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노2638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은 2018. 3. 6.부터 2018. 3. 8.까지(이하 '이 사건 쟁점기간'이라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이하 '피해 근로자들'이라 한다)의 사용자가 아니고,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임을 미필적으로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고,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쟁점기간 동안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였고, 피고인도 이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다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부분

1)

사건의 경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2017. 12. 5.경 주식회사 O(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P, 이하 'O'라 한다)로부터 서울 영등포구 E건물 3층 공사현장의 경량공사 등(이하 'D 공사'라 한다)을 수급하였다.

②

C은 D 공사 중 목공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Q이 경영하는 R 주식회사(이하 'R'라 한다)에 하도급하였다. Q은 피해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판결문 4면에서 8면에 걸쳐 아래와 같이 자세하게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을 설시하고, 이를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쟁점 기간 동안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였고, 피고인도 이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이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가)

2018. 2. 27.부터 2018. 3. 5.까지의 기간 동안 피고인을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

①

C의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현장소장 역할을 담당한 N가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 근로자들에게 비용은 책임질 터 이니 Q의 철수는 신경쓰지 말고 계속해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여 2018. 2. 27.부터 적어도 2018. 3. 5.까지는 피해 근로자들이 이 사건 공사를 계속해 왔고, 그 기간 동안 피해 근로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증거기록 제15, 126, 127쪽), 피해 근로자들의 한 사람인 F 역시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동일한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제56, 57쪽), ② C이 위 기간(2018. 2. 27.~2018. 3. 5.)동안 발생한 피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한 점, ③ N는 피고인에게 위 금원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를 하였다고 진술한 바, 이는 'C은 2018. 2. 27.경부터는 인수인계를 해 준 것밖에 없을 뿐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아예 철수함에 따라 그 무렵부터는 이 사건 공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 변소와 배치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Q이 철수한 무렵인 2018. 2. 27.부터 적어도 이 사건 쟁점기간 시작일 전날인 2018. 3. 5.까지는 피고인이 피해근로자들의 사용자임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쟁점기간 동안 피고인을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

①

피해 근로자들이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쟁점기간 동안에도 N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바(증거기록 8쪽), 위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별다른 정황은 보이지 않는 점, ② N, 과장 T은 적어도 2018. 3. 중순까지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입하였던 바, 이는 이 사건 쟁점기간동안 이 사건 공사현장을 관리, 감독하기 위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③ N는 이 사건 쟁점기간 동안 피해 근로자들의 작업인원 현황을 체크하고, 그 노무비를 계산하여 일일 작업인원 현황 및 노무비 지출 정산서를 작성하였던 바, 이 사건 쟁점기간이 시작되면서 O가 고용승계를 하였다면, C 측에서 이 사건 쟁점기간 동안의 작업인원 현황을 체크하거나 그 노무비를 정산할 이유가 없고, N의 O와 노무비에 관한 다툼이 생길 것을 염려하여 위 정산서를 작성하였다는 취지의 진술 등은 고용승계를 이미 마쳤다면 그와 같은 다툼이 생길 이유가 없다는 점 등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 내용이라는 점, ④ 피해 근로자들은 2018. 3. 8. 근무를 마친 저녁 무렵 N로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하라는 요청 또는 지시를 받았던 점, ⑤ 피해 근로자들은 N의 요청 또는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하던 2018. 3. 9. 오전 N를 찾아와 이 사건 쟁점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였고, N는 당일 저녁에 입금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던 점(공판기록 64, 65쪽, 증거기록 134쪽)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쟁점기간 동안의 사용자 역시 피고인으로 봄이 상당하다.

3)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또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보태어 보면, D 공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한 피고인의 포괄적인 업무 위임을 받은 N와 피해 근로자들 사이에는 이러한 N의 지휘감독에 따라 피해 근로자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노임을 지급받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묵시적 내지 암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러한 관계가 이 사건 쟁점기간에 걸쳐서도 지속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쟁점기간동안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역시 임금 지급에 관한 보고를 받는 등으로 사용자의 지위에서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가 있음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용인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어 피고인에게 그 임금 미지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1)

2018. 2. 27.부터 2018. 3. 5.까지의 기간 동안 피고인을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

