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냉장·냉동식품 제조업, 가공업, 운반업, 판매업 및 보관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9. 9. 1. 피고와 사이에 용차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피고와 체결한 운송계약에 따라 피고의 물류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피고가 화주로부터 운송을 위탁받은 냉동·냉장 화물 등을 피고의 거래업체들에게 배송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은 계속 연장되어 오다가, 사고로 운송차량이 파손되어 운송이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2019. 6. 18. 종료되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62,551,358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6. 19.부터 2019. 7. 4.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용차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배송할 물품, 수량, 배송지 등을 특정하여 운송을 지시받으면 이를 배송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로부터 월 급여를 받았는바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55,560,948원 및 미사용 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연차휴가수당 6,990,410원 합계 62,551,35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물품배송업무를 위탁받기로 하는 내용의 운송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가 지정하는 물품 등을 운송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로부터 매월 운송료와 유류비, 유료도로비를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채택한 증거,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인정한 사실과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는 자신에게 배정된 배송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만 하면 그 업무 수행을 위한 운행경로의 선택, 퇴근 시간 등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별다른 간섭을 받지 않았고, 배송을 완료하면 퇴근 전에 특정한 장소에서 근무 또는 대기할 필요 없이 퇴근할 수 있었다. 원고가 피고의 지시를 위반하는 경우 일정한 제재를 받는 등의 불이익은 없었고,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규율을 받았다는 사정도 없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운송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이 매월 일정하지가 않고 상당한 편차가 있으며, 원고는 피고로부터 실제 운행거리 및 운송횟수(= 화물운송업무라는 일의 완성 결과)에 따라 운임을 지급받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 지급된 금원은 배송업무를 수행한 원고의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보다는 배송업무 수행의 대가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에게 출발(상차)장소, 도착(하차)장소, 도착시한을 지정하여 주기는 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화주와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한 계약당사자로서 그 운송을 직접 수행할 원고에게 화물운송의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여 운송을 의뢰하고 그 준수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화물운송계약의 기본적인 내용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이를 들어 원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원고는 배송업무 수행에 요구되는 차량의 실제 소유자로서 원고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자신의 비용으로 차량을 유지·관리하면서(피고로부터 요청받은 물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유류비, 유료도로비를 제외한 차량에 대한 제세공과금, 보험료, 차량유지비 및 수리비 등은 모두 원고가 부담하였다), 물품배송 중 사고로 인한 책임이나 그로 인하여 발생한 비용도 모두 원고가 부담하였다. 반면 피고는 원고에게 배송업무만 배정하였을 뿐 원고가 운행한 차량의 관리 등에 관하여 특별히 관여하거나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별도의 비용도 부담하지 아니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는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운송사업을 영위하였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 및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원고의 차량을 이용한 배송업무 수행을 규정하고 있을 뿐, 피고의 배송업무를 반드시 원고 스스로 수행하여야 한다는 제약은 없었던 점에 비추어 원고는 배송업무를 자신이 직접 수행하거나 또는 제3자를 고용하여 수행하거나 상관없이 배정된 배송업무를 완료하기만 하면 일정한 금원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다만 여건상 실제로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피고의 배송업무를 수행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시 원고의 복장, 차량관리상태, 근무태도 등 불량이나 교통법규위반, 차량사고 등의 경우에 미리 정하여진 벌점 규정에 따라 벌점을 부과하였고, 연간 누적 벌점이 100점을 초과하거나 3년간 누적 벌점이 250점을 초과한 경우 계약을 해지하기로 약정하였으나, 이는 성실하고 안전한 차량 운행을 유도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제품운송이 정확하고 차질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서로 간에 양해된 사항이기도 하다.
원고는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과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소득에 대해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가단5073436
판결선고
2022. 12. 27.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