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등
피고는 J 주식회사(이하 'J'라 한다)의 공식 딜러사로, K 자동차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영업을 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다음과 같은 기간 동안 피고와 영업위탁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K 자동차의 판매 활동을 하였다.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영업위탁 용역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들의 근무 형태 등
원고들은 통상 오전 8:30에 피고의 전시장에 출근하여 조회시간을 가졌다. 조회시간에는 출결 확인이 이루어졌고, 공지사항 또는 회사의 영업 방침을 전달하거나 우수 실적자를 발표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원고들은 팀을 구성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팀별로 담당 전시장에서 고객의 내방을 기다리는 업무를 수행할 사람을 정하고 이를 '당직'이라고 호칭하였다. 당직인 판매영업원 외에는 조회 이후 외근을 나가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을 접촉하여 자동차 판매 업무를 수행하였다. 팀장은 피고의 임원들과 영업 회의를 하기도 하였는데, 팀원들의 실적에 따라 추가로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판매영업원들이 사용하는 CRM이라는 전산시스템을 마련하였고, 원고들로 하여금 고객, 차종, 계약일자 등 정보를 등록하도록 하였다.
원고들은 J에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시험을 보았으며, 1달에 1번 시승행사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의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제정된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내지 18, 20, 23, 31, 32, 49, 51호증, 을 제1, 2, 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모두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음성 또는 영상, 증인 M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자동차를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와 갑 제25, 33 내지 36, 38 내지 48, 52, 5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임원이 팀장을 통해 판매영업원들의 판매 실적을 올리고 높은 고객만족도(CSI) 점수 등을 받도록 독려한 사실, 원고 G가 입사 시 회사의 지시에 따르고 성실히 근무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복무규칙에 서명한 사실, 피고 지점의 일부 판매영업원팀에서 출근 시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지각비를 징수한 사실, 피고가 원고들에게 고객 관련 상담일지를 작성하도록 한 사실, 일부 판매영업원이 휴가계를 제출하고 피고의 지점장이 그 문서에 서명한 사실, 특정 전시장에서 판매영업원들이 주변을 청소하고 잡초를 제거한 사실이 인정되는 등 원고들과 같은 판매영업원들이 일견 근로자로 보이는 듯한 형태로 근무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갑 제27, 50호증, 을 제4, 9 내지 14, 2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사실과 이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들의 실적은 자신들이 지급받을 수수료에 연동되므로 원고들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다. 피고가 원고들의 실적을 올리도록 독려한 사실을 곧바로 근로자성의 표지인 지휘·감독권의 행사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판매영업원들의 실적이 저조할 경우 수수료를 적게 지급하였다는 것 외에 피고가 어떤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다. 팀장이었던 판매영업원 N이 낮은 실적을 이유로 팀장의 지위를 잃고 일반 팀원이 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팀원들을 총괄하는 팀장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판매영업원 전반에 대한 불이익이라 보기 어렵다. 원고 B는 판매 실적이 저조하여 위탁계약을 해지당했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의 일산지점장 O가 '원고 B가 2017년 12월 초순경 이 일을 너무 오래했으니 그만하고 다른 일을 찾아보겠다.'고 말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점에 비추어 그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밖에 달리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아보기 어렵다.
손님을 가장해 영업 상황을 평가하는 이른바 '미스터리 쇼핑', 관련 교육 및 행사는 모두 J에서 또는 J의 요청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다. J는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고객만족도 등 점수를 매기고, 통일적인 영업 활동을 위해 판매영업원들을 교육하고 자질을 검증하여 이를 피고에 대한 평가 자료로 삼는데, 평가 결과는 J가 피고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등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객만족도가 높을 경우 추가로 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교육 관련 기준을 준수하지 못할 경우 계약 해지사유가 될 수도 있다).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는 수수료는 피고가 J로부터 지급받는 수수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J에서 시행하는 '미스터리 쇼핑'이나 교육 등에 협조하는 것은 피고와 체결한 위탁계약상 의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피고가 K 차량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할부 거래를 할 때 고객으로 하여금 P 주식회사의 금융상품을 이용하도록 목표를 설정하고 관련 인센티브를 지급한 사실은 있지만, 이를 특별히 강제한 사실이 없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불이익을주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원고들은 고객이 원할 경우 다른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또한 특별히 지휘·감독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통상 피고의 전시장에서 오전 조회가 진행되므로, 원고들에게 사실상 출근의무가 있었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원고들은 길지 않은 시간(길어야 10분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의 조회가 끝나면 외근을 나가 자유롭게 영업을 하고, 그 장소에 특별한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판매영업원들이 제출한 사실확인서(갑 제27, 50호증)에는 실적이 부진하면 저녁 9시 이전에 퇴근을 못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지만, 상시적으로 그와 같은 퇴근시간 준수의무가 부과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그 밖에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영업위탁 용역계약서에 업무시간이"08:00~18:00"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 외에 원고들이 업무를 종료하기 전 반드시 전시장에 복귀하여야 한다는 등 피고가 퇴근시간을 관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원고들의 주된 업무는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인데, 이는 거의 전적으로 영업 기술과 인맥 관리 등 판매 능력에 달려 있다. 피고가 구체적인 영업의 방법을 정하고 원고들을 구속한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고객 관련 상담일지의 작성은 피고가 J에서 요구받은 사항일 뿐만 아니라, 수임인은 위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민법 제683조) 근로자성의 표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피고의 지점장이 휴가계에 서명한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일부 지점에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고 '휴가의 가부'를 피고가 결정하였다거나 상시적으로 원고들의 근태 관리가 이루어졌다는 자료로는 부족하다. 그 밖에 원고들이 원하였음에도 피고가 휴가를 제한하였다거나 그와 관련하여 원고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피고가 주차알림판 등 고객에게 지급할 사은품을 일부 제공한 사실은 있지만, 그 외에 고객과 만나기 위해 이동하거나 접대하기 위해 드는 영업 관련 비용은 모두 원고들이 부담하였다. 특히 판매영업원 중 일부는 별도로 직원을 고용하여 급여를 지급하고 비서 업무를 시키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일부 직급수당 외에 실제 업무처리 시간의 다과에 관계없이 오로지 자동차 판매 실적에 따른 위임수수료만을 지급받았다. 그와 같이 지급받은 수수료에는 상한이나 하한이 없었고, 다음과 같이 개인별 또는 시기별로 지급받은 수수료 금액에 비교적 큰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였다(원고들이 주장하는 퇴직금 액수부터 원고별로 큰 차이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실적은 대부분 자동차 판매 능력에 달려 있고, 여기에 관련 비용을 대부분 원고들이 부담하면서 직원을 고용하기까지 하였다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스스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보수의 성격 또한 근로 자체보다는 성과에 대한 측면이 훨씬 강하다고 보아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판매영업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다른 회사의 예를 들면서 자신들의 근로자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물품을 판매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사업성이 강하여서 회사가 판매영업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할지, 아니면 위임계약 형식으로 사업을 영위할지를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영역에 해당한다. 판매영업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다른 회사와 유사성만으로 반드시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과장, 차장 등 직책을 부여하고 그 과정에서 대표이사 명의로 '인사발령'한다는 내부 문서를 작성하였으며, 경력확인서, 재직증명서, 퇴직확인서를 발급하고 10년 근속을 기념하여 감사패와 상품권을 제공한 사실 등 나머지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은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박수진 배인영
각주1) J를 가리킨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