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2021. 10. 16.까지 채권자가 채무자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20,000,000원을 임시로 지급하라.
제1, 2항은 채권자가 이 결정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채무자를 위하여 담보로 50,000,000원을 공탁하거나 이를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4은 채권자가, 나머지는 채무자가 각 부담한다.
이유
신청이유의 요지
채무자는 2019. 10. 17. 채권자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함에도, 채무자는 2019. 11. 1. 구두로 채권자를 해고한다고 통지하고 그로부터 약 1개월이 경과한 2019. 11. 26. 비로소 서면으로 해고통지를 하였다. 이와 같은 해고는 위 근로기준법 조항에 반하여 무효이고, 나아가 채무자는 근무지 무단이탈, 인 터넷 마케팅 관련 근무 태만, 이력서 허위 기재를 해고 사유로 주장하나, 정당한 해고 사유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채권자는 채무자의 근로자 지위에 있으므로, 이에 채무자를 상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근로자지위확인 및 임금 지급이 중단된 날인 2020. 3. 4.부터의 임금 지급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판단의 기초가 되는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퇴직 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해당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는 2019. 10. 17. 채무자와 사이에 연봉 4,400만 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계약 기간을 2020. 10. 16.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분양 마케팅팀에서 대리로 근무를 시작하였다. 위 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2019. 11. 1.자로 자신을 부당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2019. 11. 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2. ‘채무자가 2019. 11. 26. 채권자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채권자를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고 판정하였다.
채무자는 위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2020. 4. 21. 채무자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 채무자는 이에 불복하여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66749호로 소송 계속 중이다(이하 ‘이 사건 관련 소송’이라 한다).
채권자가 2019. 11. 1. 점심 식사 후 채무자의 본사에서 용인에 소재한 분양사무실로 이동하던 중, 채무자의 대표이사는 근무지 이탈을 사유로 해고를 통보하고 채무자의 본사로 복귀하라는 지시를 하였고, 채무자 회사의 이사 C은 본사에 복귀한 채권자로부터 회사 물품을 모두 회수한 점, C은 같은 날 17:00 채권자와 면담하면서 ‘퇴사 일자는 2019. 11. 1.이 될 것이다.’라고 발언한 점, 채권자는 2019. 11. 1.부터 채무자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채무자는 이후 2019. 11. 26. 서면으로 수습종료를 통보하기 전까지 채권자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은 점을 종합하면, 채무자는 2019. 11. 1. 근로자인 채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채무자의 일방적인 의사로 근로관계를 종료함으로써, 채권자를 해고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리고 채무자가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반하는 위와 같은 해고는 무효이다.
설령 채무자가 2019. 11. 26.자 수습종료 통보를 통하여 채권자를 해고한 것으로 보더라도, 채무자가 주장하는 근무지 무단이탈, 인터넷 마케팅 관련 근무 태만, 이력서 허위 기재 등의 해고 사유는 모두 부존재하는바, 이는 사회통념상 상당한 사유 없이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인 채권자를 해고한 것으로서 부당하다.
한편 채무자는 2020. 3. 4. 채권자에 대하여 복직명령을 함과 동시에, 안성시 D에 소재한 ‘안성 물류창고 현장’으로 근무지를 변경하였다. 위 인사명령에도 불구하고 채권자는 위 근무지로 출근하지 않았고, 채무자는 2020. 3. 4. 이후 채권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채무자는 2020. 9. 17. 채권자에게 이 사건 계약 제6조 제1항에 따라 2020. 10. 16. 계약 기간이 만료될 예정임을 통지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앞서 본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 결과 및 이유, 채권자가 2019. 11. 1. 무렵 채무자의 임직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 옮겨진 녹취록(소갑 제6호증)의 기재에다가, 채무자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채무자 임직원들의 진술서는 채무자와 해당 임직원들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본안소송에서 증인신문 등 면밀한 증거조사 절차를 거치기 전까지는 이를 섣불리 신빙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할 때, 본안소송에서의 면밀한 증거조사와 심리 결과 달리 판단될 수는 있으나, 현 단계에서는 채무자의 채권자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그 해고 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하여 무효라고 볼 여지가 크다.
또한 채무자는 이 사건 계약이 기간 만료로 인하여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나, 위 계약 제6조에서 계약 기간을 2019. 10. 17.부터 2020. 10. 16.까지로 정하면서(제1항), 채권자와 채무자가 계약 만료 1개월 전에 상대방에게 별다른 통지를 하지 아니할 경우 1년간 자동연장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제2항), 채무자는 이 사건 계약 만료일로부터 29일 전인 2020. 9. 17. 비로소 채권자에게 2020. 10. 16. 계약 기간이 만료될 예정임을 통지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한 점(한편 위 우편이 채권자에게 도달하였는지 여부 및 그 시점 또한 명확하지 않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 사건 계약 제6조 제2항에 따라 위 계약은 2020. 10. 17. 1년간 갱신되었고, 채무자가 이를 위반하여 계약갱신을 거절하더라도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볼 여지가 크다(채무자는 1년의 계약 기간이 만료됨과 동시에 계약이 종료된다는 점에 채권자와 채무자의 의사가 일치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그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하여 줄 것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되고, 채무자가 채권자의 근로자 지위를 다투는 이상 그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다만 갱신 이후의 계약 기간에 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그 기간을 2021. 10. 16.까지로 제한하기로 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자가 채무자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볼 여지가 크므로, 이 사건 신청 중 임금 지급 부분도 그 피보전권리가 소명된다.
나아가 채무자가 채권자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며 채권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온 점, 채권자가 지급받았던 월 급여, 채권자의 가족관계, 채권자와 그 가족의 재산 현황 및 현재의 경제적 상황, 채권자가 근무하지 못한 기간, 이 사건 신청 및 이 사건 관련 소송의 진행 경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20,000,000원의 임시 지급 범위 내에서는 그 보전의 필요성 또한 인정된다(다만 위 범위를 넘는 신청 부분에 대하여는, 채권자가 현재까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본안판결 전에 미리 가처분으로써 시급하게 지급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
한편 채권자는 채무자의 의무 위반에 대비하여 간접강제도 함께 신청하였으나, 채무자가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도 불구하고 이에 위반하여 임금 지급을 거부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데다가, 만약 그와 같은 사정이 발생한다면 별도의 신청으로 간접강제를 구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1. 3. 8.
판사 송경근(재판장) 신일수 원도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