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2. 6. 선고 2019나3378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823,04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6.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피고는 C아파트 D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분양받은 사람이고, 원고는 법무법인 E의 소속 변호사였던 사람이다.

피고는 2011년경 법무법인 E과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 취소 · 해제,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 등에 관한 소송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 성공보수 등에 관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법무법인 E의 담당변호사로서 피고를 포함한 이 사건 아파트 수분양자들을 대리하여 F 주식회사 등(이하 'F 등'이라 한다)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2011가합20702호 등으로 소송(이하 '이 사건 관련 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여 위 법원으로부터 2013. 2. 1. "F 등은 각자 피고 등에게 각 분양대금의 12% 금액(그 중 피고에 대한 인용액은 28,716,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정본은 같은 달 12. 법무법인 E에 송달되었다.

피고는 2013. 2. 25. 위 판결에 대해 항소하면서 항소심 소송대리인을 다른 법무법인으로 선임하였고, 원고는 다른 일부 수분양자들의 복대리인으로서 서울고등법원 2013나23763 등 항소심사건의 소송을 수행하였다.

위 항소심법원은 2014. 1. 29. "F 등은 각자 피고 등에게 분양금액의 5%금액(그 중 피고에 대한 인용액은 11,965,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5. 5. 28.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한편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에 따른 분양대금을 지급하지 않자, F 등은 2014. 2. 19. 위 분양계약을 해제하였다.

법무법인 E은 2013. 6월경 당시 법무법인 G(변경 후 상호 : 법무법인 H)에 소속된 원고에게 원고가 법무법인 E에 소속된 기간에 담당변호사로서 수행한 사건에 관한 권리(채권 포함)를 양도하고, 그 양도통지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2018. 11. 15.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피고에게 위 채권 양도 사실을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 갑1 내지 12호증, 을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제1심사건 소송대리인의 위임사무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제1심판결이 송달된 때에 종료되므로, 소송대리인은 제1심판결이 송달되어 위임사무가 종료되면 원칙적으로 그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6. 7. 7. 선고 2014다1447 판결 참조).

이 사건 위임계약 제1조는 수임범위를 제1심으로 한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이 사건 관련 소송 제1심에서 일부 승소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법무법인 E에 송달되어 위임사무가 종료된 때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성공보수금채권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보수액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관련 소송 제1심의 피고 승소금액은 분양대금의 12%에 해당하는 28,716,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이고, 이와 같이 승소금액이 분양대금의 10~15%일 경우 그 승소금액의 9%를 성공보수금으로 약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에 따른 성공보수금은 승소금액의 원본이 2,584,440원(=28,716,000원 ×9%)에 이른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무법인 E으로부터 성공보수금채권을 양수한 원고에게 위 성공보수금 중 원고가 구하는 823,04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8. 6.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5. 9. 4. 문자메세지로 피고에게 같은 달 9.까지 성공보수금을 지급할 것을 독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기한 다음날인 2015. 9. 10.부터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청구는 이유 없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조건 불성취에 관하여

(1)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위임계약은 소송대리인의 소송 수행에 따른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의 실현, 즉 금전의 수령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계약에 해당하는데, 법무법인 E 또는 원고가 항소심 이후에도 계속 소송을 수행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것도 아니고, 종국적으로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이 해제됨으로써 피고가 F 등으로부터 판결금을 실제로 수령하지도 못하여 조건이 불성취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성공보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판 단

법률행위에 붙은 부관이 조건인지 기한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을 통하여 이를 결정해야 하는데,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이 사건 위임계약서는 문언상 명확하게 '지급시기 : 금전수령시'로 되어 있을 뿐이고, 달리 조건에 관한 단서를 찾기 어려운 점, 착수금이 20만 원에 불과하고 제1심에 한정하여 피고와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한 법무법인 E으로서는 제1심 소송결과에 따른 성공보수금이 계약 체결의 주된 목적이었을 터인데, 자신의 위임사무 범위나 영향력 밖에 있는 상소심 결과 내지 그에 따른 금전 수령 여부까지 모두 포함하여 성공보수금의 조건으로 정할 까닭 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성공보수금 지급채무는 이 사건 관련 소송 제1심의 종료로써 이미 발생하였고, '지급시기 : 금전수령시'라는 불특정기한을 두어 그 이행기만 유예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위와 같이 당사자가 불확정한 사실이 발생한 때를 이행기로 정한 경우 그 사실이 발생한 때는 물론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하게 된 때에도 이행기는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관련 소송이 확정되고, F 등이 피고의 분양대금 연체를 이유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함에 따라 피고가 F 등으로부터 이 사건 관련 소송에 따른 판결금을 수령하지 못하게 된 사실이 발생한 때 비로소 성공보수금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그 때부터 성공보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조건 불성취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에 관하여

(1)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위임계약은 약관에 해당하므로 성공보수의 지급시기나 지급요율, 제1심에 한정된 수임범위 등은 계약상 중요한 내용으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른 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인데, 법무법인 E 또는 원고가 피고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2)

