장이 사고가 있을 때는 부이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이사, 감사의 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③ 피고가 해임될 당시 이 사건 조합의 모든 이사와 감사가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3. 22.자 2017카합50685 가처분 결정에 따라 직무집행이 정지되어 있던 상태였고 위 결정에 따라 직무집행이 정지된 이사, 감사들과 피고 외에는 기존에 사임하였거나 임기가 만료되었던 이사 혹은 감사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법리에 갑 제1 내지 5, 6-1~5, 7-1~5, 8, 18, 23-1~2호증, 을 제 1-1~2, 4-1~2, 5-1~3,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C은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를 할 업무수행 권한이 없었다고 판단되고, 피고 D, E이 피고 C의 지시에 따라 위 출차 제한 행위를 한 것은 정당한 권한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임기 만료되거나 사임한 구 이사로 하여금 법인의 업무를 수행케 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때 구 이사가 후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종전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후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종전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는 임기 만료 또는 사임한 이사로 한정되므로 해임된 이사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인 F은 피고 C이 이 사건 조합의 자금을 불투명하게 운용한다거나 탈퇴 및 제명 조합원들에게 총회 결의 없이 출자금을 환급하여 협동조합 기본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여 피고 C의 해임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조합은 이 사건 해임결의를 통하여 일방적인 의사로 피고 C과의 위임관계를 해지하였는데, 해임된 이사에게 여전히 후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이사로서의 직무 수행권이 부여된다는 것은 해임의 법적 성질에 비추어 보더라도 적절하지 아니하다.
또한 해임된 이사에게도 후임 이사 선임 시까지 직무수행권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 당시 이 사건 조합의 급박한 사정을 해소할 만한 사정이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 C에게 후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이사장으로서 종전 직무를 수행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 C의 위 출차 제한 행위가 후임 이사가 선출되기 전까지 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
㉠ 피고 C은 2017년 11월경부터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인 F 등이 피고 C에 대한 허위 선동으로 사무실 무단점거와 농성 등 불법적인 행위를 하였고 피고들은 이 사건 조합의 추가적인 손실을 피하기 위하여 택시 운송 업무를 중단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가 있기 전 이 사건 조합은 2018. 5. 2. 14,016,218원, 2018. 5. 3. 13,079,509원, 2018. 5. 4. 12,053,946원의 수익을 거두어 정상적인 택시 운송 업무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C이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를 통하여 피하고자 하였던 조합의 손실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 C은 이 사건 해임 결의 이후에도 조합의 이사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대하여 조합원들이 반대하자 자신의 이사장으로서의 직무수행권한을 지키고자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위 행위가 이 사건 조합의 이익을 위한 행위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 피고 C의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조합의 택시 운행 배차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고, 조합원들이 택시를 출차하지 못하여 11일에 걸쳐 택시 운행업무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 사건 조합은 여객 자동차 운수사업을 영위하고 이를 통하여 얻은 수익으로 조합원들에게 월급 등을 지급하여 조합원들의 복리 증진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데, 피고 C의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로 인하여 조합원들의 택시 운행 자체가 상당 기간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다.
㉢ 피고 C은 이 사건 출차금지 행위가 시작된 날로부터 이틀 전인 2018. 5. 3. 이 사건 가처분 신청서를 송달받았는데, 피고 C은 이 사건 조합의 직무대행자가 곧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던바 이 사건 출차 제한 당시 이 사건 조합의 중요한 사업행위를 당장 중단할 시급한 상황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 C의 주장에 대한 판단
적법한 직장폐쇄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C은 이 사건 해임결의 후 F 등이 이 사건 조합의 사무실을 무단으로 점거하려고 하거나 피고 C의 출근을 폭력적으로 저지시키는 등 불법적인 물리력의 행사로 이 사건 조합의 업무를 마비시켰고, 피고 C으로서는 이를 저지하여 추가적인 손실을 막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이 사건 조합의 택시 운송 업무를 중단시켰던 것뿐이므로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는 피고 C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사용자 측의 직장폐쇄와 같은 법적인 수단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한다.
노동조합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만 직장폐쇄를 할 수 있고(제46조 제1항), 직장폐쇄를 할 경우 미리 행정관청 및 노동위원회에 각각 신고를 하여야 한다(제46조 제2항).
피고 C이 이 사건 해임 결의 이후 이 사건 조합의 이사장으로서의 권한을 가지지 아니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가사 이사장으로서의 직무 수행권한이 있다고 할지라도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조합의 이사장을 위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사용자라고 인정하기는 어려운바 피고 C이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직장폐쇄를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 C은 미리 행정관청 및 노동위원회에 직장폐쇄를 한다는 신고를 하였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 C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경영판단 원칙 적용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C은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는 이사에게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재량범위 내에 있는 것이었으므로,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조합에게 영업손실 등의 손해가 발생하였더라도 피고들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사가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임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통상의 합리적인 금융기관의 임원이 그 당시의 상황에서 적합한 절차에 따라 회사의 최대이익을 위하여 신의성실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였고 그 의사결정과정 및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다면, 그 임원의 행위는 경영판단의 허용되는 재량범위 내에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33609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경영판단의 원칙은 이사가 그 권한의 범위 내에서 적합한 절차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결과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된다는 원칙이고, 피고 C이 행한 이 사건 출차제한 행위의 경우 피고 C의 권한을 벗어난 행위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로 인 하여 이 사건 조합에게 손해가 발생한 이 사건에서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에 관한 피고 C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들은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이 사건 조합의 설립 목적에 동의하고 조합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여야 하며(협동조합 기본법 제20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의 사업을 방해하거나 신용을 상실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이 사건 조합 정관 제15조 제1항 제4호). 그런데 피고들은 이를 벗어나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를 하였고 이는 이 사건 조합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불법행위책임의 범위
감정인 I의 감정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출차금지 기간 동안 이 사건 조합에게 발생한 영업 손해 추정액은 25,798,644원이고,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4다70420, 70437 판결 등 참조). 갑 제7-1~5, 23-1~2, 24 내지 26, 28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조합은 2018년 3월 내지 7월의 택시 운송으로 인한 매출집계표, 제조원가 명세서, 손익계산서 등 택시 운송 업무에 관한 객관적인 수익과 비용 지출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였고, 감정인은 이 사건 조합의 2018년도 월별 매출추이 및 이 사건 출차금지 기간 전후의 운송수입을 통하여증분 수익을 산정하고, 이 사건 조합의 2018년 사업연도 손익계산서, 원가명세서 등을 통하여 증분 비용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영업 손해액을 추정하였는바 그 감정방법 등의 현저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바 감정인의 감정 결과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 C은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는 이 사건 조합의 사무실을 점거하는 등 행위를 하였던 F의 행위에 대항하여 이 사건 조합의 이익을 지키기 위하였던 것이었고, 이후 F이 이 사건 조합의 이사장이 된 이후 배임죄로 형사 처벌을 받았고 이 사건 조합이 파산되었으므로 피고들의 불법행위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15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F이 이 사건 조합의 이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로부터 5개월 이상 경과한 2018. 10. 16.이고 이 사건 출차 제한 행위 당시의 사정과는 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조합 측의 과실로 참작하지 아니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25,798,64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원인 및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최종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11.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준민(재판장) 송지현 노해준
각주1)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은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의 최종 송달일을 기준으로 청구한 것으로 보아 판단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