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5. 27. 선고 2019가합567367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9. 5. 13. 원고 C에게 한 6개월의 감급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원고 A, B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이, 원고 B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B가, 원고 C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 및 피고가 2019. 5. 13. 원고 A에게 한 12개월의 강등처분, 같은 날 원고 B에게 한 6개월의 감급처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인 E 그룹의 한국법인으로, 상시 약 1,8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E 등 브랜드의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는 용인시 기흥구에 물류센터(Distribution Center, DC, 이하 ‘이 사건 물류센터’라고만 한다)를 두고 있다. 피고는 주식회사 F(이하 ‘F’라고만 한다)에 이 사건 물류센터 내 입/출고, 분류, 라벨링, 전산입력, 적재, 검수, 포장, 반품, 재고관리 등 물류 업무 및 이와 연관된 부수업무를 도급하는 내용의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다.

2018~2019년 당시 이 사건 물류센터에는 피고의 직원 약 18명과 F 소속의 직원 80여 명이 상주하였다. 당시 이 사건 물류센터를 총괄하는 사람은 피고 회사의 G 상무(비상근)였고, 원고 A은 이 사건 물류센터에 상주하는 직원 중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최상위 관리자(부장)였다. 원고 B(과장)와 C(대리)은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피고의 직원이다.

라.

피고는 2019. 4. 30.경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의 진술을 청취하고, 2019. 5. 13. 원고 A에게 강등 12개월, 원고 B에게 감급 6개월, 원고 C에게 감급 6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재심을 청구하자, 피고의 재심 인사위원회는 2019. 8. 26. 다시 원고 A에게 강등 12개월, 원고 B에게 감급 6개월, 원고 C에게 감급 6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다.

마.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된 피고 회사의 윤리강령,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8,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6, 25, 2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A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A에 대한 징계사유

피고의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특정한 원고 A(이하 이 단원에서 ‘원고’라고만 한다)에 대한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갑 제1호증의 2).

나.

원고 주장의 요지

1)

징계절차의 위법

가)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 제44조 제2항은 “인사위원회는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15일 이내에 개최”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늦어도 2019. 1. 3.까지의 행위에 관한 것이므로,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15일이 지난 후인 2019. 5. 13.자 초심 징계처분 및 이에 터 잡은 재심 징계처분은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모두 무효이다.

나)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 제44조 제3항은 “인사위원회는 참석 인사위원들이 서명, 날인한 회의록을 3통 작성하며, 조합과 회사 및 징계 대상 조합원이 각각 1부씩 보관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교부하지 않았으므로, 초심 및 재심 징계처분은 모두 무효이다.

2)

징계사유의 부존재

가)

징계사유 제1점(도급비 지급 절차를 실제와 불일치하게 운영, 도급비 지급에 오류 발생)에 관하여

F 소속 정규직 근로자만으로는 이 사건 물류센터의 인력 수급이 어려웠기 때문에, F가 지원인력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고 그에 대하여 도급비를 지급한 것이다. 실제로 근무한 인원과 시간에 대해 도급비를 지급하였으므로, 도급비가 과다 지급되거나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나)

징계사유 제2점(내부조사 과정에서 진술 종용, 조사 방해)에 관하여

원고는 직원들에게 G 상무의 비위사실에 관해 진술하라고 종용한 사실이 없고, 본인의 판단에 따라 사실대로 진술하라고 조언하였을 뿐이다. 또한 원고에 대한 내부조사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직원들에게 회사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없고, 이러한 사실은 그 자체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징계사유 제3점(H 대리에 대한 보복 내지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하여

원고는 2019. 2. 15. 비로소 H이 원고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여 피고에게 제보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바, 2019. 1. 3. 위 제보에 대한 보복으로 H의 자리를 옮기도록 지시하였다는 징계사유는 사실을 오인한 것이다. 원고는 H의 상급자인 원고 B의 요청에 따라 H의 자리 배치 조정을 승인하였을 뿐이다.

3)

징계양정의 부당: 원고에 대한 12개월 강등처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판단

1)

징계절차의 적법성에 관하여

가)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을 지났다는 주장에 관하여

(1)

기초 사실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의 단체협약 제44조 제2항은 “인사위원회는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15일 이내에 개최”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규정은 징계의 시효에 관한 것이 아니라 징계위원회의 개최시한을 정한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일단 밝혀진 후에는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징계절차를 실행하도록 함으로써 징계처분 대상자의 법적 지위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항이라고 해석된다.

