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 불해당(사실오인, 법리오해)
경비업법 제2조 제1호 (가)목,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파견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별표 1] '근로자파견대상업무', 통계청 고시 '한국표준직업분류'을 종합하여 보면, 경비업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시설경비업무는 포괄적으로 해석할 경우 명확성의 원칙 등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있으므로, 위험 발생의 개연성이 높아 경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설에서 도난·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가 주된 업무인 경우로 제한되고, 한국표준직업 분류상 '시설 경비원'과 구별되는 '건물 경비원'의 업무, 즉 출입자 점검, 시설물 유지·관리의 업무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B 주식회사(이하 'B'라 한다)는 2013. 4. 15. 경비업을 폐업한 후 서울 중구 소재 D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종전의 시설경비업무와 달리 수위들로 하여금 방문자 출입 점검 및 안내, 시설물 유지·관리 등의 업무를 하도록 하였을 뿐이고, 이러한 업무는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허가 없이 시설경비업을 영위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위법성의 인식 부존재(심리미진)
피고인은 B의 경비업 폐업 이전에 시설관리팀장 F을 통하여 서울 중부경찰서 및 강남경찰서에 경비업 폐업 시 법적 문제점에 관하여 질의하였으나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변경된 방식의 경비업무에 대하여 경비업법에 따른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믿었다. 이처럼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무허가 경비업에 의한 경비업법위반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하였고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경비업법에 따른 허가가 필요 없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주장에 관한 판단
경비업법 소정의 경비업무 불해당 주장에 관한 판단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의 의미
경비업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시설경비업무를 '경비를 필요로 하는 시설 및 장소(이하 "경비대상시설"이라 한다)에서의 도난·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발 생을 방지하는 업무'로 정의하고 있고, 파견법 제5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파견이 허용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정한 파견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및 [별표 1] '근로자파견대상업무'는 통계청 고시 제2000-2호 한국표준직업분류(이하 '한국표준직업분류'라 한다, 파견법 시행령 [별표1]은 위 통계청 고시를 기준으로 삼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내세우는 다른 통계청 고시는 이 사건에 적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의 '수위 및 경비원'(91221)의 업무를 근로자파견대상업무로 허용하면서도 경비업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경비업무는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표준직업분류는 '수위 및 경비원'을 '건물에서 방문자의 출입을 점검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불법침입 또는 도난, 화재 및 기타 위험 방지와 재산을 감시하는 자'라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들 및 경비업법 소정의 경비업에 대하여 일정한 물적·인적 요건을 허가요건으로 하는 등 경비업의 체계적 관리 및 건전한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경비업법의 입법목적 등을 종합하여 보면, 한국표준직업분류상의 '수위 및 경비원'(91221)의 업무 내지 일상용어로서 '경비원'의 업무형태는 방문자 출입 점검 및 안내 업무만을 수행하는 경우와 이를 넘어 도난·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이하 '위험발생 방지업무'라 한다)까지 수행하는 경우로 나뉘고, 후자는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하여 경비업에 따라 지방경찰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반면, 전자는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하지 않아 허가 없이 영위할 수 있고 파견법상 근로자파견도 허용된다고 합리적으로 구분하여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위 또는 경비원이 방문자 출입 점검 및 안내 업무를 초과하여 위험발생 방지업무까지 수행한 이상 해당 수위 또는 경비원의 업무는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하고, 위 시설경비업무의 의미를 법문언에서 정하는 바와 달리 위험발생 방지업무가 수위 또는 경비원의 주된 업무인 경우 또는 경비대상시설이 위험발생의 개연성이 높은 경우로 제한하여 해석할 근거는 없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B는 금융회사의 사옥관리업무, 시설경비업무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L 주식회사(이하 'L'라 한다)의 사옥들의 시설관리, 미화관리, 보안(경비)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다. L는 전체 사옥의 시설관리, 미화관리, 주차관리 업무에 관하여는 모두 B와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도, 보안(경비)업무에 관하여는 강남 본사, 여의도 사옥 등 다수의 건물들을 경비업체 M에게 따로 맡기고 이 사건 건물들을 비롯한 일부 건물들만 B에게 맡기고 있다.
B는 L의 사옥들에 대한 시설관리사업 외에 경비사업까지 확장할 생각으로 2013. 4. 24.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에 대한 허가를 받고, 2013. 12. 1. 이 사건 건물들에 대하여 종전 경비업무를 담당한 M의 경비인력을 고용승계한 후 이 사건 건물들의 시설관리업무에 더하여 시설경비업무도 맡기 시작하였다. 경비원들은 총 8명이 주간근무 조 4명, 격일제 야간근무 조 4명으로 나뉘어 주·야간 2시간마다 이 사건 건물들을 순찰하고 특히 야간에는 야간근무자 현황, 자정 이후 출차 차량 현황 등을 확인하며 시건장치 및 소등 상태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그런데 경비사업 진출에 관한 당초 계획과 달리 경비업 수주 실적이 저조하고 L 측으로부터 시설유지관리 도급비용의 감축을 요청받자 B는 2016. 4. 15. 경비업을 폐업하고, 그 무렵 이 사건 건물들의 경비인력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수위'라는 직위명으로 신규인력을 채용한 후 기존 경비업무의 체계, 내용 등을 변경하였다.
