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및 관계
피고 C는 별도의 사업자등록이나 법인 설립 없이 ‘F’이라는 상호로 이 사건 토지 등에 귀농‧귀촌단지를 조성하는 부동산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을 추진하였는데, 원고는 2012. 12.경부터 2018. 1.경까지 피고 C와 함께 이 사건 사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 B은 부동산개발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2017. 12. 11. 설립된 법인으로,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피고 C의 처인 G이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서 피고 B의 법인등기부상 대표자로 등재되어 있다.
D은 부동산개발 및 시행대행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2006. 6. 8. 설립된 법인으로, 피고 C의 형인 H가 대표이사로, 피고 C가 감사로 각 등재되어 있었는데, 2011. 12. 5.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따라 해산간주되었다.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
D은 2017. 12. 28. 피고 B과 사이에 2006. 6. 13.경부터 소유하고 있던 경남 산청군 E 임야 80,965㎡(이하 ‘분할 전 토지’라고 한다, 이후 2019. 4. 5. 이 사건 토지와 경남 산청군 I 임야 3,382㎡로 분할되었다) 외 8필지를 6억 5,000만 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위 매매계약 중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후, 같은 날 피고 B 앞으로 분할 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피고 B은 2017. 12. 28. 분할 전 토지에 관하여 J 주식회사에 같은 날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 9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피고 C에 대한 청구)
피고 C는 이 사건 토지의 실질적인 소유자로서 이 사건 토지 등에서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하였고, 원고는 피고 C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제반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피고 C는 원고에게 2012. 12. 6.부터 2017. 12. 31.까지 미지급한 급여 1억 5,250만 원(= 250만 원 × 61개월)과 미지급한 퇴직금 12,610,070원 합계 165,110,07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는, 피고 C는 급여를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에도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의 노동력을 착취하였으므로, 부당이득반환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위 165,110,07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피고 B에 대한 청구)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가 D이라고 보는 경우, 피고 C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D은 위와 같이 원고가 피고 C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급여 및 퇴직금 165,110,070원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 내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그런데 D과 피고 B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매매계약은 D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는 것으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피고 B은 원고에게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165,110,070원의 가액배상을 할 의무가 있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갑 제1 내지 4, 7, 10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 C는 ‘F’의 대표(CEO) 직함을, 원고는 ‘F’의 본부장 직함을 각 사용한 사실, ② 원고는 2012. 12. 6.경부터 2018. 1.경까지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각종 사업계획서 작성, 투자 유치 및 대출, 담보신탁계약 체결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 사실, ③ 원고가 2018. 2. 1. 피고 C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급여 지급을 요청하자, 그 다음 날인 2018. 2. 2. 피고 C가 원고의 계좌로 25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위 인정사실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C의 근로자였다거나, 피고 C가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의 노동력을 착취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와 피고 C는 이 사건 사업을 위한 동업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 C와 사이에 근무기간, 급여 등 근로조건을 정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2018. 2. 2. 지급받은 250만 원 외에는 피고 C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고가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도 5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근로관계를 유지하였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고, 이에 관하여 원고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원고가 2018. 2. 1. 보낸 문자메시지에 대한 피고 C의 답장 내용(특히 “나는 너를 버리지는 않는다. 생활비도 줘야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 C가 2018. 2. 2. 원고에게 지급한 250만 원은 단지 원고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여 생활비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일회성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일 뿐, 정기적인 급여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 C가 위 250만 원을 이체하면서 ‘일반임금’이라고 기재하였음을 근거로 위 250만 원이 급여라고도 주장하나, 이는 급여입금내역(갑 제4호증) 중 계좌이체 확인증상 거래구분 란에 ‘일반입금’으로 되어 있는 것을 ‘일반임금’으로 오인하여 착오로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18. 2. 27.에도 피고 C에게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해 가족과의 심각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하면서 “귀농사업한다고 처음부터 같이 시작하였고 가장 중요한 시기 5년을 보냈는데 아무런 보장도 없이, 심지어 단 한 번 협의나 얘기도 없이 도대체 무슨 비전을 보느냐?”, “사실 저도 궁금합니다. 과연 저를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사업파트너로 생각했는지 아니면 B 가족으로 직원으로 생각했는지? 적어도 저는 파트너로서 같은 비전을 보고 힘든 시기를 묵묵히 견뎌왔다고 보는데”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는 원고 스스로도 자신을 이 사건 사업의 동업자로 인식하였음을 보여준다. 피고 C가 2018. 2. 1. 원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중 “내가 옛날부터 이야기했듯이 귀농사업이 안 되면 보장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내용도 원고와 피고 C가 동업관계에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원고는 2018. 8. 22.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에 피고 C를 근로기준법 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으로 진정하였는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은 ① 원고가 ‘피고 C와 월 고정보수 내지 급여를 정한 바 없다’고 스스로 진술한 점, ② 원고의 근무장소나 근무시간이 특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원고, 피고 C와 함께 부동산개발업무를 한 참고인들이 ‘부동산개발이익에 대한 수익을 나눠 갖기로 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 내지 진술서를 공통적으로 제출한 점, ④ 원고가 2018. 2. 27. 피고 C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비추어 원고 스스로도 사업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⑤ 피고 C가 운영하는 사업장의 실체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고는 피고 C와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사업파트너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 C와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2018. 9. 11. 위 진정사건을 ‘법 적용 제외’로 행정종결 처리하였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제3항에서 본 것처럼 원고는 피고 C에 대하여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채권 내지 손해배상채권을 갖지 않는다. 설령 위와 같은 채권이 존재하고, 원고 주장과 같이 D의 실질적 운영자가 피고 C라고 하더라도, D은 원고가 근무한 F과 별개의 사업체이고, D과 피고 C가 별개의 법적 주체인 이상, 피고 C에 대한 채권을 D에 대한 채권으로 볼 수는 없다. 그 밖에 원고와 D 사이에 원고가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으로 주장하는 165,110,070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내지 손해배상채권이 성립될 만한 다른 법률관계가 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전혀 없다. 결국 원고의 D에 대한 피보전채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로서 취소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오주훈 성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