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9. 5. 14.경 퇴직하면서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장래 발생할 임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지만,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므로 근로자가 이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고, 부제소 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관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위 임금지급청구권의 포기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경우에는 그 효력을 부정해야 할 것이다.
한편,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반증이 없는 이상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며, 의사표시의 해석에 있어서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된 의사를 가지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퇴직하며 퇴직 무렵 이 사건 합의를 한 점, ② 이 사건 합의서의 문언에 표시된 대로 2019. 5. 14.까지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법률관계 특히, 임금 및 퇴직금 등 근로대가와 관련된 일체의 청구권을 포기하고 향후 이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합의를 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인 의사해석 방법인 점, ③ 이 사건 합의가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만한 사정은 없는 점 등 이 사건 합의의 문언내용, 체결경위 및 그 작성시기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피고와 임금 및 퇴직금 등에 대한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위 합의에 반하여 제기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판사 정유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