①

R의 대표이사 Q이 2018. 2. 27. 현장에 나오지 않자(증거기록 80쪽 등), 그 날 오전 C의 이사이자 이 사건 공사현장을 포함한 D 공사현장에서 총괄책임자로서 현장관리 업무를 담당한 N는 피해 근로자들에게 Q이 잠적하였음을 알려주었고, 이에 공사현장에서 철수하려는 피해 근로자들에게 철수하지 말고 계속하여 공사를 진행하여달라는 취지로 요청하면서 피해 근로자들 측에 자신의 명함을 교부하였으며, 이에 피해 근로자들은 2018. 2. 27.경부터 N의 지시를 받으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였고, Q의 잠적 이후 이 사건 공사현장은 C에서 관리하게 되어 N가 그 날부터 작업인원 현황 등을 체크하면서 작업을 진행하였던 만큼, N가 피해 근로자들에게 직접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던 점(공판기록 62, 63, 65, 66, 68, 91, 98, 104쪽, 증거기록 15, 126,127쪽), ② N는 이 사건 공사 현장과 관련된 스케줄을 관리하는 총괄 책임자로서 대부분의 현장 업무는 피고인의 지시를 받지 아니한 채 N 자신의 판단으로 지시한다는 것인 바(공판기록 105, 112쪽), 업무 체계가 그와 같다면 피고인은 N에게 이 사건 공사를 포함한 D 공사에 관하여 포괄적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봄이 상당한데, 피해 근로자들을 계속 근무케 하기 위한 근로계약을 대신하여 체결할 권한 역시 위 포괄적 권한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N가 피해 근로자들에게 Q의 잠적 이후에도 계속 공사를 진행토록 하면서 그 지시감독을 한 것 역시 피고인으로부터 위임받은 범위 내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다른 한편 N는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이 지급되기 위해서는 대표인 피고인에게 보고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으며(증거기록 129쪽), 원심에서 '피고인에게 피해 근로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보고를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던 바(공판기록 97, 98쪽), 그렇다면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들에게 2018. 2. 28, 2018. 3. 2, 2018. 3. 5. 각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인은 공사지연의 원인이 발주처의 수시 변경 및 O의 자금난에 있으므로 C에게 그 책임이 없고, 원발주처의 책임추궁의 경우 C이 아직 공사대금을 덜 받은 상태이므로 책임 추궁을 받을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N가 피고인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보고를 한 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S 측에서 공사 지연의 문제로 O를 제외한 모든 하수급업체를 공사 현장에서 퇴출시켰던 것으로 공사 지연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또한 공사가 지연된 이상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한 C으로서는 원발주처에 대한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며{나아가 C과 O 간에 누구의 책임인지 여부조차 갈등이 있었다고 보인다(증거기록 71, 72쪽)}, C은 근로자 5명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으로, 공사대금을 다 받지 못한 상황에서 C으로서는 책임추궁으로 인해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위험을 고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을 것이라고 봄이 경험칙에 부합하는 바, N로서는 피해 근로자들을 계속 근무케 하기 위하여 직접 임금을 지급할 필요성이 있었고, 그러한 비용이 지급되기 위해서는 대표인 피고인에게 보고되었어야 한다고 보이는 만큼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③ C에게 당시 D 공사에 관한 권한이 없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대로 인수인계 등을 위하여 N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머물러 있었고 그 일환으로 피해 근로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업무를 지시하였다면 O와의 관계는 별론으로 하고 C의 그러한 권한 여부가 피해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관계 인정에 영향이 미친다고 볼 것은 아니라는 점, ④ 한편 피고인은 2018. 2. 27.부터 2018. 3. 5.까지의 임금은 R에서 지급하여야 하는 금원을 도의상 대신 지급하여준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N 스스로 현장에서 철수하려는 피해 근로자들에게 그 노임을 책임질 터이니 계속 공사를 진행하여 달라고 요청하여 피해 근로자들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만큼 위 기간 동안 지급된 금원은 임금의 성격을 가지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2018. 2. 27.부터 2018. 3. 5.까지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일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2)

이 사건 쟁점기간 동안 피고인의 사용자성 여부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쟁점기간에도 여전히 피고인이 N를 통하여 피해 근로자들에게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 등으로 그 직전 기간 동안의 관계가 지속됨에 따라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미지급한 데에 대한 인식 및 용인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N는 원심 법정에서 '2018. 3. 5.경 F에게 C이 더 이상 현장 진행을 하지 않으며, O 측(X 상무)에서 업무 지시를 하고 임금을 줄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하였다.

