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 원고(반소피고)들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원고 및 원고(반소피고)들이,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택시운수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 및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하며, 원고와 반소피고인 원고들을 구분하지 않고, '원고들'이라 한다)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거나 위 업무에 종사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임금지급 방법
원고들은 택시 운행을 하면서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기본급여로 지급받고,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최저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들이 보유하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 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서울 지역에서 시행되었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임금협약 체결
피고는 2017. 8. 14. 원고들이 가입한 L 노동조합분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 체결
피고는 2018년 이 사건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합의각서
피고는 2017부터 2019년 사이에 매월 이 사건 노동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노동조합이 작성·날인한 아래의 합의각서(이하 '이 사건 합의각서'라 한다)를 교부받았고, 원고들은 월 고정 기본급여와 별개로 가스, 부가세, 추가운송수입금 내역 등을 확인하고 초과운송수입금 중 50%를 현금으로 수령해 가면서 위 각서에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하였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법정 최저임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최저임금(이하 '최저시급'이라 한다)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0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 및 원고 B의 주장
원고들
피고는 2008년경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 형태변경이 없음에도 임금협정 등을 통해 그 소정근로시간만을 2017년에는 1일 5시간 30분으로, 2018년에는 1일 5시간으로 각 단축하였다(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 이는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위와 같이 단축되기 전 기준인 8시간이 되어야 하고, 이를 기준으로 원고들의 최저임금을 재산정하여야 한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에게 위와 같은 기준으로 계산한 정당한 임금과 원고들이 기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이하 '최저임금 미달액'이라 한다)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원고 B
사납금은 택시 운행에 필요한 경비 등을 택시운전 근로자에게 일부 부담하도록 하는 성질을 가진 것이므로 택시 운행을 하지 않아 차량과 관련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택시운전 근로자가 이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 B이 2017. 4.부터 2019. 12.까지 총 83회 결근하였음에도 위 각 결근일에 원고 B으로부터 사납금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부당이득으로 위 사납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 B은 피고에게 8,709,024원(= 1일 사납금 104,928원 × 83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부제소합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항변의 요지
원고들은 매월 이 사건 합의각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위 합의각서에서 피고를 상대로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판단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에 위배되어 제기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다만, 소극적 소송요건의 하나인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합의 당사자가 처분할 권리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 허용되며,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17부터 2019년 사이에 매월 피고에게 이 사건 합의각서를 작성하여 주고, 원고들이 초과운송수입금 중 50%를 현금으로 수령해 가면서 위 각서에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합의각서에는 '추가로 발생되는 부분의 퇴직금은 절대로 청구 못하기로 하며 이를 회사와의 포괄적인 민형사상 문제를 부제소하기로 하고'라고 기재되어 있고, '퇴직금 정산을 50%로 계산하여 지급함에 있어 차후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고'라고 기재되어 있어 위 합의각서에서 퇴직금과 관련된 분쟁을 부제소합의의 대상으로 삼았음은 별론으로 하고,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에 대한 부분을 부제소합의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퇴직금 차액은 구하지 않고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만을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각서만으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에 관한 부제소합의가 성립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들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하기 이전에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이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원고들은 원고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과거와 특별히 변경되지 않았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 단축되었다고 주장할 뿐, 그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입증을 한 바 없다(원고들은 갑 제28호증의 기사 등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법인택시 운전 근로자들이 최소한 하루에 10시간 이상은 일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나, 위 증거만으로 원고들의 실제 근무시간이 10시간 이상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정근로시간과 실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서 위 증거와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여부와의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임금협약은 2017년에 체결되었고,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은 2018년에야 체결되어 소정근로시간의 단축과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 B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B은 2017. 4.부터 2019. 12.까지 총 83회 결근을 하였음에도 피고가 원고 B으로부터 위 각 결근일에 사납금을 지급받아 왔으므로 피고가 원고 B에게 그 사납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B을 포함한 원고들이 택시 운행을 하면서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기본급여로 지급받고,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사납금을 피고에게 납입하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인 초과운송수입금을 자신들이 보유하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임금지급 방식에 비추어 보면, 원고 B의 피고에 대한 사납금 지급은 원고 B이 택시 운행으로 인해 운송수입금이 발생하면 그 운송수입금에서 피고에게 일정액의 사납금을 납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근일에 피고가 어떤 방식으로 원고 B으로부터 사납금을 지급받아 왔다는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입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 B이 2017. 4.부터 2019. 12.사이에 총 83회 결근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가 원고 B으로부터 매 결근일마다 104,928원의 사납금을 지급받았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원고 B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
이 사건 합의각서의 내용에는 만일 원고들이 부제소 합의를 위반하여 피고에 대해 임금 등 청구를 하는 경우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수령해 간 초과운송수입금 중 50%를 피고에게 반환하겠다는 약정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지급받은 초과운송수입금 중 50% 상당액은 별지 2 목록 기재와 같은데,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이상, 원고들은 피고에게 위 각 금액을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그 중 일부청구로서 각 원고에게 약정금 5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예비적 청구
예비적으로, 피고의 위 주위적 청구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라면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초과운송수입금 50% 지급합의도 무효가 되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초과운송수입금 중 50% 부분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한 것이 된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위 초과운송수익금 중 50% 상당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그중 일부청구로서 각 원고에게 5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에게 매월 작성하여 제출한 이 사건 합의각서에 '추가로 발생되는 부분의 퇴직금은 절대로 청구 못하기로 하며 이를 회사와의 포괄적인 민형사상 문제를 부제소하기로 하고'라고 기재되어 있고, '퇴직금 정산을 50%로 계산하여 지급함에 있어 차후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고'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들이 월 고정 기본급여와 별개로 가스, 부가세, 추가운송수입금 내역 등을 확인하고 초과운송수입금 중 50%를 현금으로 수령해 가면서 위 각서에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합의각서에는 '만일 원고들이 부제소합의를 위반하여 피고에 대해 임금 등의 청구를 하는 경우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수령해 간 초과운송수입금 중 50%를 피고에게 반환하겠다'는 취지의 약정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이 사건 합의각서로서 위와 같은 약정이 성립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피고 주장과 같은 내용의 약정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 부제소합의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움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와 같은 약정이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예비적 청구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데,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무효로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 및 본소청구, 피고의 주위적 반소청구 및 예비적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박수진 현재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