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0. 13. 선고 2020가합585545 판결

2020

주문

1.

원고(반소피고)들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TM아웃바운드업무 위탁계약' 종료에 따른 금원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1)

피고는 2017. 11. 29.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사투자자문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2)

피고는 2018. 2.~8.경 원고들과 'TM(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업무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잠재적 고객(투자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가 제공하는 유료 유사 투자자문 서비스 상품을 안내, 소개하고 회원 가입을 권유하여 피고와 투자자문 상품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위탁보수금 및 프로모션의 지급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들에게 아래와 같은 위탁보수금 내지 프로모션을 지급하였다.

다.

위탁업무의 종료 등

원고들이 2018. 9. 내지 2019. 3.경에 이르러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각자의 위탁업무를 수행하지 않자 피고는 위탁보수 등의 지급을 중단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가입한 보증보험계약에 따라 G 주식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이에 G 주식회사는 원고들에게 각자 8,078,179원 내지 18,949,479원에 이르는 보험금 지급 및 구상금 청구예정 사실을 통지하였고, 원고들은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5호증, 을 1, 2, 4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은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이 사건 계약 중 원고들이 중도퇴사할 경우 등에 있어 위탁업무보수·프로모션의 반환의무를 정한 이 사건 계약 제7조 4항, 제12조 2, 3항(이하 '위탁보수 등 반환조항'이라 한다)은 근로기준법 제20조('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를 위반하여 근로계약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내지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에 따라 무효이다.

또한, 위 위탁보수 등 반환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에 따른 약관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약관규제법 제3조 제3항에 따라 위 조항에 대한 설명의무를 불이행하였으므로 이를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탁보수 등 반환조항에 따른 반환청구를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은 위 채무에 대한 부존재의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

1)

원고들이 피고가 아닌 제3자에 해당하는 G 주식회사로부터 구상금의 청구예정 통보를 받은 것만으로는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본소는 각하되어야 한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여 위탁업무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등 피고 회사에서 중도퇴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 제7조 제4항에 따라 아래 표와 같이 피고가 지급한 위탁보수 정산액 및 프로모션 전액(이하 '위탁보수 정산액 등'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또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위탁보수 등 반환조항은 약관에 해당하지 않으며, 설령 약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도 주장한다).

3.

본소에 대한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그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된다(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다247385 판결 등 참조). 한편 채무부존재확인을 구하는 본소에 대하여 그 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반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이미 적법하게 제기된 본소에 대한 소의 이익이 소멸되지는 아니한다(대법원 1999. 6. 8. 선고 99다17401, 17418 판결 참조).

피고는 원고들의 이 사건 본소가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은 피고와의 이 사건 계약종료에 따른 위탁보수 정산액 등의 채무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였고, 한편 피고는 반소로써 원고들에게 위탁보수 정산액 등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위와 같이 원고들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으므로 이 사건 본소에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소 및 반소의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2다2055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앞서 든 을 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텔레마케터들(이하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이라 한다)에게 컴퓨터, 책상, 데이터베이스와 스크립트, 전화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들로 하여금 피고 사무실 내의 지정된 자리에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위탁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 피고 대표자인 H를 비롯한 I, J 등의 피고 소속 관리자(이하 '피고 소속 관리자'라 한다)들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을 통해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에게 '1. 하루한건 목표, 결과로 보여주자. 2. 콜량 무조건 많이 3. 퇴근은 칼퇴안됨. K부장 L팀장님 팀원들하고 다같이 마무리하고 퇴근하기. 4.지금까지 계속된 호의를 권리로 생각하지 말자. 5. 주변사람들한테 피해 주지 말자. 6. 경력자로써 필요한 사람, 주변사람 들한테 도움되는 사람으로 다같이 잘될수있게 하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일반적인 업무지시를 내리고, 때때로 주식 등 처분시점에 관한 구체적 업무지시를 내리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 소속 관리자들은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의 전화 횟수(콜량)에 따라 데이터베이스를 차등 배분하고, 매출실적이 좋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퇴직경고를 하는 등 텔레마케터들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 소속 관리자들은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의 출근시각을 정해 통보하고 출근 보고를 받거나, '1회 지각은 경고, 2회 지각은 그 주 프로모션 제외, 3번 지각은 그달 더블프로모션제외로 하겠습니다'라고 경고하는 등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의 근무시간 및 출퇴근을 엄격히 통제하였다.

◯ 이 사건 계약상 위탁계약 기간이 2년에 이르는 등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위탁업무를 수행하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한편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원고들은 위탁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고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재위탁할 수 없고(제4조 제1항), 피고의 데이터베이스 보호 및 유출금지를 위해 이 사건 계약 체결 시점부터 계약 만료 후 3개월이 도과하기 전까지는 원고들은 타 업체와 이 사건 계약과 동일·유사한 계약을 체결하여 위수탁업무를 하거나 근로제공을 할 수 없다(제9조). 이와 같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은 강하게 인정되는 반면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다.

◯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원고들이 성취한 매출실적에 따라 위탁보수와 프로모션을 지급받았는바, 이는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 이 사건 계약서에는 '근로'가 아닌 '업무위탁'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고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의 적용 당사자가 아님을 확인한다(제19조)'라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원고들은 위탁보수와 프로모션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고, 제반 사회보장제도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나.

원고들에게 위탁보수 정산액 등의 반환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인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 3항은 그 취지가 원고들이 이 사건 계약으로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명백히 반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4항 단서 역시 원고들이 미리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원고들에게 귀속된 임금 등을 다시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로서, 결과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 3항 및 제7조 제4항 단서가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위탁보수 정산액 등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원고들을 상대로 위탁보수 정산액 등의 반환을 구하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위탁보수 정산액 등 반환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위탁보수 정산액 등의 반환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이상 원고들의 약관규제법상의 설명의무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반소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본소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모두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민(재판장) 인형준 황해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