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16. 선고 2019노3561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무죄 부분)

피해자들은 2018. 1. 9. 자 합의금(이하 '이 사건 합의금'이라 한다)은 갑작스런 해고에 대한 위로금일 뿐이고 등 임금 등 금품은 별도로 정산하기로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피고인은 이 사건 합의금은 연장근로수당 등 지급하여야 할 금품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아무런 자료가 없으며, 피해자들이 청산받아야 할 금품액수보다 500만 원 이상 적은 금액인 점, 피해자들은 퇴사 이후에도 회사에 연말정산환급금 등의 지급을 요구하고 지체 없이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점, 피해자들은 특별히 해고사유가 없어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급히 해고하기 위해 상당한 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상황이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과 피해자들 사이에 모든 금품이 청산된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이 매월 상당한 연장근로수당을 체불하여 왔고, 매년 12월경 지급하는 성과급도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기 싫다는 이유로 지급을 유예하는 등 의도적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지급을 거절하였던 점, 피고인이 지급하여야 할 금품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제외하고는 통상적인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근로기준법상 지급의무가 인정되는 점,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는 상시 근로자 수가 30여명, 매출액이 100억 원 규모임에도 피고인이 명시적인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등 감안하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3. 3. 부터 2018. 1. 9. 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연장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수당 등 합계 17,074,978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2명의 연장근로수당 등 합계 금 35,863,537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 F가 2017. 4. 경에, 피해자 E이 2017. 3. 경에 피고인 회사의 업무팀 팀장(과장)에 경력사원으로 채용된 이래 기존 업무팀 직원에 대한 직장 내 따돌림 등의 문제로 사내 불화가 불거져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2017. 10. 경부터 개입하여 단합대회 개최 등 직원 간 화합을 도모하였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아니하자, 피고인은 2018. 1. 9. 오전 면담을 통하여 피해자들에게 해고를 예고하고 기본급의 300%를 지급하는 안을 제시하여 피해자들이 이에 동의하였던 점, 피해자들은 2018. 1. 9. 오후 피고인에게 요청하여 성사된 만남에서 기본급의 500%를 요구하였는데, 피고인이 이를 수용하였던 점, 피고인 회사는 피해자들에게, 2018. 1. 12. 및 2018. 2. 9. 기본급 500% 해당 금액과 기타 비용을, 2018. 2. 14. 퇴직연금을 각 지급하였던 점, 피고인 회사는 당초 2017년도 성과급 지급은 없음을 밝혔지만 회사에 해를 끼친 피해자들에게 퇴직금 또는 상여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500%가 지급되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내 분위기가 다시 안 좋아지자 피고인은 2018. 1. 25. 재직 근로자들에게 사기진작 차원에서 성과급을 지급하였던 점, 피해자들은 퇴사 후 피고인 회사에 연말정산 환급금에 관하여 문의하였을 뿐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 등에 대한 지급 요구는 전혀 없다가 위 성과급 지급 소식을 접한 무렵인 2018. 2. 8. 경 노동청에 피고인을 임금 미지급 등으로 진정하기에 이른 점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공소사실 기재 각 임금 등 금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해고예고수당, 위로금,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등의 지급에 갈음하여 기본급의 500%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구두로 합의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바, 임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앞서 원심이 인정한 사정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는 연장 근로수당 등의 금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하여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들은 2018. 1. 9. 피고인과 이 사건 합의금과 별도로 연장근로수당 등을 정산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피해자들의 수사기관이나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은 위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고, 세부적인 부분에서 서로 상충되며, 일관되지도 아니하여 신뢰하기 어렵다. ②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2018. 1. 25. 근로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연말정산 환급금에 대해서 문의한 외에 피고인 회사에 연장근로수당 등의 지급을 청구한 흔적이 없다. 또한 피해자들은 피고인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을 알게 되자 피고인 회사에 연장근로수당 등의 지급을 청구하지 않고 2018. 2. 8. 곧바로 피고인을 노동청에 진정하였는데, 만일 피해자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과 사이에 추후 연장근로수당 등을 별도로 청산하기로 한 것이라면 피해자들의 이러한 태도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③

피고인 회사에서는 2017. 11. 워크숍에서 연장근로수당 지급이 문제가 된바 있는바,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퇴직 관련된 합의를 하면서 다툼의 여지가 있는 연장근로수당을 나중에 별도로 청구하라고 하였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④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는 않았으나, '급여조견표'를 교부하였는데, 거기에 연말 보너스는 회사 성과에 따라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피해자들이 2017년도 상여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⑤

결국 피고인과 피해자들 사이에 2018. 1. 9. 피해자들은 퇴직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합의금을 지급하며, 이 사건 합의금이 지급되면 지급하여야 할 연장근로수당 등 임금이 전부 청산된 것으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⑥

다만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연말정산 환급금은 별도로 지급할 의사였던 것으로 보이나, 피해자들이 연장근로수당, 성과급 등을 이 사건 합의금과 별도로 청구하자,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근무기간이 1년에 미달하여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는데도 이 사건 합의금과 별도로 퇴직연금으로 피해자 F에게 2,381,428원, 피해자 E에게 2,645,321원을 지급하였으므로 그 반환청구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지급하지 않았는데, 피고인으로서는 그와 같은 상계가 유효하다고 믿을 수 있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피건대,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예영(재판장) 이원신 김우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