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5. 12. 선고 2020가합59106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7. 24. 원고에게 한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20. 7. 27.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10,83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자동차 수입, 유통,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20. 3. 25. 피고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고 한다) 2020. 4. 27.부터 한국/일본 지역 부동산 매니저(Real Estate Manager, Japan and Korea)로 근무한 사람이다. 이 사건 고용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피고는 2020. 6. 4.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경고장을 보냈다.

라.

피고는 2020. 7. 24.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해고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고만 한다).

마.

이 사건 해고처분 당시 시행 중이던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 7호증, 을 제1, 3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절차 및 그 사유에 관한 당사자 주장의 요지

해고처분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바, 이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 이에 편의상 사용자인 피고의 주장 요지를 먼저 기재한다.

가.

피고

1)

다음과 같이, 원고는 업무역량이 부족하였고 부적절한 업무태도를 보였다.

가)

서울 송파구 D서비스센터 전대차계약과 관련하여, 원고는 중개인 E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고, 상사인 C가 시정을 요구하자 C에게도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나)

일본 F 서비스센터 신설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원고는 중개인과 논의한 내용을 C에게 뒤늦게 보고하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다)

원고는 일본의 임대인에게 기만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라)

원고의 업무능력 및 업무태도에 관하여 다른 직원들도 우려를 제기하였다.

마)

원고는 업무와 무관한 타 부서 직원에게 이메일을 무단 전송하였다.

2)

이에 피고는 2020. 6. 2. 원고에게 경고장을 보내고, 원고의 업무역량 및 업무태도를 개선하기 위한 PIP(Performance Improvement Plan, 역량 개선 계획)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원고의 업무역량 및 업무태도는 개선되지 않았다.

3)

결국 피고의 수습평가 결과 원고는 부적격 평가를 받았다. 이에 피고는 수습평가 결과에 따라 원고를 본채용하지 않기로 하고 이러한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고 정당한 이유가 있다.

나.

원고

1)

해고통보문에 기재된 ‘취업규칙 제2장 제4조에 따라 수습평가 결과에 따른 본채용 거절’이라는 문언만으로는 본채용 거부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처분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절차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

2)

피고가 드는 ‘업무역량이 부족하였고 부적절한 업무태도를 보였다’는 실체적 사유 역시 인정할 수 없다. 원고는 피고의 이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성과도 있었다.

3)

피고는 원고의 업무역량 및 업무태도 개선을 위한 PIP를 실시하였다고 주장하나, PIP 중에서도 원고의 구체적인 문제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지는 전혀 특정된 바 없다. PIP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 거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

3.

판단

가.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참조).

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2)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절차적 적법성에 관하여

가)

피고는 원고에게 보낸 이 사건 해고통보문에 ‘취업규칙 제2장 제4조에 따라 수습평가 결과에 따른 본채용 거절’이라고 기재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취업규칙 제2장 제4조에 따라’라는 부분은 본채용을 거절하는 근거조문을 기재한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피고가 기재한 해고사유는 ‘수습평가 결과에 따른 본채용 거절’이라는 극히 추상적이고 사실상 동어반복적인 문언에 불과하다. 위와 같은 문언만으로는 원고의 수습평가 결과가 어떠하였는지, 원고의 업무수행능력이 어느 정도, 어떻게 부족하였는지 또 그로 인하여 피고의 업무수행에 어떠한 차질이 있었는지, 또한 업무태도는 어떻게 불량하였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

나)

피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실체적 사유로 원고의 업무능력 부족, 부적절한 업무태도 등을 들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나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피고 소송대리인이 이 사건에서 제출한 준비서면 등을 통해 비로소 특정된 것이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20. 7. 24. 당시 본채용 거절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무엇인지 특정하기 어려울뿐더러, 원고가 이를 구체적으로 알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다)

결국 이 사건 해고처분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정한 해고사유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3)

피고가 들고 있는 실체적 사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나아가 피고가 들고 있는 실체적 사유들을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해고처분 당시 본채용을 거절할 객관적으로 합리적이며 사회통념상 상당성 있는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서울 송파구 D서비스센터 전대차계약과 관련하여

(1)

