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8. 20. 선고 2019가합51631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3. 9. 17. 피고 산하의 B부[B, 이하 'B부'라 한다]에 고용되어 주거관리 사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주한미군 소속 군인 및 그 가족들을 위한 영외 주거지의 점검 및 임대차계약의 처리, 주거비용 청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는 2017. 1.경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인 C에게 500만 원을 빌려줄 것을 요청하였고, C는 2017. 1. 6. 원고의 요청에 따라 D의 계좌로 500만 원을 송금하였다. 원고는 그로부터 약 2주 후 C에게 500만 원을 변제하였다. 원고는 2017. 4. 12. 다시 C에게 250만 원을 빌려줄 것을 요청하였고, C는 2017. 4. 14. 원고의 요청에 따라 D의 계좌로 250만 원을 송금하였다. 원고는 2017. 5. 25. 보험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C에게 250만 원을 변제하였다.

다.

원고는 2017. 4. 10.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인 E에게 매달 100만 원씩을 갚을 것이라고 하면서 1,000만 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다. E가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자 원고는 E에게 '이해합니다. 제 가치가 이 정도겠죠. 답 줘서 고마워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라.

원고는 위와 같이 2017. 1.부터 4.경까지 C, E에게 금전 대여를 요청하고 C로부터 금전을 차용한 행위(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로 인하여 미 육군 범죄 수사사령부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

마.

원고는 위 조사 이후 2017. 6. 21. B부 책임자인 F로부터 주한미군에 고용되어 근무하는 내국인의 고용 및 해고 등에 관한 규정(USFK Reg. 690-1, 이하 '이 사건 인사규정'이라 한다) 7-4 b항 및 12-11 c항에 의거하여 30일간의 강제휴가 조치를 받았다.

바.

원고는 2017. 9. 7. G부(G) 책임자인 H로부터 원고가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인 C, E에게 금전 대여를 요청하고 C로부터 대여를 받은 것은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 행동기준의 4, 5, 10, 11항 등을 위반하여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D 징계기준표 8, 13항에 해당하는 행위라는 이유로 2017. 9. 8.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서면 해고 통보(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받았다.

사.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이 사건 인사규정 등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5, 10,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12, 13, 15 내지 17, 29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과 위 해고된 날 이후 최종적으로 임금을 지급받은 날 다음 날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의 임금 지급을 구하는 것에 대하여, 피고는 국제관습법에 따라 대한민국의 법원에는 피고에 대한 재판권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국제관습법에 의하면 국가의 주권적 행위는 다른 국가의 재판권으로부터 면제되는 것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국가의 사법적 행위까지 다른 국가의 재판권으로부터 면제된다는 것이 오늘날의 국제법이나 국제관례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우리나라의 영토 내에서 행하여진 외국의 사법적 행위가 주권적 활동에 속하는 것이거나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이에 대한 재판권의 행사가 외국의 주권적 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국의 사법적 행위에 대하여는 당해 국가를 피고로 하여 우리나라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12. 17. 선고 97다39216 전원합의체 판결).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재직 중인 주한B부는 피고의 국방부 산하 기구로서 영외에 거주하는 주한미군 구성원의 주거에 관한 임대차계약 체결, 주거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는 사실, 원고는 위 B부의 주거관리 사무원으로서 근무하면서 주한미군 소속 군인 및 그 가족들을 위한 영외 주거지의 점검 및 임대차계약의 처리, 주거비용 청구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이 사건 해고를 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B부의 임무 및 활동 내용, 원고의 B부에서의 지위 및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 피고의 주권적 활동과 원고의 업무의 관련성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피고가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행정행위가 아니라 일반 국민과 대등한 입장에서 사경제활동의 주체로서 행하는 사법적 행위로서 피고의 주권적 활동 내지 군사적 활동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우리나라의 재판권 행사가 피고의 주권적 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한 분쟁에 대하여는 우리나라 법원이 미합중국을 피고로 하여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로 무효이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최종적으로 임금을 지급받은 날 다음 날인 2017. 11. 16.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월 3,813,656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실체적 하자

원고가 C, E에게 금전 대여를 요청한 것은 개인적 친분에 따른 것으로 원고의 직업 및 취급 업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실제로 당사자 간 업무상 편의에 대한 요구나 그에 따른 어떠한 부정한 행위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가 원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C, E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였다며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으로 이 사건 해고의 기초되는 사실 및 경위에 대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또한 이 사건 해고사유로 적시된 원고의 행위는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근거규정으로 들고 있는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D 징계기준표 8, 13항, 부록 E 행동기준 4, 5, 10, 11항 등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 행동기준의 각 규정은 징계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 행동강령 성격의 품행기준으로서 원고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한 행위의 기준을 설정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에 따른 처벌 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해고의 근거규정이라 볼 수 없다.