(2)

한편 단체협약에서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을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하여 개최된 징계위원회의 징계를 무효로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는 경우, 그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생긴 때이지만, 징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이 없어진 때부터 위 기간이 기산된다. 만일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더라도 그 사유가 나중에 밝혀지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사용자가 징계절차를 개시해도 충분할 정도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징계위원회의 개최시한이 기산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3)

기초 사실에 을 제2 내지 8, 12, 13, 18, 19, 21, 29, 43 내지 4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피고는 2019년 1월경부터 원고들의 행위에 관한 내부조사 과정을 개시하여 컴퓨터 포렌직, 이 사건 물류센터 임직원 및 원고들 진술 청취 등의 절차를 거친 점, ② 피고는 2019. 4. 5. 원고에게 예상되는 징계사유를 사전 통지하고 2019. 4. 10.까지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점, ③ 원고는 2019. 4. 12.(금) “정원부족 인원과 OT를 실시하지 않은 인원을 인사위원회 2주 전까지 알려 주시면 추가 구체적인 자료를 인사위원회 전에 제출하겠다”는 내용으로 회신한 점, ④ 피고는 2019. 4. 30. 초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진술을 청취하고, 2019. 5. 13. 초심 징계처분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2019. 4. 30. 피고의 초심 인사위원회 개최 무렵 비로소 원고에 대한 징계가 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밝혀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는 단체협약 제44조 제2항에서 정한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을 준수한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교부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하여

(1)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 제44조 제3항이 “인사위원회는 참석 인사위원들이 서명, 날인한 회의록을 3통 작성하며, 조합과 회사 및 징계 대상 조합원이 각각 1부씩 보관한다”고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교부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그러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해진 해고에 관한 절차위반이 그 해고를 무효로 하느냐 여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 그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8두11693 판결 참조). 위 규정의 취지는 징계처분 대상자에게 불복기회를 보장하고 동시에 징계처분의 적법성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보이는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2019년 1월부터 개시된 피고의 내부 조사 과정에서 충분한 소명 및 자료 제출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심징계통지서 및 재심징계통지서를 교부하였는데(갑 제1 내지 3호증), 위 통지서에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와 적용되는 윤리강령,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교부하지 않은 것이 징계처분을 무효로 할 정도의 중대한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가)

징계사유 제1점(도급비 지급 절차를 실제와 불일치하게 운영, 도급비 지급에 오류 발생)에 관하여

(1)

원고가 F로 하여금 TO 중 부족이 있는 부분에 대하여 F 소속이 아닌 지원인력을 사용하게 하면서, 여러 명의 지원인력을 합산하여 안전관리교육 명단에 있는 한 명의 F 직원이 근로를 제공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는 것을 용인하여 왔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이에 관하여 원고는 실제로 근무한 인원과 시간에 대해 도급비를 지급하였으므로, 도급비가 과다 지급되거나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등이 실제로 근무한 인원수와 시간 등을 확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여러 명의 지원인력을 합산하여 한 명의 F 소속 직원이 근로를 제공한 것처럼 기재한 이상, 만근수당, 주휴수당, 퇴직급여충당금 등 일정 소정근로시간 이상 근무 내지 계속근로 등을 요건으로 하는 수당이 과다 지급될 가능성이 발생하게 된다.

(3)

나아가 위와 같이 한 명의 F 소속 직원이 계속 근로를 제공한 것처럼 기재하거나, 안전관리교육 명단 등에 실제 근로를 제공한 지원인력을 기재하지 않을 경우, 피고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내지 「산업안전보건법」 등의 법률에 따른 법적 위험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F 지원인력 문제를 피고 회사에 보고하지 아니한 채 임의로 업무를 처리하여 왔는바, 이는 이 사건 물류센터의 최상위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 및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한편 피고는 을 제21호증의 1 내지 5를 들어 피고에게 구체적인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이를 이 사건에서 참작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구체적인 손해액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그와 같은 ‘구체적인 손해액의 발생’이 징계사유 제1점에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되지도 않으므로, 이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나)

징계사유 제2점(내부조사 과정에서 진술 종용, 조사 방해)에 관하여

(1)

갑 제8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증인 H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물류센터 근로자 중 일부는 2018. 11. 30.경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제보하였다.

②

원고는 2018. 12. 4. 이 사건 물류센터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③

피고는 2018. 12. 6. ~ 12. 10. 이 사건 물류센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1:1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과정에서 이 사건 물류센터의 근로자 1명이 ‘예상 질문은: 상무님에 대해서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하라고 시킴. 원고, 어쩔 수 없이 좋게 평가함, 사실대로 평가하면 0점, 거의 지시를 함. 좋은 점수 주라고, 어떻게 작성하라고 지시해 줌. 11월에도 지시가 있었음.’ 등의 내용을 제보하였다.

④

증인 H도 이 법정에서 원고에 대하여 ‘직속상관에 대한 평가를 좋게 쓰라고 했다.’, ‘설문조사 전에 J 과장에게 A4 용지를 보여주니 J 과장은 원고한테 가서 확인을 받고 다시 가져왔다.’, ‘주로 G 상무에 관해서 성희롱이나 그런 악의적인 쪽으로 말을 하라고 했다.’ 등의 내용을 증언하였다.

