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을 각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각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단8673
판결선고
2022. 10. 12.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 A는 2019. 2. 1. 대전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9. 2. 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 A는 2016. 3.경부터 2017. 7.경까지 충남 태안군 C에 있는 ‘D병원’의 원장이었던 사람이고, 피고인 B은 같은 기간 동안 위 병원의 행정부원장으로서 재무관리를 담당하였던 사람이다.
위 병원은 개원 준비단계였던 2015. 11. 30.부터 건물을 담보로 한 대출로 거액의 채무를 지고 있었던 데다가 2016. 10. ~ 11.경에는 근로자들의 임금과 퇴직금 체불 규모 만 10억 원에 달하였고, 여러 사인들에 대한 채무가 약 12억 원, 미지급 의약품 대금이 약 1억 8,000만 원에 달하여 피고인들이 이자 및 운영비 지출을 위해 지인들로부터 차입하거나 사채까지 동원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동생이 운영하는 병원의 사무장을 통해 사람을 소개받아 돈을 빌리거나 의약품을 공급받기로 마음먹었고, 피고인 A는 이에 동의하였다.
차용금 편취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피고인 B은 2016. 10. 하순 위 병원에서 소개를 통해 알게 된 피해자 E와 통화하여 “병원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5,000만 원을 빌려주면 월 1부 이자를 지급하고 곧 변제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고, 계속하여 2016. 11. 초순 위 병원에서 다시 피해자와 통화하여 “5,000만 원을 더 빌려주면 월 1부 이자를 지급하고 먼저 빌린 돈과 같이 6개월 후에 변제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위와 같은 사정 때문에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A 명의 F 계좌로 2016. 11. 4. 5,000만 원, 같은 달 22. 2,000만 원, 같은 달 25. 3,000만 원 등 합계 1억 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의 재물을 편취하였다.
의약품 편취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피고인 B은 2016. 11. 초순 위 병원에서 위 피해자에게 “의약품을 공급해 주면 1개월마다 대금을 지급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위와 같은 사정 때문에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더라도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6. 11. 9.부터 2017. 2. 8.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58,490,871원 상당의 의약품을 공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의 재물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E, G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E, 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피의자 A 근로기준법위반 등 전력 관련)
금전차용증서, D병원 납품금액
유동성 거래내역조회
각 내용증명서
각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판시 전과: 조회회보서, 사건조회결과, 판결문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각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피고인 A: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피고인들: 각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들 및 그 각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A는 피해자에게 1억 원에 대한 차용증을 작성하여 준 사실, 피해자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은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피고인 A는 피고인 B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 B이 피고인 A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공소사실 기재 금전 차용을 하고 의약품 공급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피고인 A는 당시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
피고인 B은 피고인 A가 병원 운영 자금을 알아보라고 지시해서 피고인 A의 동생이 운영하는 ‘I병원’의 후배 G을 통하여 피해자를 소개받아 단지 피고인 A와의 만남을 주선만 하였고, 그 후 피해자와 피고인 A 단둘이 원장실에서 공소사실 기재 차용금채무약정 및 의약품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피고인 B은 피고인 A와 공모한 사실 자체가 없다.
판단
약속한 변제기일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하거나 물품을 구입한 경우에는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6. 9. 9. 선고 86도1227 판결). 또한,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가공의 의사는 반드시 사전에 치밀한 범행계획의 공모에까지 이를 필요는 없으며, 공범자 각자가 공범자들 사이에 구성요건을 이루거나 구성요건에 본질적으로 관련된 행위를 분담한다는 상호이해가 있으면 충분하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670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피해자가 판시 피해금을 지급하고 의약품을 공급하게 된 경위 및 과정, 이 사건 범행에서 피고인들이 한 말과 행동 및 그 가담 정도의 주요 부분에 관하여 피해자 및 증인 G(피고인 A의 동생이 운영하는 병원의 사무장)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 A도 이 법정에서 피해자에게 1억 원에 대한 차용증을 작성하여 준 사실, 피해자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당시 D병원의 기획실장으로 근무했던 증인 H 역시 이 법정에서 ‘병원에 차입금이 입금된 것이나 차입금이 상환된 것 등 병원의 재무상황을, 피고인들과 함께 가입되어 있는 밴드에 매일 올려놓았다.’고 진술한 점, ④ 나아가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 ‘2016. 10. ~ 11.경 D병원의 재정상태는, 건물을 담보로 한 은행권 대출금 25억 원, 체불임금이 약 8억 원, 개인들로부터 빌린 외부 차입금이 약 12억 원, 미지급 의약품 대금이 약 1억 2,000만 원에 달하였다.’고 진술한 점(증거 순번 32, 수사기록 3책 중 1권 151~152쪽), ⑤ 여기에 수사보고(피의자 A 근로기준법위반 등 전력 관련), 금전차용증서, D병원 납품금액, 유동성 거래내역조회, 각 내용증명서, 각 등기사항전부증명서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원 및 의약품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그 각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각 징역 15년 이하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피고인 A: 이 사건 범죄가 판시 전과 기재 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피고인 B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일반사기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처벌불원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0월 ~ 2년 6월
선고형의 결정: 각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다. 피고인 B은 2011년경 사기죄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범죄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이 사건 피해 금액이 총합계 1억 5,800만 원을 상회하여 상당히 많다.
한편, 피해자는 2020. 6. 20. 피고인 B에 대하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피고인 A는 2022. 7. 12.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 A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피고인 A의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판시 전과 기재 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형법 제51조가 정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송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