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22.부터 2021. 3. 11.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9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2. 9. 1.부터 2018. 7. 23.까지 서울 중구 C에서 'D'라는 상호로 의류도매업을 운영하였다.
원고는 2015. 9.경부터 2018. 4.경까지 피고의 위 사업장에서 의류 제작에 필요한 시장 조사, 의류 디자인, 업체 미팅, 원단 주문, 하청 공장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지급한 금전의 내역은 별지와 같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지위로 매월 1,800,000원의 급여를 받고 재직하였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2017. 2.부터 2018. 4.까지의 근무기간에 해당하는 임금 중 11개월분 19,800,000원(= 1,800,000원 × 11개월)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그 미지급 금액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업무위탁계약을 맺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피고의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에게 업무위탁에 따른 수수료를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에게는 임금지급의무가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삼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에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원고의 근무형태와 성격, 보수체계, 지휘감독관계 등을 모두 종합하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가 담당한 의류 제작 업무는 피고의 사업 중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하고, 원고는 의류 디자인, 원단 종류와 수량 등에 관한 피고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피고의 사업장에서 판매할 의류를 디자인하고 그에 맞는 원단을 주문하거나 하청업체에 제작을 의뢰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별지 지급내역을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150만 원에서 180만 원까지의 금액을 10만 원 단위로 증액하여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고(다만 지급일자는 매월 조금씩 차이가 있다), 2015. 10. 24. 2,024,000원, 2015. 12. 9. 2,000,000원, 2016. 4. 30. 1,000,000원, 2016. 6. 30. 500,000원, 2017. 10. 27. 587,600원, 2018. 1. 17. 50,000원 등 지급일이나 금액이 불규칙적인 경우가 있으나, 이는 원고가 기래처에 대납한 원단대금 등 업무수행에 소요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하여 보수와 별도로 또는 보수에 포함하여 지급한 것이거나 상여금과 같은 비정기적인 보수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보수는 매월 수행한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결과에 비례하여 지급된 수수료가 아니라, 일정하게 담당하는 것으로 정하여진 근로 자체를 대상으로 지급된 급여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의류디자인이나 제작 등을 위탁하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개별적인 위탁의 시기, 위탁 업무의 내용, 수수료 산정방식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원고가 매일 정해진 시각에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시장 조사, 원단 업체나 의류 공장 방문 등 외부 근무가 주된 근무 형태인 원고의 업무 특성상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원고의 급여를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고, 원고가 4대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는 사정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들로서 쉽사리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만한 사정이 되지 못한다.
피고가 지급할 임금의 범위
별지 지급내역에 의하면 원고는 급여가 증액되어 2016. 4. 이후로 계속 월 1,800,000원씩 받아 오다가, 2017년 3월분부터 7월분, 9월분, 12월분, 2018년 2월분부터 4월분 합계 10개월분 월 급여 18,000,000원(= 1,800,000원 × 11개월)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9. 8. 10.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3. 1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위 인정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위 금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김현석 당우증
각주1) 지급 내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