2)

절차적 하자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해고의 근거 규정 중 하나로 미합중국 연방규정 제2625.202조와 203조를 들고 있으나,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면서 미합중국 연방규정 제2625.202조와 203조를 해고사유로서 언급하거나 통지한 적이 없으므로, 해고사유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통보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

3)

징계양정 과다

설령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징계의 양정에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1)

실체적 하자 여부

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B부 소속 주거관리 사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C와 E가 자신의 요청을 쉽사리 거절하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C와 E에게 돈을 빌려줄 것을 요청하였고, 실제로 C로부터 돈을 차용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B부의 주거관리 사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주한미군 소속 군인 또는 그 가족들이 거주할 영외 부동산의 점검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였고, C와 E는 원고가 재직 중인 B 인근에서 위 미군캠프의 미군이나 그 가족들을 주 고객으로 하여 부동산 중개 영업을 하여 왔다.

②

C, E와 같은 부동산 중개업자가 미군 또는 그 가족들을 상대로 부동산 거래를 중개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실시하는 사전 주거검사를 통과하여야 했고, 위 검사를 통과한 후에야 미군 또는 그 가족들을 상대로 최종적인 부동산 임대차 등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원고가 주거관리 요원으로서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미군 등을 상대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C, E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원고 역시 미 육군 범죄 수사 사령부에 의한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주택 위탁 보조로서 영외 주택을 검사하고 관리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③

C는 2회에 걸쳐 원고에게 돈을 빌려준 경위에 대하여 '미군 주거 관리 사무원으로 일하는 원고의 업무나 직위를 고려할 때, 부동산 중개소를 잘 운영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잘 해야 했기 때문에 원고에게 돈을 빌려 주게 되었다. 원고가 주한미군의 주택 관련 부서에서 일하지 않고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는데 중요하지 않았다면 돈을 빌려주는 일은 단연코 없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위와 같은 진술내용에 비추어 실제로 원고가 B 사무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사정이 C의 원고에 대한 금전 대여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④

한편 C가 원고에 대한 대여금을 원고가 아닌 D의 계좌로 송금한 것은 원고의 계좌로 직접 돈을 송금 받게 될 경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오해받을 여지가 있으므로 D의 계좌로 돈을 보내달라는 원고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는데,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C 등에 대한 금전 대여 요청 및 금전 차용이 이 사건 인사규정 등에 위반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는 E가 자신의 요청을 거절하자 1의 다.항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E는 위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 '원고가 이해한다고 말했지만 매우 기분이 상한 것 같아 보였고, 원고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아서 향후 자신이 중개하는 부동산에 대하여 원고가 주거검사를 할 때 어려움을 겪는 등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걱정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원고의 대여 요청을 거절함에 따라 원고로부터 업무상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

나아가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 행동기준 11항은 한국인 직원들에 대하여 행동의 기준으로서 미합중국 연방규정집(이하 '이 사건 연방규정'이라 한다) 제5장 2635편이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이 사건 연방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연방규정 제2635.203조 (b)항에 의하면, 금전 차용은 이 사건 연방규정에서 정한 '선물'에 해당하고, C와 E는 이 사건 연방규정 제2635.203조 (d)항의 (2) 또는 (4)에 규정된 '원고가 소속된 기관과 사업을 하거나 사업을 할 것을 모색하는 자' 또는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해관계 있는 자'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C와 E에게 금전을 대여하여 줄 것을 요청하고, 실제로 C로부터 금전을 차용한 행위는 이 사건 연방규정 제2635.202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a)항의 '선물의 청탁' 또는 (b)항의 '선물의 수수'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연방규정 제2635.202조 및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 행동기준 11항을 위반하였다.

또한 원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연방규정 제2635.202조와 203조를 위반한 행위는 관련 규칙, 규정, 법률 등을 준수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 행동기준 4항을 위반한 행위라 할 것이고, 동시에 B부 및 그 관리감독자의 평판을 떨어뜨려 관리감독자의 권위를 해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 행동기준 5항을 위반한 행위라 할 것이며, 원고가 주거관리 사무원으로서 배정된 업무를 적절하고 완전히 수행하는데 방해되지 않는 방식으로 업무 외적인 용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에 배치되는 이 사건 비위행위를 한 것은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 행동기준 10항을 위반한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는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D 징계기준표 8, 13항에 규정된 '공무와 관련된 가치 있는 여하한 것을 제공하거나, 조달하거나 조달하도록 도와준 대가로 금전이나 기타의 가치 있는 여하한 것을 부당하게 요구하거나 수수하는 행위' 및 '조달 행위에 관여하는 근로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미합중국의 조달 행위의 청렴 및 평판에 부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여 위 징계기준표 자체에서 정한 비위행위로서 징계사유가 된다.

