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23. 선고 2019노320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고소인과 피고인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고소인이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았음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금원을 대여해 주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고, 오히려 고소인은 보증금이 2억 원이고 제부가 나머지 보증금을 대준다'는 피고인의 말에 위 보증금으로 2,000만 원은 충분히 담보되어 변제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금원을 대여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 보증금은 1억 원에 불과하였고, 고소인이 빌려준 2,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8,000만 원도 대부분 피고인이 제3자로부터 차용한 금원이었는바, 결국 보증금으로 고소인의 대여금을 담보하는 것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나아가 2017. 10.경 피고인이 J에게 C매장을 전대하면서 J으로부터 6,000만 원을 수령하였음에도, 피고인은 고소인에게 차용금을 전혀 변제하지 아니한 채 고소인이 고소하기 전까지 연락을 두절하고 잠적하였다.

여기에 피고인의 전과(근로기준법위반) 및 신용조회 결과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충분히 인정된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는바,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이 고소인으로부터 돈을 차용하기 직전인 2017. 6. 1. F 대출금의 이자 지급을 연체하는 등 그 무렵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던 사실,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이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변경되었음을 별도로 고지하지는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C매장의 인테리어 비용이나 영업준비 비용에 관하여 구체적인 액수나 근기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하나, 한편 ① 고소인은 투자사이트를 통해 피고인을 만나게 되었는데, 당초 고소인이 먼저 피고인에게 투자의사를 밝혔다가, 피고인의 상황(가로수길 인근 매장들이 폐업을 하고 있고, 피고인도 월세를 지급하지 못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을 알게 되어 투자를 하지 않은 적이 있었음에도, 이후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C입구에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임대차계약의 계약금을 대달라, 매장을 운영해서 매출이 나오는 대로 변제하겠다'고 요청하자, 고소인은 구체적인 변제기나 이자수익금 지급에 관한 약정 없이, 직접 임대인 명의의 계좌에 계약금 상당액인 2,000만 원을 입금하는 방법으로 피고인에게 돈을 대여 하였던바, 이에 비추어 보면, 고소인은 이 사건 대여금을 단기간에 C매장 운영 수익으로 변제받을 것을 예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② 고소인은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줄 당시 계약금 이외의 나머지 임대차보증금 역시 피고인이 아닌 제3자가 부담하여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보증금액수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계약금은 여전히 2,000만 원이었음을 고려하면, 비록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이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변경된 사실을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고, 나머지 임대차보증금 8,000만 원의 대부분을 제부가 아닌 또다른 제3자가 대준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계약에 있어 중요한 사항을 기망하였다거나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③ 나아가 피고인은 종전 매장에서 동종영업에 종사하면서 상당한 매출을 올린 경험이 있었는바, 피고인이 실제로 C매장을 임차한 뒤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2017. 10. 중순까지 위 매장에서 영업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C매장에서 당연히 최소한 월차임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영업을 개시하였는데, 피고인이 기대한 만큼의 영업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바람에 이 사건 차용금을 비롯한 채무들을 변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J에게 C매장을 전대하면서 6,000만 원을 받았음에도 당초 단기간에 변제하기로 약정한 이 사건 차용금을 고소인에게 전혀 변제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② 또한 피고인에게는 기존에 운영해 온 매장 근로자들에 대한 2012년 및 2015년, 2016년 상반기 임금/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근로기준법위반 전과가 있고, 이 사건 금원 차용 무렵을 전후한 2017. 2. 말 또는 같은 해 7. 초에 근로자의 임금/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적도 있으며(피고인은 이를 이유로 2018년에 또다시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17. 6. 1. 금융기관 대출금이자를 연체함으로써 이 사건 금원 차용 당시 피고인의 신용등급이 10등급의 신용불량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역시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위 ①의 사정은 이 사건 금원 대여 이후의 사정인 점, ⓑ 앞서 본 것과 같이, 종전 매장에서 동종영업에 종사하면서 상당한 매출을 올린 경험이 있었던 피고인은 월 1,800만 원 상당의 차임(당초 보증금 2억 원일 때에도 1,700만 원이었다) 부담을 감수하면서 C매장을 임차하고 내부 인테리어까지 새로 마쳤는바, 피고인은 당연히 최소한 월차임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C매장 영업을 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차용금의 액수는 2,000만 원으로서 C매장의 예상 매출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액인 점, 피고인과 고소인이 C매장 운영 수익으로 이 사건 차용금을 단기간에 변제하기로 약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고소인은 C매장의 운영 수익이 상당할 것이고 이로써 이 사건 차용금을 단기간에 변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위 ②의 전과나 신용조회결과를 고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계약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을 기망하였다거나 고소인에게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까지 포함하여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대조해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윤선(재판장) 김예영 장성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