피고는 원고가 서울 송파구 D서비스센터 전대차계약과 관련하여, 원고는 중개인 E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고, 상사인 C가 시정을 요구하자 C에게도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0 내지 28, 55 내지 57, 86 내지 89, 175 내지 177호증, 을 제5 내지 9, 1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❶ 서울 송파구 D서비스센터 전대차는 부동산의 소유자인 G이 부동산을 주식회사 H에 임대하고 주식회사 H는 다시 위 부동산을 피고에 전대하는 형식의 전대차였던 점, ❷ 따라서 전차인인 피고나 담당 직원인 원고로서는 임대인 G이 피고에 대한 전대에 동의하는지를 당연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점(민법 제629조), ❸ 원고가 중개인 E에게<2> 한 요구는 결국 임대인이 전대에 동의하였는지 및 전대차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 이에 관한 증빙서류들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서 거래통념상 비합리적인 요구라고 보이지 않는 점, ❹ C는 2020. 5. 24. E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 등을 이유로 원고를 서울 송파구 D서비스센터 전대차 관련 업무에서 배제시키고(을 제7호증의 2 16쪽) E를 통해 2020. 5. 25.경 임대인 G - 임차인(전대인) 주식회사 H – 전차인 피고 3자간 부동산 전대동의서를 작성하여(갑 제176호증) 주식회사 H와의 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을 제3호증), 2020. 6. 3.경 갑자기 원고에게 ‘건축허가 전까지는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점, ❺ 이에 원고는 C에게 “이제 와서 협상할 권한은 없다”는 취지의 항의성 이메일을 보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업무능력이 부족하였다거나 업무태도가 사회통념상 부적절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2)

그 밖에 피고는 ‘K가 법령상 제한을 초과한 외부 간판을 어떻게 설치할 수 있었는지’라는 본사 직원의 질문에 대하여 원고가 ‘크레인으로 들어올렸다’라는 답변을 한 것이 업무능력 부족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의 근거로 제출한 을 제6호증에는 본사 직원의 최초 질문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질문 자체가 불명확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나아가 이는 서로 간에 질문의 취지를 오해하여 벌어진 하나의 촌극 수준에 불과해 보일뿐 이를 들어 원고의 업무능력이 부족하였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나)

일본 F 서비스센터 신설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❶ 2020. 5. 12.경 일본의 L로부터 서비스센터 리스트를 받고 5. 18.경 L에게 검토 의견을 제시하면서 더 많은 장소 물색을 부탁한 사실, ❷ 2020. 5. 19. 06:24 C와 피고 직원 M에게 L와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발송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업무능력이 부족하였다거나 업무태도가 부적절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일본의 임대인에게 기만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 관하여

을 제11호증에 의하면, 원고가 2020. 5. 26.경 피고의 일본 직원에게 “임대인 N가 더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면 이해하지 못한 척 하겠다. 하하하, 그게 내 전략이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피고 회사 내부에서 이메일로 업무를 논의한 것에 불과하고, 이를 들어 원고가 일본의 임대인에게 실제 기만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업무와 무관한 타 부서 직원에게 이메일을 무단 전송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1)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는 2020. 6. 3. C에게 “이제 와서 협상할 권한은 없다”는 취지의 항의성 이메일을 보내면서 피고의 채용팀 직원 O을 참조인으로 지정한 사실(을 제14호증)이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47호증의 1에 의하면 O이 원고에게 2020. 4. 29. 원고에게 서울 송파구 D서비스센터와 관련하여 “추후 일정에 대한 변동이 있다면 저는 실시간으로 공유받았으면 합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O이 업무와 무관한 직원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

또한 피고는 원고가 2020. 7. 21. 태평양 지역 채용팀 매니저인 P에게 이메일을 전송한 행위도 문제삼고 있으나,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 직전 자신의 인사에 관한 내용을 인사팀 매니저에게 보낸 것이 ‘업무와 무관한 타 부서 직원에게 이메일을 무단 전송’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을뿐더러, 그것이 원고를 해고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볼 수도 없다.

마)

그 밖의 사정에 관하여

(1)

피고는 원고의 업무능력 및 업무태도에 관하여 다른 직원들도 우려를 제기하였다며 여러 증거들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들(주로 피고 직원들이 작성한 이메일이다)은 원고의 업무능력 및 업무태도를 객관적으로 충실하게 평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거기에 기재된 내용만으로 원고의 업무능력 및 업무태도가 본계약 채용을 거절할 정도로 불량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2)

그 밖에 피고는 원고의 업무역량 및 업무태도 개선을 위한 PIP를 실시하였으나 원고의 업무역량 및 업무태도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16, 17, 21, 22, 2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나머지 증거들은 면담이 있었다는 사실만을 증명할 뿐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을 살펴보더라도, 원고의 구체적인 문제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지가 특정되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PIP가 원고의 업무역량 및 업무태도 개선이라는 목적을 위해 실효성 있게 실시되었는지도 불분명하다.

4)

소결론

이 사건 해고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 정한 해고사유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을뿐만 아니라, 실체적인 측면에서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이며 사회통념상 상당성 있는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무효이다.

나.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원고의 월급은 10,833,333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날 다음 날인 2020. 7. 27.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매월 10,83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현재언 최윤영

각주1) 임금청구에 관하여, 원고는 매월 10,833,33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것을 구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고용계약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원고의 월급은 10,833,333원임이 명백하므로, 이는 단순한 오기(誤記) 내지 오산(誤算)으로 보인다(소장 7쪽에는 피고는 월 10,83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각주2) I 소속의 중개인이다. 한편 원고의 상사인 C는 J에서 2012. 7.부터 2015. 8.까지 근무하였다(갑 제10호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