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14. 선고 2020가합59877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7,078,800원 및 이에 대한 2020. 12. 10.부터 2024. 8. 14.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방화구획재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도장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물품공급계약서 및 협정서의 체결

1)

피고는 한국전력공사가 시행하는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용역 입찰에 응찰하기 위한 자격(방화구획재 공사에 관한 시공 인증) 요건을 갖추기 위하여 2017. 5. 12. 원고와 사이에 Silicone RTV Foam Mixing기 1대, 방화구획재 두께 측정기 1대(이하 '이 사건 두께측정기'라 한다), 고상형 밀도측정기 1대(이하 위 장비들을 '이 사건 장비들'이라 통칭한다)를 합계 40,000,000원으로 정하여 공급받는 내용의 물품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공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급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는 2017. 5. 12.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용역 입찰에서 낙찰되는 경우 원고가 그 공사를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정서(이하 '이 사건 협정'이라 한다)를 체결하였고,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한편, 피고는 이 사건 공급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장비들을 매수하여 2017. 7. 10.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시공 인증을 받았고, 이후 한국전력공사로부터 '2017년 직할 관내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2018~2019년 전라제주권 방화구획재 설치공사'를 수주하였다.

4)

원고와 피고는 '2018~2019년 전라제주권 방화구획재 설치공사'부터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3항이 정한 공사실행금의 비율을 총액공사는 75%, 별건공사는 70%로 변경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다.

이 사건 두께측정기의 고장 등

1)

피고는 2020. 1.경 이 사건 두께측정기가 고장이 난 것을 발견하였고, 2020. 3.경 원고에게 이 사건 두께측정기를 포함한 이 사건 장비들의 반환을 요구하여 위 장비들을 반환받았다.

2)

피고는 2020. 6.경 C과 사이에 방화구획재 두께측정기 개발 계약서를 체결하였고, C에게 개발 비용으로 2020. 6. 8. 3,868,000원을, 2020. 7. 29. 4,000,00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3항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도급대금에서 산재보험료 등의 지급을 제외한 것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1조 제2항 제8호가 정한 부당감액행위에 해당하고,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3항으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②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3항이 무효이므로 이 사건 협정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약정금으로 합계 34,438,75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수주한 '2017년 직할 관내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및 '2018~2019년 전라제주권 방화구획재 총액공사'에 관하여 직원 D, E를 고용한 후 원고에게 파견하여 일을 하도록 하였으므로 이 사건 협정에 따라 피고가 고용한 D, E의 급여와 경비를 모두 부담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D, E의 급여 1/2만 부담하고 나머지 1/2은 원고의 공사대금에서 공제하였으며 경비는 전액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D, E의 급여 및 경비 명목의 약정금 7,078,8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는 이 사건 협정을 위반하여 ① '2020~2021년 광주전남본부 방화구획재 총액공사(변전운영부)', ② '154kV F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③ '[재공고] 154kV G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④ '154kV H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⑤ '154kV I 건설공사(방화구획재재설치)', ⑥ 'J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설비보강부)', ⑦ '345kV K 용량부족 차단기 대체공사', ⑧ 'L시험장 방화구획재 설치공사'를 수주하였음에도 이를 원고에게 하도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8개 공사를 원고가 75% 또는 70%의 금액으로 하도급받아 수행하였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윤 합계 441,041,72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의 임원이나 직원이 시공관리책임자로 선임되어 방화구획재 설치공사를 지휘, 감독하고 피고가 원고로부터 공사에 필요한 필수장비를 매수하였는바, 이 사건 공급계약은 하도급계약에 해당하지 아니므로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2)

원고가 피고에게 판매한 이 사건 두께측정기는 2020. 1.경 고장이 났고, 피고가 원고에게 수리를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수리를 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0. 2.경 원고에게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4항의 위반으로 이 사건 협정을 해지하고 2020. 3.경 계약 해지를 전제로 이 사건 장비들을 반환받았으므로, 이 사건 협정에 따른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3항으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약정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협정이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하도급 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