2018. 3. 6.경부터는 O 측 5-6명의 직원들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되어 피해 근로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공판기록 92 내지 94쪽). 한편, 피해 근로자들 측을 대표한 작업반장 F는 'N로부터 2018. 3. 5.경 위와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바 없고, 다만 2018. 3. 8.경 아침에서야 O 측으로부터 앞으로 자신들이 책임을 지겠다는 등의 얘기를 들은 바 있으며, 2018. 3. 8. 일이 끝나고 N로부터 철수요청을 받고, 2018. 3. 9.경 목수연장을 가지러 이 사건 공사현장에 갔다가 만난 N에게임금지급을 요청하여 N로부터 그날 저녁에 입금해준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도 그 입금이 되지 않아 다시 통화하였더니 N가 2018. 3. 10. 자신들이 청구하는데 나중 뭔 일이 있으면 전화하라면서 X 상무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어 X 상무는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이 사건 쟁점기간에도 여전히 N의 업무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N의 진술과는 다른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공판기록 67, 68쪽, 증거기록 131, 132쪽). N의 진술대로라면 2018. 2. 27.부터 O 측에 인수인계를 해주기 시작하였다면서도(공판기록 96쪽), 2018. 3. 5.이 되어서야 피해 근로자들에게 더 이상 업무지시를 하지 아니할 것임을 공지하였다는 것이어서, 그 진술자체로도 그 공지시점이 이례적이므로, 그와 같은 공지시점 자체가 임금 지급일과 관련하여 사후적으로 특정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 근로자들은 2018. 3. 6. 이전에 N로부터 지시받은 업무를 3. 6. 이후에도 중단하는 등의 사정없이 지속하였다. 한편 N의 진술대로라면 위와 같은 공지 후인 2018. 3. 8.에 자신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수할 것을 요청하였다는 것인바, 2018. 3. 5. 이후에 O 측에서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지시가 있었다면 철수요청만 따로 보아 O 측에서 N에게 전하여줄 것을 요청하였다는 것 역시 이례적이라고 보이고, 오히려 2018. 3. 8. 이전에도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지시를 하였으므로 위 지시의 연장선상에서 N의 철수요청이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피해 근로자들이 의문을 가지지 않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수하면서 N에게 2018. 3. 9. 임금 지급을 청구하였다는 피해 근로자들 측의 진술이 경험칙에 비추어 훨씬 자연스럽다. 또한 2018. 3. 8.경 O 측에서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얘기하였던 바(증거기록 69쪽 등), N의 진술과 같이 그 이전부터 피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O에서 책임지기로 하였다면, O 측에서는 2018. 3. 6.경부터 4-5명의 직원들이 공사 현장에 있었는데도 그로부터 2일이 지나서야 현장근로자들을 모아놓고 그러한 취지로 얘기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우며, 피해 근로자들이 Y 등 O 소속의 직원으로부터 2018. 3. 6.경부터 업무에 관한 지시를 받았다는 등의 사정을 기록상 전혀 찾아볼 수도 없다. F는 2018. 3. 8. 오전경 새로운목공 노동자들 3~4명이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진술하는 바(공판기록 75쪽), 이와 같은 사정 역시 2018. 3. 8.경에 이르러서야 O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개입하였다는 정황에 부합한다. 마지막으로 N의 진술대로라면 O 측에서 먼저 피고인에 대해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한 권한을 박탈하였고 고용승계가 확실하게 이루어졌으며 C 측은 N와 T이 단지 인수인계를 위하여 보조하였다는 것으로 더 이상 비용분쟁이 있을 여지가 없게 되었는바, 그런데도 O 측과 사이에 노무비 등의 비용분쟁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 역시 그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N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낮고, 반면 2018. 3. 6. 이후에도 N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피해 근로자들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

②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들 측이 O의 Z 과장으로부터 임금과 관련하여 연락을 받은 적이 있고, Z 과장이 피해 근로자들 측에 출력일보를 올려달라고 하여 피해 근로자들이 이를 보내기도 하였을 뿐 아니라 2018. 4. 10.에는 O의 대표이사인 V를 상대로 하여 임금 지급에 대한 진정을 제기한 바, 피해 근로자들 역시 V를 사용자로 보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피해 근로자들이 최초의 임금 지급 청구를 2018. 3. 9. N에게 하였고, 이에 N가 문제가 생기면 X 상무에게 연락을 해보라고 하면서 X 상무의 연락처를 주었던 점(공판기록 66쪽), ㉡ 이에 피해 근로자들이 X 상무에게 연락을 하게 되었던 점(공판기록 70쪽), ㉢ 피해 근로자들 중 한 명이자 작업반장인 F는 자신이 작성한 출력일보를 N에게 주었고, 그 이후 Z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6일 내지 8일 동안 투입된 품수를 산정해서 그 내용을 종이에다 쓴 다음에 사진을 찍어서 휴대폰으로 Z에게 보내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공판기록 78, 79쪽), ㉣ 피해 근로자들 측은 2018. 2. 27. 자신들을 고용한 Q의 잠적 소식을 접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하려는 자신들에게 계속 일을 해달라는 N로부터 받은 N의 명함에는 P(O의 변경 전 상호) 소속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관계로 N가 O의 직원이라고도 생각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N는 그 명함에 기재된 소속과 관련하여서는 C에 대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의 출입이 제한된 가운데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을 위해 2018. 2. 27. 무렵에는 그와 같은 명함을 이용하였지만 자신은 C의 직원임을 분명히 밝혔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이 피해 근로자들이 V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다는 사후적인 사유만으로 이 사건 쟁점기간 당시에 피해 근로자들이 V를 사용자로 인식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나.

양형부당 주장 부분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에서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피건대, 피고인이 동종의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그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각 참작하되, 그 밖에 당심에서유의미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피고인이 양형부당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섭(재판장) 반정모 차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