(2)

위와 같은 이 사건 물류센터 근로자들의 제보 및 증언 내용, 녹취록 등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원고의 발언 내용, 원고의 지위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물류센터의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가진 최상위 관리자로서, 다른 직원들로 하여금 내부조사 과정에서 G 상무에 대하여 부정적인 발언을 할 것을 유도하고, 그 밖에 이 사건 물류센터의 다른 문제점에 관하여는 이야기하지 말라고 종용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이는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공정하고 비공개로 이루어져야 할 내부조사의 비밀을 침해하여,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여론 형성 및 내부조사의 결론을 왜곡한 것으로서 피고 회사 윤리강령,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이 정하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다)

징계사유 제3점(H 대리에 대한 보복 내지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하여

(1)

을 제4 내지 6, 12, 18, 19, 29호증의 각 기재에 증인 H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H은 2018. 12. 4. ~ 12. 5. 원고가 이 사건 물류센터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녹음하여(을 제4, 5호증), 이를 피고 회사에 제보하였다.

②

2018. 12. 19. 원고는 피고의 내부조사 과정에서 H이 녹음한 원고 자신의 위 발언 내용을 청취하였다(을 제18호증 98 내지 104항).

③

2018. 12. 말경 크리스마스 무렵, 원고와 J 과장은 H을 호출하여 3인 회의를 하였는데, J은 H에게 핸드폰을 두고 오라고 하였다. 이후 회의실에서 원고와 J은 “왜 그랬어요? H 대리가 자료를 인사부로 넘겼다는데, 왜 그러셨어요?”라며 H을 추궁하였다.

④

2018. 12. 28.(금) 16:00경 원고 B는 H에게 지난 1년치 모든 업무에 관한 생산성 자료를 2019. 1. 2.까지 뽑아오라고 지시하였다.

⑤

2019. 1. 3. 09:30 원고 B는 H에게 자리를 사무실에서 물류창고 현장으로 옮기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관하여 내부조사 과정에서 원고 B는 ‘원고에게 보고를 하여 승인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을 제19호증 59항), 원고는 ‘2018년 12월 말에 원고 B로부터 H의 자리 이동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을 제12호증 64항).

⑥

H이 옮기게 된 자리 바로 옆에서는 포장 등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뒤편에서는 입고/출고 등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달리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H의 자리 이동에 관한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렵다.

(2)

위와 같은 사태의 진행, H의 녹음 사실에 대한 원고와 J의 반응, 원고 B가 H에게 생산성 자료를 뽑아오라고 지시한 시점 및 자리를 옮기라고 지시하기까지의 시간적 간격, 원고가 2018년 12월 말 이미 원고 B로부터 H의 자리 이동에 관한 보고를 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J, 원고 B가 내부제보자인 H에 대한 보복으로 자리를 사무실에서 포장 및 입고/출고 등 작업이 이루어지는 물류창고 현장으로 옮기도록 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이는 피고 회사 윤리강령에서 정하는 ‘보복 금지 정책’ 위반 및 ‘괴롭힘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3)

징계양정의 적정성

원고는 이 사건 물류센터의 다른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는 최상위 관리자이므로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 및 성실의무가 요구된다. 그러나 원고는 F의 지원인력 문제를 피고에게 보고하지 않고 이를 임의로 처리함으로써 피고 회사의 기강을 문란케 하고 법적 위험을 지게 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공정하고 비공개로 이루어져야 할 피고의 내부조사를 방해하였고, 이를 제보한 H에게 보복행위를 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한 12개월의 강등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4)

소결론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없다.

3.

원고 B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B에 대한 징계사유

피고의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특정한 원고 B(이하 이 단원에서 ‘원고’라고만 한다)에 대한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갑 제2호증의 2).

나.

원고 주장의 요지

1)

징계절차의 위법: 원고 A의 주장과 같다.

2)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2019. 2. 15. 비로소 H이 원고 A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여 피고에게 제보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바, 2019. 1. 3. 위 제보에 대한 보복으로 H의 자리를 옮겼다는 징계사유는 사실을 오인한 것이다. 원고는 물류창고 관리자로서 인바운드 팀과 아웃바운드 팀의 요구에 따라 원고 A의 승인을 받아 H의 배치를 조정하였을 뿐이다.

3)

징계양정의 부당

재심 인사위원회는 초심과 달리 ‘도급비 지급 절차를 실제와 불일치하게 운영하여 도급비 지급에 오류를 발생시킨 행위’를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에서 제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초심과 같은 6개월의 감급처분을 하였다.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6개월 감급처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판단

1)

징계절차의 적법성: 원고 A의 같은 주장에 관한 판단과 같다.