하도급법 제2조 제1항은 "이 법에서 '하도급거래'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위탁(가공위탁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 수리위탁 · 건설위탁 또는 용역위탁을 하거나원사업자가 다른 사업자로부터 제조위탁 · 수리위탁 · 건설위탁 또는 용역위탁을 받은 것을 수급사업자에게 다시 위탁한 경우, 그 위탁을 받은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것을 제조 · 수리 · 시공하거나 용역수행하여 원사업자에게 납품 · 인도 또는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수주한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용역을 위탁하는 방법으로 위 공사를 하도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1, 2항은 피고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수주하는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의 시공과 행정업무를 포함하여 공사와 관련하여 필요한 모든 업무를 원고가 수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협정에 따라 피고가 수주한 '2017년직할 관내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2018~2019년 전라제주권 방화구획재 설치공사'를 수행하였다.

2)

건설산업기본법 제40조 제1항에 의하면 건설사업자는 건설공사 현장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건설기술인을 1명 이상 배치하여야 한다. 이에 피고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방화구획재 설치공사를 도급받은 건설사업자로 위 조항에 따라 피고의 직원인 D을 '2017년 직할 관내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2018~2019년 전라제주권 방화구획재 총액공사'의 현장대리인으로, M을 'N변환소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의 시공관리책임자로 각 선임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협정에 따라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의 실제 시공 업무를 수행한 이상 단지 피고의 위 현장대리인 등 선임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거래 관계가 하도급이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

3)

한국전력공사는 방화구획재 전문회사 평가 기준으로 이 사건 장비들을 반드시 확보할 것을 정하고 있고, 방화구획재 전문회사가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시 적정한 장비를 투입하지 않은 경우 자격제한 등 제재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방화구획재 전문회사 평가기준 및 공사 조건에 따라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장비들을 구매하고 원고가 이를 사용하여 공사를 수행한 것이므로, 단지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장비들을 구매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거래 관계가 하도급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없다.

나.

하도급법 제11조 제2항 제8호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하도급거래 제11조 제1항은 "원사업자는 제조등의 위탁을 할 때 정한 하도급대금을 감액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한 경우에는 하도급대금을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 제8호는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라 원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고용보험료,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그 밖의 경비 등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행위'를 원사업자의 정당한 사유에 의한 행위로 보지 아니한다고정하고 있다.

하도급법 제11조 제1항의 '하도급대금의 감액'이라 함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할 때 정한 하도급대금을 전액 지급하지 아니하고 그 금액에서 감액하여 지급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여기서 '위탁을 할 때'라 함은 원칙적으로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하는 시점을 의미한다.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원고에게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용역을 위탁(하도급)하였는데, 그 위탁을 할 때 하도급 대금으로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3항에서 '도급내역서상의 산재보험료,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 연금보험료, 노인장기요양보험료, 건설기계대여금수수료, 퇴직공제부금, 하도급지급보증수수료 등 각종 정산보험료를 제외한 금액에서 총액공사는 70%, 별건공사는 65%를 공사실행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용역을 위탁할 당시에 정한 위 하도급대금을 이후에 정당한 사유 없이 감액하여 지급하였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과 입증이 없는 이상,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자체로 하도급법 제11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 해당 여부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주관적으로 그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한 폭리행위를 규제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피해 당사자가 궁박한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상대방 당사자에게 그와 같은 피해 당사자 측의 사정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 즉 폭리행위의 악의가 없었다거나 또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면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38927 판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3572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방화구획재 공사 전문회사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이 사건 장비들을 반드시 확보하여야 하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장비들을 공급하는 소수의 업체들 중 하나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협정 체결 당시 피고가 독점적,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거나 원고가 궁박, 경솔, 무경험의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피고의 직원들에 대한 급여 및 경비금 등 약정금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2017년 직할 관내 방화구획재 설치공사' 및 '2018~2019년 전라제주권 방화구획재 총액공사'에 관하여 고용하여 파견한 직원 D, E의 급여 1/2 및 경비 합계 7,078,800원을 원고가 부담한 사실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7,078,8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12. 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8. 1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이 사건 협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이 사건 협정 해지의 적법 여부

1)

원고의 채무불이행

가)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4항이 "원고가 피고의 공사 수행시에 장비의 사용 및 유지 관리는 원고의 책임으로 유지관리하여야 하며, 공사의 종료시에는 즉시 타 현장에 투입하여 작업이 가능한 상태로 관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두께측정기의 사용 및 유지, 관리 의무가 있다.

