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1. 24. 선고 2020가합59684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의류·잡화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수수료 매장 근무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를 각 체결하고, 별지2 청구금액표 ‘입사일’란 기재 각 날짜부터 같은 표 ‘퇴사일’란 기재 각 날짜까지 백화점 내 매장을 운영하며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은 원고별로 운영매장과 수수료율 등 개별 내용에서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동일하며,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탁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갑 제27, 28, 31, 36, 38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들이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의 상품 판매 관련 업무를 하는 영업장소는 특정 백화점 내 피고의 매장으로 지정되어 있다. 피고 매장의 인테리어는 피고가 직접 인테리어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진행하였고, 비용 역시 피고가 부담하였다.

나)

원고들은 상품 판매와 관련하여 피고가 정한 판매가격을 준수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매출을 보고할 의무를 부담하였고, 피고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나 내부 인터넷 등을 이용하여 업무와 관련된 각종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받기도 하였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전달한 지시사항 중에는 상품의 진열방식이나 출근부 작성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갑 제27호증의 1 등).

라)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매장에서 사용하는 집기, 사무용품, 전화기(팩시밀리), 노트북, 카다로그 등 판매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제공하였으며, 원고들에게 전화요금 및 인터넷 사용요금 중 50,000원을 지원해주었다.

마)

피고는 매년 신상품에 대한 ‘품평회’, ‘워크샵’, ‘송년의 밤’ 등의 행사를 실시하였고, 원고들 역시 위 각 행사에 참여하였다.

2)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1 내지 3, 6, 9, 10, 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소상공인진흥공단,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창원시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의 인테리어를 직접 하였고, 원고들에게 상품의 진열방식을 지시하기도 하였으며, 원고들은 피고가 정한 가격으로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의 상품을 위탁판매하는 독립된 사업자라 하더라도 피고는 피고가 가진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나 상품의 진열에 관여할 필요가 있었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었으며, 제품의 소유자로서 재고 발생이나 마진율에 따른 손해의 최종적인 책임을 부담하므로 원고들이 마진을 고려하지 않고 판매 금액만을 증가시키기 위해 저가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도 있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을 피고가 원고들에게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지휘, 감독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

원고들이 운영하는 피고의 매장은 모두 백화점 내에 있었기 때문에 매장에서 이루어진 할인행사는 대부분 백화점 측의 요구에 따라 기획·추진되었다. 이에 피고가 직접 백화점과 협의를 통해 할인행사 일정 및 내용을 조율하여 원고들에게 알려주었으며, 일부 행사의 경우 원고들이 직접 백화점과 협의하여 피고에게 행사 사실을 통보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할인행사 일정 및 내용을 통보한 것을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지휘·감독권 행사로 보기 어렵다.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상 주기적으로 피고에게 매출 실적 및 상품입점과 반품 등의 재고상황을 보고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계약상 상품이 판매될 때까지 그 소유권이 피고에게 있고, 매출 실적에 따라 원고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가 상품의 정확한 매출 실적을 파악하여야 할 필요성에서 비롯된 조치로 보인다.

라)

원고들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과 복무규정이 적용되지 않았으며,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피고의 직원들과 체결한 근로계약과 달리 근로시간, 휴게시간, 휴일, 휴가 등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 갑 제27호증의 8, 9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출근부 작성을 요구하기는 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출근부가 정상적으로 작성되지 않았다거나 업무시간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가 일방적으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거나 원고들로 하여금 근무 매장을 변경하도록 하거나 수수료를 삭감하는 등 원고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은 담당 매장에서 정해진 영업시간 동안 근무하였는데, 이는 원고들의 근무 장소가 백화점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다.

마)

피고가 원고들에게 피고의 하계휴가일정에 맞추어 휴가를 사용할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고, 원고들은 휴가시 피고 담당 직원에게 휴가 사실을 알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가 요청한 기간이 아닌 때에도 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그러한 휴가사용으로 인해 원고들이 불이익을 받은 바는 없었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의 휴가일수를 제한하거나 원고들이 휴가를 위해 피고에게 휴가신청서 등을 제출하지는 않았다.

바)

이 사건 계약 제3조에서는 “행사매출에 대한 인건비는 을이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었던바, 원고들은 행사 진행시 인력보충을 위해 판매원을 자체적으로 고용할 수 있었고, 고용여부 및 고용 시 구체적 근로조건 등은 원고들이 결정하였으며, 그에 대한 책임과 비용도 원고들이 부담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보수로 매월 일정금액의 영업보조금과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수수료는 1일부터 말일까지 원고별 매장의 판매 금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원으로 산정되었고, 수수료율은 각 원고별로 상이하며, 피고가 수수료율을 정함에 있어 판매경력이나 피고와의 계약기간, 매장별 업무 수행 난이도와 같은 원고별 노무 제공 차등에 관한 요소를 고려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수수료는 원고들의 판매 금액에 연동하므로 매출 실적에 따라 상한과 하한 없이 지급되었으며, 이에 따라 실제로 지급된 수수료는 원고별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원고가 지급받은 월별 수수료 간에도 편차가 있다. 피고는 위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아)

원고들은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원고들의 대부분이 소상공인진흥공단,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창원시에 소기업 또는 소상공인에게만 지원되는 재난지원금(그 명칭은 지급주체에 따라 다소 상이하다)을 신청하여 이를 지급받았다.

자)

이 사건 계약 제8조에서 “매장 측인 백화점이 을의 불성실한 영업태도 또는 을의 기타 품위문제, 절대매출, 실적대비 등의 이유로 제재조치를 취할 경우 갑은 을과의 본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도 해당 백화점 내에서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백화점 측과 체결한 계약상 의무를 준수하여야 하는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현재언 최윤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