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5. 26. 선고 2020가합59213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서울특별시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 조례」 제7조 및 제18조 제1항에 의해 설치된 외국인주민 지원시설로,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에 근거하여 사단법인 C(이하 ‘C’라고만 한다)가 위탁운영하는 기관이고, 원고는 2013년경부터 피고 소속 상담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20. 9. 1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2020. 9. 15. 원고에게 위 징계처분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20. 9. 21.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0. 9. 23. 원고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였다.

라.

피고의 규정 중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된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1 내지 3, 5,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위 처분으로 인하여 수령하지 못한 임금을 구한다.

1)

원고는 C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 대한 적법한 징계권자가 아니므로 징계절차에 하자가 존재한다.

2)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내담자가 고국으로 돌아갈 때 필요한 항공권을 구매해 줄 목적으로 내담자가 지급한 돈을 일시 보관하였을 뿐이어서 징계사유가 인정 되지 않는다.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해당 징계사유로 적시된 구체적인 행위는 미등록 외국인 신분으로 인하여 휴대폰 개통, 출국유예신청, 공탁금 처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내담자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루어진 일시적인 업무처리였고, 이로써 피고 직장 질서를 문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워 역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3)

설령 일부 징계사유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비위의 경위 및 정도, 상훈관계 등에 비추어 징계양정이 지나쳐 부당하다.

3.

징계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징계절차 위반에 관한 판단

1)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근로기준법 소정의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에 을 4, 14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C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형성되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가 적법한 징계권자가 아니므로 징계절차에 하자가 존재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는 서울시가 외국인주민 지원을 위하여 설치한 시설이고, 그 운영이 민간에 위탁되어 있다. 서울시로부터 피고 관리‧운영을 위탁받은 C는 2019. 12. 31.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은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 근무장소는 피고 상담센터, 업무내용은 상담업무 전반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피고는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 비영리법인 및 국가기관 등’의 고유번호가 별도로 존재하는 등 C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고, 원고는 위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 소속 상담원으로 상담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 4대 사회보험 보험료 고지내역상 원고 소속 사업장은 C가 아닌 피고이고, 피고 명의 계좌에서 원고에게 급여가 지급되는 등 피고가 원고에 대한 급여 지급, 연차, 근태관리, 징계, 인사, 기타 근로조건 등 관리와 관련된 사무를 직접 처리하였다.

②

C가 원고의 부서배치, 승진, 표창, 휴가사용승인 등 제반 인사관리에 관여하였거나 원고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으며 피고에 의하여 구체적인 업무 내용이 정해지는 등 피고 지시‧감독하에 피고 소속 상담원으로 근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나.

이 사건 징계사유 존재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을 6, 10,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제1, 2 징계사유가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는 내담자인 중국인 D로부터 총 2회 20만 원씩 4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데, 내담자는 2020. 8. 8.경 피고 센터장, 팀장 등과의 면담 당시 ‘여러 가지로 원고에게 신세를 진 것 같아 아이들 과일 사 먹이라고 20만 원 주었다. 원고는받지 않겠다고 했다. 내가 자발적으로 주었다’, ‘여관비 아끼라고 자신의 집에서 나를 재워주기까지 했는데 고마운 마음에 20만 원을 주었다’라고 진술하였을 뿐 원고에게 항공권 구입을 요청하면서 위 돈을 전달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전혀 하지 않았다. 게다가 원고는 내담자로부터 위 돈을 받고 나서 피고에게 이를 보고하지도 않았다. 원고가 내담자의 항공권을 구입해 주기 위하여 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내심의 의사에 불과하고, 원고가 위 돈을 건네받을 당시 그와 같은 약속을 하거나 요청을 받고 이를 일시 보관하고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②

원고는 원고 명의로 내담자의 핸드폰을 개통해주거나 내담자를 원고의 집에서 숙박하도록 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내담자의 처지에 비추어 불가피한 업무처리였다고 주장하면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투고 있다. 그러나 피고 상담원매뉴얼 규정에 의하면, 사유 여하를 불문하고 ‘상담원 개인 휴대폰으로 연락을 하거나 상담소 외 다른 장소에서 만나는 행위’를 포함하여 ‘지나친 동정심으로 개인적인 접촉이나 개별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설령 내담자에게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제2 징계사유를 구성하는 원고의 각 행위는 위 상담원 지침을 위반하여 상담원으로서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앞서 든 증거들에 을 8,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거나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①

직무와 관련하여 사례를 받는 행위는 돈을 주고받은 경위나 수수한 금품의 다과, 반환의사 유무 등을 불문하고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특히 피고는 이주여성 인권보호 및 전문상담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 종사자의 청렴성, 도덕성이 강하게 요구된다. 피고 관리‧운영을 위탁받은 C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서울시로부터 ‘시설종사자 금품수수’로 인한 협약불이행으로 ‘기관 경고 및 시정조치’를 받기도 하였다.

②

피고 종사자인 원고가 내담자와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형성하여 비공식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행위는 당초 원고의 행위 동기와는 다르게 형평에 반하거나 일관성이 없는 조력으로 비춰질 수 있는 등 피고가 수행하는 이주여성 복지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와 피고 설립 취지를 훼손시킬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에 해당한다.

③

피고는 원고가 과거 여성가족부장관 표창을 받은 점, 7년간 피고 상담 업무에 헌신해 온 점 등 원고에게 유리한 징계양정 사유를 참작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가 과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없고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징계양정 또한 적정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이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정직기간 동안 받지 못한 임금 8,977,514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가 아닌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