2)

징계사유의 존부 및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하여

원고 A의 청구에 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을 제4 내지 6, 12, 18, 19, 29호증의 각 기재에 증인 H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원고 A, J이 내부제보자인 H에 대한 보복으로 자리를 사무실에서 포장 및 입고/출고 등 작업이 이루어지는 물류창고 현장으로 옮기도록 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이는 피고 회사 윤리강령에서 정하는 ‘보복 금지 정책’ 위반 및 ‘괴롭힘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의 행위 자체가 가지는 비난가능성 및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H이 받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 피고 회사의 윤리강령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관하여 고용 종료와 같은 징계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는 등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점, 원고의 행위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H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고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도 해당한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한 6개월의 감급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3)

소결론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없다.

4.

원고 C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C에 대한 징계사유

피고의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특정한 원고 C(이하 이 단원에서 ‘원고’라고만 한다)에 대한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갑 제3호증의 2).

나.

원고 주장의 요지

1)

징계절차의 위법: 원고 A의 주장과 같다.

2)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비용처리 실무자로서 상급자인 원고 A 부장, J 과장의 지시에 따라 도급비 지급 업무를 처리하였을 뿐이다. 실제로 근무한 인원과 시간에 대해 도급비를 지급하였으므로, 도급비가 과다 지급되거나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3)

징계양정의 부당

재심 인사위원회는 초심과 달리 ‘과다한 도급비가 지급되었음’을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에서 제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초심과 같은 6개월의 감급처분을 하였다.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6개월 감급처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판단

1)

징계절차의 적법성: 원고 A의 같은 주장에 관한 판단과 같다.

2)

징계사유의 존부 및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하여

가)

기초 사실에 갑 제10호증, 을 제7,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는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총무 업무 및 비용 처리 업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6년 전부터 F 소속으로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여 이후 피고의 직원이 되었다. 원고의 직속 상급자는 J 과장, 원고 A 부장이고 원고는 이들의 지시를 받아 근무하였다.

②

피고와 F 사이에 체결된 계약은 용역‘도급’계약이다(갑 제10호증). 위 용역도급계약 제5조 제2항 [부록2] 「용역도급 대가 산정기준」은 ‘용역제공 기본시간을 기준으로 도급기준단가를 책정하여 용역도급 대가의 산정기준으로’ 삼는다고 정하고 있을 뿐(제2조 제1항), 달리 F가 피고에게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근무할 근로자의 명단을 제공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③

한편 위 용역도급계약서 외에, 원고가 F에 도급대가를 지급할 때 참조할 수 있었던 매뉴얼 등은 제출되지 않았고, 그러한 매뉴얼 등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또한 원고 A 등이 아니라 피고 본사 차원에서 원고에게 F에 대한 도급대가 지급 방법을 안내하거나 교육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④

2017년 초 혹은 그 이전부터 이 사건 물류센터에 F 소속 근로자가 아닌 지원인력이 투입되기 시작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원고는 F 소속에서 피고로 소속을 옮긴 말단 사원에 불과하였다. 원고의 경력 및 지위에 비추어, 원고가 F 소속 근로자가 아닌 지원인력이 투입되는 것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인식할 수 있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⑤

이에 원고는 매일 아침 출입카드 사용 내역, 안전교육일지 등을 이용하여 이 사건 물류센터에 실제 출근한 인원수를 확인하고, 이를 F K 대리가 제출한 출근부 및 지원인력 명부 등과 대조해 봄으로써 도급비 청구가 맞게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F가 제출한 출근부나 지원인력 명부에 일부 허무인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인원수 자체가 잘못 산정되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⑥

한편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안전교육일지나 지원인력 명부 등에 원고가 직접 허무인의 이름을 기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위와 같은 원고의 경력과 지위, 담당 업무, 실제 업무 처리 방법, 이 사건 물류센터 내에서의 지휘·감독·교육 체계 등을 종합하면, 비용처리 실무자에 불과하였던 원고에게 실제 출근한 인원수의 확인을 넘어 F 소속 정규직 근로자가 출근하였는지를 확인하고 감독하며, 지원인력에 관한 도급비 지급에 관하여 원고 A 등의 지시와 다르게 절차를 진행할 주의의무까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달리 원고가 피고의 재산을 유용하였다거나 위와 같은 업무처리로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행위가 피고 회사의 윤리강령 위반 내지 주의의무, 성실의무 위반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설령 원고에게 피고 회사 재무 보고의 무결성이 저해되는 것을 막지 못한 책임을 일부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원고의 경력과 지위, 담당 업무, 실제 업무 처리 방법, 이 사건 물류센터 내에서의 지휘·감독·교육 체계 등에 비추어, 6개월의 감급처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3)

소결론

원고 C에 대한 6개월의 감급처분에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5.

결론

원고 C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원고 A, B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박수진 현재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