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6. 27. 선고 2021가단5128787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75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18.부터 2023. 6. 2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40%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21. 2. 28.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서울 강남구 D, 3-4층 소재 E 어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에서, 기간 2021. 3. 1.부터 2022. 2. 28.까지, 소정 근로시간 오전 9:00부터 오후 5:30까지(휴게시간 12:30 ~ 13:30까지 1시간), 월급 250만 원(식비 10만 원 포함)으로 정하여 원어민 담임교사로 근무하는 내용의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2020. 2. 28. 이후 계약을 연장한 것이다). 피고 B는 2020. 4.경부터 이 사건 학원 부원장으로 근무하다 2020. 9.경부터 이 사건 학원의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21. 5. 26.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피고 B에 대하여 피고 B로부터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음에 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노동청은 2021. 10. 5. 이 중 (1) 휴게시간 1시간 중 30분은 교실에서 식사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30분은 강의가 없는 시간 중 자유롭게 갖도록 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을 부여받은 것이라 할 수 없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2) 피고 B가 원고에게 거듭하여 퇴사를 강요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이라 판단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일부 인정하고, 가해자인 피고 B에게 징계조치를 취하도록 사업장에 지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1>

2.

원고의 주장요지

피고 B는 이 사건 학원 원장으로서 별지 기재와 같이 원고에 대하여 부당한 비난 및 부당한 경고 서면 교부, 업무 성과 무시, 휴게시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력 행사, 부서 이동(업무 변경) 강요, 업무상 필요한 부분 미지원 등 차별대우, 퇴사 강요 등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심각한 정신과적 질병을 앓게 되었고,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 B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책임, 피고 회사는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 내지 14, 17 내지 20, 22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 8 내지 4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각 사실들이 인정된다.

(가)

피고 B는 부원장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원고의 태도가 감정적이라 생각하고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2021. 3. 4. 원고가 신학기 개강 첫날 생리통을 이유로 지각하고, 동료강사로부터 원고가 2021. 3. 5. 예정된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에서 원어민 강사 연봉인상과 그해 도입된 C의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선물금지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예정이라는 말을 전해 듣자 원고에 대해 더욱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나)

이 사건 학원에서는 휴게시간 1시간 중 30분은 식사시간으로, 나머지 30분은 공강시간에 쓰도록 되어 있었는데, 따로 구내식당 등이 없어 원고와 같은 원어민 교사들도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휴게시간 중 30분을 보내도록 되어 있었다. 원고는 2021. 3. 5. 점심시간인 12:24경 피고 B에게 ‘(아이들의 식사를 보조하는) 한국인 보조교사 경험이 부족해 자신이 아이들을 내버려 두고 밥을 먹기가 어려우니 대신 추가로 30분의 휴게시간을 가질 수 있겠냐<2>’는 취지의 제안을 하였고, 피고 B가 이를 거부하자, 원고는 일을 못하겠다며 흥분하였고, 피고 B는 ‘선생님으로서 아이들과 밥을 먹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학원을)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하였으며, 원고가 이에 울음을 터뜨리며 다른 강사들의 도움을 구하러 돌아다니자 피고 B는 당일 예정되어 있었던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하였다. 피고 B는 같은 날 ‘원고가 감정조절을 못하는 등 학원 내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다른 교사들을 불편하게 하였으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점심시간 외에 추가 휴게시간을 요구하는 불합리한 요구를 하였고, 매주 늦었으며, 학원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등의 사유를 열거하여 1차 경고장(갑 제4호증)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위 문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가 이에 사인하기를 거부하였다.

(다)

피고 B는 2021. 3. 8. 부원장과 함께 원고가 참석한 면담에서 원고에게 담임교사가 아닌 스페셜 강사로의 직무 전환을 제시하였고, 원고의 감정적 흥분 때문에 2021. 3. 5.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을 당일 날 취소하게 된 것과 감정조절을 못한 것에 대해 다시 구두로 경고하였으며, 원고는 새 업무를 수락하였다.

(라)

원고는 피고 B에게 개별 면담을 신청하여 2021. 3. 12. 원장실에서 면담을 가졌는데, 피고 B는 원고의 감정적 흥분으로 인해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하게 된 것은 교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 언급하였고, 원고는 자신이 운 것은 30분의 추가 휴게시간이 거부되었기 때문이고, 이 사건 학원 내 원어민 담임교사의 처우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나, 피고 B는 원어민 담임교사도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밥을 먹어야 하며, 이를 사유로 한 30분의 추가 휴게시간은 불가능하고, 원고가 스페셜 강사로 직무를 옮겨 설령 만족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학원에 맞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이며, 자신은 원고와 2021년도 계약을 연장한 것을 후회 중이고 어차피 2022년도에 재계약을 할 의향이 없으니 조속히 새 일자리를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는 취지로 거듭하여 권하였다. 피고 B는 그 와중에 원고가 스스로 사직하지 않는다면 교육청에(원고의 정신상태를) 신고하거나, 학부모들에게 원고가 교실마다 돌아다니며 울었다고 말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마)

피고 B는 2021. 3. 22. 다른 강사들로부터 원고가 교실에서 아이와 트러블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달받자 원고가 보조교사의 도움을 요청하다 마지막에는 직접 아이의 팔을 잡고 교실 밖을 나가는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한 뒤 원고에게 면담을 신청하였고, 원고가 2021. 3. 24. 교실에서 한국인 보조교사로부터 피고 B의 이름이 언급되자 감정적으로 흥분하였다는 사실을 전해 듣자 면담일인 2021. 3. 26. 원고에게 ‘원고가 감정적으로 흥분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공격적으로 학생의 팔을 움켜잡는 등 교사로서의 본분을 게을리 하였으며, 동료교사들을 불편하게 했다’는 등의 사항이 담긴 2차 경고장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가 이를 거부하자 앞서 1차 경고장과 함께 이메일로 송부하였다.

