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5. 10. 선고 2021가단513179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피고와 채권추심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09. 6. 1.부터 2020. 3. 31.까지 피고의 대전중앙 및 중부지사에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청구취지 기재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스스로의 판단과 재량에 따라 수임 받은 업무를 처리하였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은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2)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나.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2, 3, 6 내지 13, 16, 17, 19호증, 을 제16 내지 35, 37, 38호증의 각 기재, 갑 제14, 15호증의 각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계약의 계약서상 명칭은 '위임계약서'이다.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2항은 원고의 신분에 관하여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며, 위임직 채권추심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회사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정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

원고들은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른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는데, 이러한 수수료는 오로지 추심결과물인 추심실적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점에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는 개인사업자 지위에 있기 때문에 소득세를 납부함에 있어서도 수수료 수입의 상당부분을 필요경비로 공제받고, 3.3%의 낮은 원천징수세율을 적용받음에 따라 소액의 세금만을 납부하는 등 개인사업자로서의 여러 이점을 받아왔다.

4)

또한 원고가 받은 수수료는 실적에 따라 매월 큰 편차가 있었는데, 연도별로 최저 월 수수료액 대비 최고 월 수수료액을 비교하면 약 2.7~6.1배에 이른다. 이와 같은 급격한 급여의 차이는 통상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는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5)

원고는 대전중부지사에서 지사장으로부터 채권추심활동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증거로 다이어리 발췌본(갑 제7호증의 1, 2)을 제출하고 있다. 여기를 보면, 대전중부지사에서는 매주 월요일에 회의를 개최하면서 지사장이 회의시마다 지사의 현황 및 추심관련 지침, 독려사항 등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가이드라인(을 제37호증)'에서는, 채권추심회사는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하여 불법·부당행위나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 가이드라인을 반영하여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시행할 것을 적극 권고하고 있는데(위 가이드라인 제4쪽), 구체적으로 보면 ① 수시로 기존 채권추심업 종사자등에게 민원예방교육을 실시하여야 하고(위 가이드라인 제10쪽), ② 채권추심회사는 소속 채권추심업 종사자등이 관련 법규 및 내규를 준수하도록 적극 지도하여야 하며, 채권추심업 종사자등에 대한 내무통제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야 하고(위 가이드라인 제11쪽), ③ 채권추심회사는 일체의 추심활동 상황이 전산으로 기록·관리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일 구축하여야 하며(위 가이드라인 제48쪽), ④ 채권추심회사는 채권추심 종사원등의 추심활동상황을 수시로 확인하여 불법·부당한 추심행위가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올바른 추심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여야 한다고(위 가이드라인 제49쪽)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지사장 등을 통하여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하여 지시나 교육을 하고 전산프로그램을 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가이드라인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뿐만 아니라 위임계약에도 모두 권고되는 불가피한 조치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의 업무 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6)

원고는 피고가 출근시간(오전 9시)과 퇴근시간(오후 7시)을 정하여 원고로 하여금 출퇴근부에 체크하도록 하는 등 출퇴근을 지휘, 감독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전중앙지사에서 2005. 5.경부터 2015. 3.경까지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던 ○○○은 대전지방법원 2018가단211843 사건에서 출·퇴근시간을 정한 것은 아닌데 눈치가 보여서 시간을 지켰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고(갑 제6호증), 다이어리 발췌본(갑 제7호증의 1)의 2018. 5. 23.자 메모에 '출퇴근보고'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외근시 팀장에게 유선상으로 채권추심원의 소재에 관하여 알려달라는 취지로 보일 뿐이다. 결국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바와는 달리 원고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이 정하여져 있었다거나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 관리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를 비롯한 대전중앙지사 소속 채권추심원들이 출퇴근시간 미준수를 이유로 피고로부터 제재나 징계 등 불이익을 받았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7)

원고는 피고가 복장 착용에 대하여도 규제를 하는 등 개인의 사생활 부분에 대하여 규제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2009. 8. 31.자 근무복장 유의사항의 건(갑 제8호증의 1), 2012. 5. 30.자 하계 근무복장 공지의 건(갑 제8호증의 2), 2011. 5. 18.자 2011년 하계 근무복장(넥타이 미착용) 시행의 건(갑 제8호증의 3)은 각각 적용대상이 '전 직원', '전 근로자', '전 임직원'으로 되어있는데, 채권추심원 같은 위임직에도 위와 같은 지침이 그대로 적용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다이어리 발췌본(갑 제7호증의 1)에 '5/4 아침에 편안한 복장'이라는 기재가 있으나, 이러한 점만으로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8)

원고는 채권추심업무가 전산화되어 있었던 관계로 정해진 사무실에 출근하여 피고가 제공한 업무용 컴퓨터 등 집기를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로부터 일정액의 우편요금, 서류발급비용 등의 실비를 보전받기도 하였으나, 피고로부터 집기와 비용 등을 제공·보전받는 것은 위임계약관계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민법 제687조, 제688조 참조).

9)

피고의 대전중앙지사에서는 채권추심원으로부터 매월 예상실적계획서를 제출받아 이를 실적과 함께 게시판에 게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추심실적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피고가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위와 같이 관리·독려하는 것이 원고와 피고의 관계를 근로계약관계로 보는 경우에만 설명 가능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실적이 저조할 경우 독촉을 받거나 채권 배정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자료도 없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

각주1) 채권추심회사에 소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 및 위임직채권추심인을 말한다(위 가이드라인 제4쪽 참조)

각주2) 제4조(위임업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