그러나 2016. 4.경의 위 변경 이후에도 L와 B 간의 시설유지관리도급계약서에는 시설관리, 청소관리, 주차관리 외에 경비업무가 도급업무의 내용으로 명시되어 있었고, 계약대상인 L의 전체 사옥들 중 M이 경비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건물들에 대하여는 보안(경비)업무 항목이 계약내용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과 달리 이 사건 건물들에 대하여는 보안(경비)업무 항목이 별도로 존재하였으며, 종전 경비업체인 M이 이 사건 건물들의 경비업무를 따로 도급받지도 않았다. 이 사건 건물들에는 시설물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시설관리직원들이 있었음에도 시설관리직과 별도로 수위직 6명이 주간근무 조 1명, 격일제 전일근무 조 4명, 야간근무 조 1명으로 나뉘어 근무하였고,이들은 주간에 방문자 출입 점검 및 안내 업무를 담당하는 외에 방문자가 없는 야간에도 이 사건 건물들에 숙직하며 건물 내 야간근무자 현황, 자정 이후 출차 차량 현황 등을 확인하고 건물을 순찰하며 시건장치 및 소등 상태를 점검하였다.
B는 2017. 1. 13.경 서울 남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부터 무허가 경비업으로 단속을 당하였고, 그 후 종래의 '수위'직 명칭을 '안내'직으로 변경하고 수위직 근무자 중 일부를 시설직으로 배치하여 야간에 시건장치 및 소등 상태 등 점검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가 이 사건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2017. 6. 22.경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에 대한 허가를 다시 받았다.
앞서 본 법리에 위 인정사실을 비추어 보면, B가 2016. 4.경 경비업을 폐업한 이후 이 사건 건물들의 종전 경비원들과의 고용관계를 종료한 후 새로 '수위'직을 채용하고 기존 경비업무의 방식을 다소 변경하기는 하였으나, 시설관리직과 별도로 위 수위직 직원들이 행한 업무의 내용, 특히 방문자가 없는 야간에 숙직 및 순찰을 통한 야간 근무자 현황 확인, 시건장치 및 소등 상태 점검 등은 실질적으로 기존 경비업무와 같은 내용으로서 방문자 출입 점검 및 안내 업무의 수준을 넘어 도난, 화재 등의위험발생을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는 업무이므로, 위 업무는 여전히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허가 없이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을 영위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법성의 인식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2016. 4. 15.경 경비업 폐업 및 경비업무 방식 변경을 추진하기에 앞서 B 시설관리팀장 F으로 하여금 서울 강남경찰서, 중부경찰서에 경비업 폐업 후 앞서 본 변경된 방식의 경비업을 영위하여도 법적 문제가 없는지 문의하였고, 경찰 측으로부터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답변을 들어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울 남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 J가 원심 법정에서 'B가 이 사건 건물들에 제공한 업무의 내용은 경비업법 소정의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한다'는 의견으로 진술한 점, 경찰청이 '파견근로자인 수위 및 경비원의 업무는 경비대상시설의 출입 감시·통제, 사건·사고 예방을 위한 순찰 등 위험발생 방지업무를 제외한 출입자 안내, 시설 관리 등 업무에 국한된다'는 의견으로 회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믿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인의 지시로 경찰서에 문의하였더니 '순수한 안내 업무만 하면경비업을 폐지해도 되지만, 기존 업무를 한다면 명칭을 바꾸더라도 위법하다'는 답변을듣고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는 F의 검찰 및 법정 진술, 피고인에게 '경비업을 폐업하고 기존 경비업무를 수위 및 주차 업무로 통폐합하여 운영할 경우 경비업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는 E의 검찰 및 법정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가 무허가 경비업에 의한 경비업법위반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하였다거나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원심판결에 이에 관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제1심의 양형은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피건대, 이 사건 항소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이 사건 범행은 회사의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경비업의 체계적 관리 및 건전한 운영을 도모하려는 경비업법의 입법 목적을 저해하는 행위로서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 피고인은 수년간 경비업에 종사하면서 무허가 경비업의 위법성을 잘 알면서도 이 사건 범행으로 나아간 점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양형의 사유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 내용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 형이 너무 무거워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진표(재판장) 정재헌 김행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