(바)

원고는 2021. 3. 29. 결근한 상태에서 문맥이 맞지 않는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반복하는 메시지를 동료 강사들에게 보냈고, 2021. 3. 30. F대학교 응급실에서 부정장기간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병가 처리되었다.

(사)

피고 B는 2021. 4. 30. 원고가 본인 거주 지역 부근에서 친구와 함께 걸어가는 사진을 한국인 강사로부터 전달받은 뒤 원고에게 3일 내 입원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을 시 무단 퇴사처리된다는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2021. 5. 10. 원고가 진료를 받고 있는 담당의사와 통화하여 원고의 근무가능 여부를 문의한 결과 2~3개월 정도 휴식이 권고된다는 답변을 들었으나, 위 사진 등을 근거로 원고가 회복되었다 판단한 뒤 2021. 5. 20. 원고에게 2021. 5. 25.까지 학원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더 이상 업무를 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으며, 2021. 6. 1. 원고가 병가신청서 및 의사소견서를 가지고 학원에 나타나자, 학원 측이 보관하고 있던 원고의 외극인등록증과 계약서 등을 전달하였다.

2)

판단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의하면,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한편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가 다소 불성실한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장인 피고 B와의 관계에 대응하는 방식이나 업무 불만을 호소하는 방식이 감정적이었던 점이 인정되기는 하나, 휴게시간이 근로자가 현실적인 작업에서 떠나 또는 1일의 근로시간 도중에 잠시 사용자의 지휘 감독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원고가 총 1시간의 법정 휴게시간 중 30분을 어린아이들이 밥을 먹는 교실에서 함께 밥을 먹는 와중에 아이들의 식사를 보조하는 한국인 보조교사가 능숙하지 못해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였으니 추가로 30분의 휴게시간을 더 달라고 호소한 것이 무리한 요구라고는 보이지 않는 점(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진정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서는 혐의없음으로 결론나기는 하였으나, 만약 30분의 점심시간 동안 교실에서 점심 먹는 것이 ‘강제’되었다면 이는 휴게시간 미부여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 ② 그럼에도 원장인 피고 B는 그러한 요구는 ‘교사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거절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감정적으로 흥분하자 곧바로 원고의 잘못을 열거한 1차 경고장에 서명을 요구하였는데, 그 잘못이나 개선방향에 담긴 내용이 직설적이면서도 다소 모멸적인데다, 원고 측 입장을 충분히 듣거나, 나아가 아무런 이의제기 절차 없이 곧바로 잘못을 서면으로 인정하고 서명을 요구하는 방식 또한 일방적이고 강압적이라 판단되는 점, ③ 피고 B는 며칠 뒤 바로 원고가 담임 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권유하였고, 이후 원고와의 개별 면담에서 원고가 스페셜 교사 업무에 만족하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은 더 이상 원고와 일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였으며, 원고의 정신상태나 교사로서의 자격 등을 언급하면서 강압적인 방식으로 퇴사를 원하지 않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학원을 그만 둘 것을 거듭하여 면담 내내 요청한 점(위와 같은 정황에 비추어 보면 피고 B는 원고와의 계약 해지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담임 보직에서 스페셜 교사 보직으로 변경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 B는 2021. 3. 5. 최초 충돌이 발생한 이후부터 2021. 3. 26. 2차 경고장에 서명을 강요할 때까지 불과 1달 남짓 동안 원고에게 교사로서의 자격, 정신상태의 불안정 등을 언급하면서 퇴사를 언급하였고, 동료교사들을 통해 원고에게 불리한 정황을 수집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장인 피고 B의 위와 같은 행위가 원고에게 상당한 정신적 압박이 되었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인정되는 점 등의 사정들이 인정되고, 이러한 사정들에 원고와 피고 B의 업무상 관계나 감정적인 대립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B의 위 일련의 행위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B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피고 B의 사용자인 피고 회사는 민법 제758조에 따라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1)

원고의 적극적 및 소극적 손해

원고는 피고 B의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정신질환이 발병하였다는 전제 아래 입원비, 치료비, 통원비 등으로 70만 원, 정신질환으로 인해 2021. 3. 1부터 2021. 6.까지 병가를 낸 기간 동안의 소극적 손해 750만 원등을 구하나, 을 제45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는 2012년부터 한국에서 외국인으로서 거주하면서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는 등 이 사건 이전에도 우울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 B의 행동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것과 별론으로, 이에 대응하는 원고의 행동에도 종래 가지고 있었던 정신적 문제가 발현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 현재는 다른 학원에 원만히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할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양극성 정동장애 등 정신장애가 피고 B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위자료

원고가 피고 B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앞에서 판단한 것과 같으므로, 피고들은 이를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의 내용, 경위, 방법과 정도, 특히 괴롭힘의 주된 양상이 원고가 회사를 결근할 때까지 불과 1달 사이에 집중된 점, 그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피해와 고통이 상당한 점, 그 밖에 원고의 나이, 성별, 원고와 피고들의 관계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에게 배상할 위자료는 17,5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으로 17,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1. 6. 18.부터 피고들이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6. 2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