결국 원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 행동기준 4, 5, 10, 11항을 위반하였고,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D 징계기준표 8, 13항에 따라 징계대상이 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 중 부록 E의 각 규정은 징계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 행동강령 성격의 품행기준으로서 원고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행위의 기준을 설정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에 따른 처벌 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해고의 근거 규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인사규정은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내국인의 고용 및 해고 등을 규율하는 규정으로서 원고가 주한미군 내의 주거관리 사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준수하여야 할 행동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점, 행동기준을 정한 부록 E는 징계기준을 정한 부록 D의 바로 뒤에 규정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규정 중 부록 E는 행동기준을 제시함과 함께 그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징계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설령 부록 E의 위 각 규정이 해고의 근거 규정이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비위행위는 부록 D 징계기준표 8과 13에서 정한 각 위법행위에 해당하므로 부록 D 징계기준표 8과 13항만으로도 이 사건 해고의 근거 규정으로 충분하다고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의 각 해당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D 징계기준표 8과 13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피고가 이에 근거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비위행위가 존재하고 위 비위행위가 적법한 징계 근거 규정인 이 사건 인사규정의 해고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의 실체적 정당성이 인정된다.

2)

절차적 하자 여부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미합중국 연방규정집 제5장 2635.202조와 203조를 그 근거 규정 중의 하나로 들고 있는데, 이 사건 해고를 통지한 서면에 미합중국 연방규정집 제5장 2635.202조와 203조에 관한 기재가 없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E 행동기준의 4, 5, 10, 11항을 위반하였음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는데, 위 E의 11항에서는 한국인 직원들에게 적용될 행동의 기준에 관한 규정으로 미합중국 연방규정집 제5장 2635편을 적시하고 있는 점, 위 2635.202조나 203조는 선물 청탁이나 수수를 금지하고 선물의 의미를 정의하는 일반규정으로서의 성격을 가질 뿐이어서 이 사건 해고사유가 무엇인지와 관련하여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지는 것은 아닌 점, 피고가 2017. 7. 20. 원고에게 해고예고 통보서를 보내면서 해고사유 등에 관하여 알려주었고, 원고에게 한 이 사건 해고 통보에서도 여러 면에 걸쳐 이 사건 비위행위 및 이 사건 해고의 근거 규정인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D 징계기준표 8, 13항과 부록 E 행동기준 4, 5, 10, 11항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어 해고사유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였다고 볼 수 있고, 원고도 수사 과정이나 위 각 통보 등을 통하여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해고 통보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정당성도 인정할 수 있다.

3)

징계 양정의 상당성

가)

관련 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 징계권자가 피징계자에 대하여 어떤 징계를 선택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다(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7두709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전에 피고로부터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하여 원고를 해고한 것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원고가 자신이 주한B부 주거관리요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그 직무 수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동산 중개인들을 대상으로 금전의 대여를 요청한 행위는 직무의 청렴성을 해하는 행위로서 그 직무와 관련한 피고, 주한미군 및 주거관리부와 그 수행하는 업무의 평판을 저해시키는 행위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훼손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②

원고가 대여를 요청하여 실제 차용한 돈 및 대여를 요청하였으나 실제 차용하지 못한 돈을 합하면 그 액수가 적지 아니하고,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는 1회에 그치지 않고 C에 대하여 2회 반복되었고, 그 대상도 두 사람이었다.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 부록 D 징계기준표 8, 13항에 따라 10일 이내의 정직 또는 해고를 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 어떤 징계를 선택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인 피고의 재량에 속하는 일이다.

③

원고는 보험회사 등 대출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미군 등을 상대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C, E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무기로 삼아 C, E가 자신의 요청을 쉽게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고 C, E에게 금전의 대여를 요구하였다.

④

원고는 C로부터 금원을 직접 송금받을 경우 원고가 인근 중개업자들로부터 부당한 방법으로 금전을 수수하는 것과 같은 외관이 창출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제3자의 계좌를 통하여 금원을 송금 받았는데,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것처럼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가 이 사건 인사규정에 반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는 E가 자신의 요청을 거절하자 E에게 향후 부동산 중개업무를 하면서 원고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고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해고사유에 기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적정하게 행하여졌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임금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청구 부분에 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은혁(재판장) 장민경 오주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