판 단

살피건대, 이 사건 위임계약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약관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이 사건 위임계약서는 6개 조항에 불과하여 구성이 복잡하지 아니하고, 성공보수금의 지급 요건과 시기 또한 명료하고 평이하게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로써 피고가 계약 체결 당시에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위임받은 소송대리권의 범위가 당해 심급에 한정되는 것은 소송위임계약에서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것이므로 별도의 설명 없이 고객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고, 성공보수금의 이행기를 유예하는 데 불과한 지급시기에 관한 규정 역시 오히려 고객의 이익에 부합하거나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법무법인 E 또는 원고가 피고가 주장하는 규정에 대하여 설명의무를 부담한다거나, 그 규정의 의미가 불명확하여 설명을 부연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채권 양수에 관하여

(1)

피고는, 법무법인 E 소속 근로자였던 원고가 법무법인 E으로부터 성공보수금채권을 양수한 행위는 채권 양수에 대응하는 반대급부가 미비하여 근로자의 급여와 퇴직금은 금품으로 청산하도록 강제된 근로기준법 제36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법무법인에 소속된 모든 변호사가 당연히 근로자의 지위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한편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며, 제3자인 피고가 위 규정을 들어 타인간 채권 양수의 효력이나 적법성에 관하여 대항할 권리는 없으므로, 위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2)

피고는, 성공보수금채권 양수 당시 법무법인 G(변경 후 상호 : 법무법인 H)의 구성원 변호사로 있던 원고가 법무법인 G이 아닌 원고 개인의 자격으로 채권을 양수한 행위는 '법무법인의 구성원인 변호사는 자기나 제3자의 계산으로 변호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규정한 변호사법 제52조 제1항 및 민법 제103조를 위반한 것이므로, 원고는 적법하게 채권을 양도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변호사법 제52조 제1항에서 '자기나 제3자의 계산으로 변호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라고 함은, '법무법인에 속한 변호사의 업무 수행으로 인한 대가가 형식적으로 그 변호사 본인이나 제3자에게 귀속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바, 이와 달리 변호사가 수행한 업무의 보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무법인의 정관이나 당사자간 합의로써 당해 변호사의 보수나 배당으로 귀속시키는 합의는 유효하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가 종전 법무법인에 소속된 시기에 이미 발생한 성공보수금채권을 그 종전 법무법인으로부터 양수한 행위가 위 변호사법 규정이 정한 '자기의 계산으로 변호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달리 원고의 채권 양수가 위변호사법 규정에 저촉된다거나 민법 제103조 소정의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피고는 위 각 주장과 동일한 사유로 채권 양수의 적법성을 다투면서 이 사건 청구가 당사자 적격을 갖추지 못하였다고도 항변하는바, 이행의 소에서는 소송물인 이행청구권을 주장하는 자와 그에 의하여 이행의무자로 지정된 자가 당사자적격이 있다 할 것인데, 원고가 법무법인 E으로부터 피고에 대한 성공보수금채권을 양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그 성공보수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상,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이 있으므로, 위 항변도 이유 없다.

라.

성공보수금 지급채무의 소멸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이 해제됨으로써 입주를 전제로 한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이 소급적으로 소멸하였으므로, 피고의 성공보수금 지급채무도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성공보수금 지급채무는 이 사건 관련 소송 제1심의 종료로 발생하였고, 다만 그 이행기만 불확정기한으로 두었는데 그 이행기가 도래하였음은 앞서 살펴보았는바, 피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의 F 등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소멸한다 하더라도, 이로써 피고의 법무법인 E 또는 원고에 대한 성공보수금 지급채무까지 운명을 같이 한다거나 함께 소멸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더욱이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이 해제된 원인은 원고의 소송 수행과 무관하게 피고 스스로 입주를 거절하면서 분양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소멸시효에 관하여

피고는, 성공보수금채권은 이 사건 관련 소송 제1심판결문이 송달된 2013. 2. 12.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여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6. 2. 12.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소멸시효 주장 내지 항변의 법률요건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에 해당하여 변론주의가 적용되므로,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과 다른 날짜를 소멸시효의 기산일로 삼을 수 없고(대법원 1995. 8. 25. 선고 94다35886 판결 참조),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은 진행하지 않는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법무법인 E은 이 사건 위임계약상 성공보수금채권의 이행기를 장래의 금전수령시로 약정하였는바, 피고가 소멸시효의 기산일로 삼고 있는 위 2013. 2. 12.에는 법무법인 E이 피고를 상대로 당장 성공보수금채권을 행사할 수 없어 위 날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바.

성공보수의 감액에 관하여

피고는, 당초 소송을 위임한 주된 목적은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해제 내지 취소임에도이 사건 관련 소송에서는 손해배상금의 일부 인용에 그쳤고, 더욱이 피고가 금전을 수령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얻은 이익도 없게 되었으며, 소송비용의 대부분을 피고가 부담한 반면, 원고는 수많은 수분양자들로부터 막대한 대가를 취한 점에 비추어 성공보수는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사건처리 경과와 소송수행의 정도, 약정한 성공보수금은 인용된 손해배상금의 7~10%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볼 때 이 사건 위임계약상 성공보수금이 계약자유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만큼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석(재판장) 이희준 정원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