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2. 19. 선고 2020가소2218978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9. 5. 14.경 퇴직하면서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

장래 발생할 임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지만,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므로 근로자가 이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고, 부제소 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관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위 임금지급청구권의 포기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경우에는 그 효력을 부정해야 할 것이다.

한편,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반증이 없는 이상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며, 의사표시의 해석에 있어서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된 의사를 가지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퇴직하며 퇴직 무렵 이 사건 합의를 한 점, ② 이 사건 합의서의 문언에 표시된 대로 2019. 5. 14.까지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법률관계 특히, 임금 및 퇴직금 등 근로대가와 관련된 일체의 청구권을 포기하고 향후 이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합의를 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인 의사해석 방법인 점, ③ 이 사건 합의가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만한 사정은 없는 점 등 이 사건 합의의 문언내용, 체결경위 및 그 작성시기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피고와 임금 및 퇴직금 등에 대한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위 합의에 반하여 제기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판사 정유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