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해자들이 피고인 운영의 D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완료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공사계약을 하면서 약정한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아니라 공사완료 후 투입물량에 대한 검수, 정산절차를 거쳐 확정된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들이 투입한 공사물량이 약정 물량에 미치지 못하므로 피해자들에 대한 미지급 공사대금과 편취금액이 원심 판시 금액에 달하지 않는다.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공사대금 중 일부를 지급하였고, 원청으로부터 수령한 피해자들 공정 부분의 공사대금이 줄어들거나 피고인의 다른 공사현장 상황의 변동 등 사정변경으로 나머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는바, 피해자들과의 공사계약 당시 피고인에게 기망의 고의나 편취범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단근거를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런데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 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J를 운영하던 중 2009. 11.경부터 2010. 4.경까지 22개의 하청업체에 공사대금조로 39억 8,000만 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다가 재무상태의 악화로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공사대금을 주지 못하여 신용불량자가 되었었다. ○ D은 2014년도 공사실적 저조로 5억 7,000만 원의 채무가 있었고 일부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처벌되었다. 2015년도 공사실적 저조로 당기순손실이 약 2억 원 내지 3억 원이 발생하였고, 2016년에는 매월 소요되는 인건비 및 사무실 운영비 약 5,000만 원 내지 6,000만 원을 충당하지 못하여 2016. 4.경에는 약 1억 5,000만 원 상당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별다른 적극재산도 없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이전부터 원청회사로부터 수령한 공사대금의 일부만 하청업체에 지급하고 나머지 대금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다른 공사현장의 하청업체나 직원들의 임금으로 지급하는 일명 '돌려막기' 방식으로 공사현장을 운영하다가 미지급 인건비 등이 누적되었다.
피해자들이 도급계약상의 공사를 완료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 공사대금채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피해자 F과 P는 D을 상대로 원심 판시 미지급 공사대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전부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는바(M도 D을 상대로 원심 판시 미지급 공사대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전부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원심 법정에서 패소한 것처럼 진술하였으나 이는 강제집행절차에서 배당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보인다), D이 피해자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공사대금 정산에 관한 다툼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
D은 원청으로부터 피해자들 공정 부분에 해당하는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받고도 피해자들에게 약정 공사대금액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금원만을 지급하고, 나머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다.
피해자들이 D의 공사대금채권에 가압류한 시점은 D이 피해자들 해당 공정 부분 공사대금을 포함한 공사대금의 87% 가량을 지급받은 이후이고, 다른 공사현장인 구미백화점 공사는 기성고율 10% 미만인 상태에서 2015. 8.경 중단되어 피해자들과 공사계약 당시 공사재개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였다. 피고인이 공사계약 이후의 사정변경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피고인은 검찰피의자신문에서 피해자들과 도급계약 당시 퇴직한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어 피해자들에 대한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할 능력이 없었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91쪽).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D이 피해자들과 도급계약 체결 또는 공사 당시 더 이상 '돌려막기' 방식을 통한 공사현장 운영마저 어려울 정도로 재산상태가 악화되어 피해자들이 약정된 공사를 이행하더라도 변제기에 공사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고, 피고인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피건대, 당심에서 새롭게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것이 없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원심의 설시 내용을 대조하여 볼 때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기망의 고의 및 편취범의가 있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유리한 정상: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들과 합의하였다. 피고인에게 동종전과나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다.
불리한 정상: 피해금액 다액이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
위와 같은 정상과 피고인의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전과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