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업, 투자자문업 등의 금융투자업을 영위함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3. 12. 9.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6. 2. 27. 퇴사하였다.
원고에 대한 성과급 지급기준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르면, 성과급과 관련하여, “성과급은 갑(피고)의 대표이사 결정에 의하여 지급할 수 있다. 단, 을(원고)이 성과급 지급기일에 갑의직원이 아닌 경우, 을의 재직기간 중의 성과와 관계없이 갑은 어떠한 성과급도 을에게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다(제3조 4항, 이하 ‘재직조건부 지급합의’라 한다).
피고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성과보수규정(이하 ’이 사건 성과규정‘이라 한다)’ 역시 임직원의 퇴직시 잔여 이연지급액은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제15조, 이하 ‘재직요건 규정’이라 한다. 위 규정은 원고가 입사하기 전인 2013. 5. 20. 개정된 것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16. 2. 27.자로 자발적으로 퇴직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퇴직일 이후 지 급기일이 도래하는 별지 목록 기재 이연성과급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았으나, 2019. 3. 28. 2015년도 3년차 이연성과급 42,300,000원을 지급하였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66,800,000원 및 그 중 55,200,000원에 대하여는 2017. 3. 1.부터, 69,300,000원에 대하여는 2018. 3. 1.부터, 42,300,000원에 대하여는 2019. 3. 1.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연성과급 지급청구권은 이미 구체적으로 발생하여 피고는 원고의 퇴사 여부와 관계없이 성과급 중 이연 지급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인 성과보상 실무기준에서 ‘임직원의 퇴직시 당시 성과보상액 및 잔여이연지급액은 지급하지 않는다. 단 성과기여도 등을 고려하여 대표이사 품의를 거쳐 당해 성과급 및 잔여 이연액 등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이연성과급의 지급에 있어서 대표이사에게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제3조 제4항은 대표이사의 재량이 인정될 여지도 없는바, 재직조건부 지급합의는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으로서 무효이다. 또한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합의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재직조건부 지급합의는 실질적으로 전직금지약정에 해당하는데, 이는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민법 제103조에 따라 효력이 없다. 한편 피고는 2019. 3. 28. 원고에게 미지급 이연성과급 중 일부를 지급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성과규정 제15조 제3항의 대표이사 품의를 거쳐 원고에게 잔여 이연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결정이 있었기 때문으로, 피고는 이 사건 성과규정 제15조 제3항에 따라 원고에게 미지급한 이연성과급 전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 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원고가 성과급 지급기일에 피고의 직원이 아닌 경우, 원고의 재직기간 중의 성과와 관계없이 피고는 어떠한 성과급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이 성과급에 대하여 ‘성과급을 그 지급일에 재직하고 있는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고 그 지급조건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 성과급 지급의 해석에 있어서 위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에서의 지급일은 성과급을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이 아니라 근로계약 등에 규정된 성과급의 현실적 지급일을 의미한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1다76328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가 별지 목록 기재 이연성과급의 각 현실적 지급일 전인 2016. 2. 27.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재직조건부 지급합의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 이연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채택한 증거,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재직조건부 지급합의가 취업규칙보다 불리하여 무효라거나 근 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민법 제103조에 위반된다고까지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금융안정위원회(FSB)는 2009년 채권자 보호를 위한 위험관리체계의 구축과 금융투자업무담당자에 대한 보상체계가 단기 성과주의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전한 보상체계 원칙’(Principle for Sound Compensation) 시행규준(Implementation Standards)을 발표하였고, 금융감독원은 2010. 1. 19. 이를 반영한 ‘금융투자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제정하여 금융투자회사로 하여금 임직원들이 높은 성과보상을 위해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며 단기성과를 추구하는 행위를 억제할 수 있도록 성과보수 중 상당 부분을 3년 이상 이연하여 지급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리고 2015. 7. 31. 제정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2조는 “금융회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직원에 대하여 보수의 일정비율 이상을 성과에 연동하여 미리 정해진 산정방식에 따른 보수로 일정기간 이상 이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성과보수 이연지급 제도를 법적 의무화하였다.
이러한 국제기준과 관련 법령에 따라 시행된 피고의 성과보수 이연지급 제도는 피고의 임직원에 대한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제정의 필요성과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에 더 나아가 금융투자회사에서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또는 개별적 합의를 통해 성과보상 이연지급 규정을 두면서 지급일 재직요건을 부가하는 것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서 알 수 있는 성과보상 이연지급제도의 취지와 이연성과급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였거나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까지 보기 어렵다.
