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청소도급업, 인재파견업, 요역업, 업무도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관세청으로부터 전자택(Tag) 등 부착업무를 용역받아 수행하고 있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B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2여객터미널에서 근무하면서 피고가 관세청으로부터 용역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 근로계약 체결 등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2017 ~ 2019년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7년도 근로계약
2018년도 근로계약
2019년도 근로계약
원고들의 근무형태
원고들은 2조 2교대(격일제) 24시간(오전 7시 30분~ 익일 오전 7시 30분<1>) 근무제에 따라 근로하고 있다.
원고들은 항공기가 도착하면, X-Ray 판독 결과 사회안전위해물품 등으로 지정된 기탁수하물에 전자택 등을 부착하고, X-Ray 재판독을 위한 수하물을 X-Ray 투입구로 운반(재투입)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다음 항공기가 도착할 때까지 작업현장 또는 휴게실에서 대기하였다.
위 휴게실은 각 작업현장(B공항 제1, 2여객터미널 및 탑승동의 각 동, 서편, 합계6개소)에서 걸어서 3 ~ 4분 거리에 위치하였고, 휴게실에는 침대, 이불, 냉장고, tv 등이 구비되어 있었으며, 근로자 감시용 cctv는 존재하지 않았다.
입항 항공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00:00 ~ 04:00에는 2명의 당직 근로자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은 휴게실에서 휴식 또는 취침할 수 있었다.
피고 노사간 단체협약 등 체결
C노동조합 D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와 피고는 2018. 3. 19.경 아래와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이하 ‘피고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노조와 피고는 같은 날 아래 내용과 같은 임금협약(이하 ‘이 사건 임금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법정 최저임금액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3, 7호증, 을 제2, 3, 6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
피고는 원고들에게 휴게시간이 11시간 30분 또는 13시간임을 전제로 임금을 지급하였으나 실제로는 주간근무 16시간 중 점심․저녁식사 시간 2시간, 야간근무(22:00~ 익일 06:00) 8시간 중 취침시간(00:00 ~ 04:00)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청구기간(2017. 3.~ 2020. 2.) 소정근로시간 8시간, 연장근로시간 10시간(= 실 근로시간 18시간 – 소정근로시간 8시간), 야간근로시간 4시간(22:00 ~ 00:00, 04:00 ~ 06:00)을 기준으로 최저시급에 따라 계산한 기본급(소정근로시간 8시간에 대한 대가) 및 시간외근로수당(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에서 기지급 임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노사간에 포괄임금제 합의를 한 사실이 없으며, 설령 포괄임금제 합의가 있다하더라도 이는 무효이다.
피고
원고들의 근로는 정확한 업무시간을 산정하기 어렵고, 대기시간이 근무시간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원고들의 대기시간은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있지 않은,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피고 노사는 이러한 원고들 근로의 특성을 고려하여 포괄임금제 합의를 통해 기준근로시간(12시간 30분 또는 11시간) 및 야간근로수당 지급기준시간(2~5시간)을 정한 것이다. 이러한 포괄임금제 합의는 유효하며, 피고는 원고들에게 포괄임금제 합의에 따른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추가적으로 지급할 임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근로자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근로자의 구체적인 시간외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 수당과 시간 외 근로 등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유효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 점에 관하여 먼저 살핀다.
관련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 약정의 성부
위 인정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 단체협약 제61조 제3항에서는 “전자택 부착업무 등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포괄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이에 갈음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 노사는 휴게시간대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채 11시간 30분 또는 13시간으로 정하였고, 이 사건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도 임금인상분을 총액 기준으로 협의한 뒤, 이에 맞추어 야간근무시간을 조정한 점, ③ 실제로 원고들의 업무 형태의 변화가 없음에도, 피고와 원고들은 기본급의 경우 2017, 2018년에는 월 209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2019년에는 185.72시간을 기준으로 지급하고, 야간수당은 2017년에는 5시간, 2018년에는 2시간, 2019년에는 4시간을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특히 2019년 근로계약에서 정한 야간수당 250,500원은 산출내역에 기재된 ‘시급×0.5×4시간×13일’을 계산한 결과<2>와 상이한바, 수당총액에 관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노조와 피고는 실제 근로시간과 별개로 특정 근로시간 및 야간근로시간을 정하고, 그에 따라 계산한 기본급 및 야간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수당의 지급에 갈음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약정(이하 이를 ‘이 사건 포괄임금제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포괄임금제 약정이 유효한지 여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6, 8, 9호증, 을 제1, 4, 1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서울세관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의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상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워 포괄임금제 약정의 필요성과 합리성이 인정되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제 약정은 유효하다.
원고들의 근로는 항공기가 도착한 이후에 개시될 수 있는데, B공항에는 24시간 내내 항공기가 도착하므로, 원고들의 업무 특성상 연장 및 야간근로는 당연히 예정될 수 밖에 없었다. 항공기는 기상환경 등의 영향으로 인하여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지 않은 경우가 존재하므로, 정확한 근무시간을 사전에 확정하기는 어려웠다.
원고들이 전자택 부착업무에 걸리는 시간은 항공기 한 대당 길게는 40분까지 걸리기도 하였으나 대체로 5~10분 내외로 짧다(을 제9, 11호증). 이에 항공기가 연달아 도착할 경우를 제외하면 근로시간 사이에 대기시간이 발생하였으며, 대기시간이 1 ~ 3시간 정도로 긴 경우도 있었다(을 제4호증의 1 내지 3).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의 업무는 일종의 ‘단속적 근로’로서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원고들이 대기하는 휴게실에는 항공기 도착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있었고,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서도 항공기 도착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던바, 원고들로서는 항공기 도착 일정시간 전에는 이를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각 시간대별로 근무시간과 휴게시간을 나누어 임금지급의 기준이 되는 전체 근무시간을 정하였다(을 제1호증의 1, 2). 이는 피고가 임의로 나눈 것이기는 하지만, 전자택 부착업무에 걸리는 시간 및 현장에서 휴게실까지 오가는 시간을 고려하여 정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의 위와 같은 근무시간 산정이 합리적 이유 없는 일방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 단체협약 제61조 제2항은 “비행기 도착 스케줄표에 따라 수취대에서 전자 tag(스티커씰 포함) 부착업무를 수행하는 시간 및 그에 따른 이동시간 이외의 시간은 휴게시간으로서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실제로 원고들은 대기시간 동안 피고 측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으며, 업무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휴게실에서 휴식을 할 수 있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역시 원고 E 외 47인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사건에 관하여, 2020. 6. 3.경 ‘포괄임금제 약정이 있었으며 그 약정은 유효하므로, 피고는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위 진정사건을 내사종결하였다.
소결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이 체결되었고, 이 사건 포괄임금제 약정은 유효하므로,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에는 근로기준법상 지급하여야 할 연장, 야간근로 수당 등이 모두 포함되어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