나)

한편, 피고는 2020. 1.경 원고가 이 사건 공급계약에 따라 공급한 이 사건 두께측정기의 고장을 발견한 사실, 이후 피고가 2020. 6.경 C과 사이에 방화구획재 두께측정기 개발 계약서를 체결하였고 C에게 개발 비용으로 2020. 6. 8. 3,868,000원을, 2020. 7. 29. 4,000,000원을 각 지급하여 새로운 방화구획재 두께측정기를 납품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4항이 정한 이 사건 두께측정기의 유지, 관리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두께측정기를 개발한 엔지니어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하여 O을 통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두께측정기를 수리할 수 있는 엔지니어인 C을 알려주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증인 P의 증언만으로는 원고가 O을 통하여 피고에게 C을 알려주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아가 설령 원고가 O을 통하여 피고에게 C을 알려주었다고 하더라도, 단지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협정상 이 사건 두께측정기의 유지, 관리의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피고의 이 사건 협약의 해지 통지

가)

관련 법리

계약해지의 의사표시는 반드시 그 상대방에게 명시적으로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으로 할 수도 있는바, 법정 혹은 약정해지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당사자가 경매신청 등 계약의 해지를 전제로 하는 행위 또는 기존 계약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음을 파악할 수 있는 어떤 외부적, 객관적 행위를 하고, 그에 따라 상대방도 그와 같은 사정 때문에 계약이 종료됨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던 경우라면, 그로써 계약해지의 효과는 발생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다62492, 6250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을 제8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2020. 3.경 원고에게 이 사건 두께측정기를 포함한 이 사건 장비들의 반환을 요구함으로써 이 사건 협약을 유지할 의사가 없음을 파악할 수 있는 외부적, 객관적 행위를 하였고, 원고도 이를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협약은 2020. 3.경 적법하게 해지되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한국전력공사는 방화구획재 시공업무 절차서에 '적정 기술인력 및 장비가 투입되지 않은 경우', '현장 실사시 기술인력, 장비 등 결격사항 발생'시 방화구획재 전문회사의 자격제한 또는 자격취소에 의한 계약을 해지하도록 정하여 방화구획재 설치공사시 이 사건 장비들이 적정하게 투입되도록 정하고 있다.

(2)

이 사건 협정 제1조 제4항은 "원고가 피고의 공사 수행시에 장비의 사용 및 유지 관리는 원고의 책임으로 유지관리하여야 하며, 공사의 종료시에는 즉시 타 현장에 투입하여 작업이 가능한 상태로 관리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원고가 피고의 공사업무를 수행하는 시기는 물론 공사가 종료된 경우에도 이 사건 장비들을 계속 점유하면서 다음 공사 현장에 투입이 가능하도록 관리할 것을 정하고 있다.

(3)

위와 같은 이 사건 공급계약 및 이 사건 협정의 체결 경위,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의 전체적인 거래 구조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장비들을 매수하여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방화구획재 공사 시공인증을 받아 방화구획재 설치공사를 수주한 후 원고에게 위 공사를 하도급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장비들을 유지, 관리하여 위 공사를 수행하게 하고 그 대가로 위 공사대금의 일정 비율을 원고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장비들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거래 관계 발생 및 유지에 필수적 요소라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사정은 거래당사자인 원고와 피고 모두가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는 이 사건 두께측정기가 고장이 난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를 수리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고는 2020. 3.경 원고에게 고장이 난 이 사건 두께측정기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협정의 유지에 필수적인 이 사건 장비들 전부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위 요구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5)

피고는 2020. 6.경 피고의 비용으로 C과 사이에 방화구획재 두께측정기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두께측정기를 납품받았다.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장비들을 반환받은 후 새로운 두께측정기를 납품받기까지 원고는 이 사건 협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이 사건 협정에 따른 공사 수행을 위하여 필수적인 이 사건 장비들의 반환 또는 점유 이전을 요구하거나 추후 공사 계획 등에 관하여 논의한 사정은 확인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빈(재판장) 황윤정 남원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