이연성과급 지급을 재직요건과 결부시키는 것은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여 위험성이 큰 업무수행을 하고 과도한 성과보상을 받은 직후 임의로 퇴사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성과보상 이연지급제도는 금융투자회사의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할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서, 이연성과급은 과거의 단기성과만을 고려한 보상이 아니라 이연지급기간의 장기성과 및 잠재적 리스크까지 고려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과급 중 이연 지급되는 부분은 이연지급기간의 장기성과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대가라고도 볼 여지가 있는데, 원고가 이연지급기간 도중에 퇴직하였다면, 퇴직일 이후의 장기성과와 리스크 관리에는 기여하지 못하게 되므로, 이연성과급이 퇴직 임직원에게 당연히 귀속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즉 금융투자업무담당자의 퇴직으로 말미암아 근속을 전제로 가능한 장기성과와 지속적 리스크 관리를 성과보수와 연동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오히려 당해 금융투자에 전문성 있는 담당자의 퇴직으로 그 상품의 장기적 리스크나 관리상 위험이 사실상 커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이러한 장기성과 및 지속적 관리와 연동되는 보상체계로서 이연된 성과보수를 퇴직자가 자신의 온전한 권리로서 주장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이연성과제도에 따라 이연기간 중 손실이 발생하거나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경우 이연지급액이 축소되거나 재산정될 수 있으므로, 이연성과급은 단순히 금액이 확정된 상태에서 지급기일만 연기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재직 중 지속적 위험 관리와 더불어 점진적으로 구체화되는 것이므로, 그 퇴직 당시 이연성과급의 지급이 이미 확정되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연성과급 제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시켜 단기위험 추구 경향을 억제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인데, 이러한 장기성과와 지속적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담당자인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근속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연성과급 지급을 재직요건과 결부시키는 것은 이와 같이 성과체계를 장기성과와 지속적 리스크 관리에 연동시키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위와 같이 이연성과급 제도의 목적 달성에 금융투자업무담당자의 근속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이상, 재직요건 규정에 의해 사실상 금융투자업무담당자의 전직의 자유 등 근로선택의 자유가 어느 정도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이는 전직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전직시 이연성과급 만큼의 기회비용을 부담시키는 정도의 제한이다), 그 규정이 근로자의 전직 제한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성과체계의 합리화를 통한 채권자 보호와 금융투자거래의 건전성 확보라는 거시적 목적 달성을 위한 부수적인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통상 금융투자업무담당자의 통상적인 보수지급형태와 이연성과급이 전체 성과급에서 차지하는 정도, 금융투자업무담당자들의 이직이나 전직에 관한 금융투자업계의 관행에 비추어, 전직 회사로부터 상실된 이연성과급의 직접적 보상이나 보다 인상된 성과급 지급조건 등을 통해 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재직요건 결부 규정이 금융투자업무담당자의 전직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형해화할만큼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이연성과급을 포기하고 피고에서 퇴직할지 여부는 원고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져 있다. 퇴직으로 원고가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은 원고의 의사와 관계없이 새로 적극적으로 부과되는 불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직조건부 지급합의 규정을 충족하지 아니하여 지급받지 못한 성과급이 재직기간 중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는 경우와 같은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 예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과 피고의 이 사건 성과규정에 성과급에 대한 지급일 재직요건이 각 명시되어 있고, 원고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성과급을 이연지급 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음을 숙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로서는 퇴직으로 이 사건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을 받으리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이 사건 성과규정 제15조에서도 ‘임직원의 퇴직시 당기 성과 보상액 및 잔여 이연지급액은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 사건 재직조건부 지급합의가 위 취업규칙보다 불리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성과규정 제15조 제3항에서 ‘단 성과기여도 등을 고려하여 대표이사 품의를 거쳐 당해 성과급 및 잔여 이연액 등을 지급할 수 있다.’고 예외적 지급사유를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전적으로 피고 회사의 재량에 따른 지급으로 근로계약서에 위와 같은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피고 회사의 재랑에 따른 성과급 지급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3조에서 ‘기타 복무사항은 관계법규에 위배되지 않는 한 갑(피고)이 정한 취업규칙 및 제지침에 따르기로 하며 이외에 정함이 없는 것은 관계법규 및 관례에 의해 갑(피고)과 을(원고)이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도 퇴직자에 대한 예외적 성과급 지급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바,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이 취업규칙보다 불리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이상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재직요건 규정이나 합의가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성과규정 제15조 제3항에 따라 대표이사 품의를 거쳐 원고에게 잔여 이연액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였으므로 피고는 미지급한 이연성과급 전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단5098629
판결선고
2022. 3. 8.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