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24,008,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2. 7.부터 2021. 4. 23.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 7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2011. 1. 20. 주택건설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B(이하 ‘B’라고 한다)과 지배인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위 근로계약은 2012. 4. 2.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되었고, 2012. 3. 13. 청산인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변경하여 체결되었다.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11. 1. 28.부터 2011. 4. 21.까지, 2012. 4. 4.부터 현재까지 B의 지배인으로, 2013. 3. 13.부터 현재까지 청산인으로 각 등기되어 있다.
원고는 2016. 6. 3. B를 상대로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차전17572호로 2016. 5. 13.까지의 미지급 임금 3억 2,0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16. 7. 5. 그 지급명령이 확정되었고, 2017. 5. 22. 같은 법원 2017차전12535호로 2016. 5. 14.부터 2017. 5. 13.까지의 미지급 임금 6,000만 원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17. 6. 20. 그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
B는 2018. 2. 6. 서울회생법원 2016하합100228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같은 날 피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6, 11,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 중 지급명령이 확정된 임금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직권 판단
이 부분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주장하는 이행청구권이 이미 판결로 확정된 바 있다면, 피고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으로 인해 더 이상 그 판결의 변론종결 이전에 발생한 사유로 이행청구권의 존재와 범위를 다툴 수 없으므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한 청구권에 기해 새로운 소를 제기할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으나(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6다13482 판결 참조), 이와 달리 집행력만 있을 뿐 기판력은 없는 집행권원을 보유한 당사자는, 집행력만으로 채무자가 이행청구권을 다툴 개연성이 배제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기판력 있는 판결을 받기 위하여 동일한 내용의 청구를 소로 제기할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22795, 22801 판결, 2021. 8. 12. 선고 2021다236296 판결 참조).
따라서 지급명령은 집행력이 있을 뿐 기판력이 없으므로, 원고로서는 기판력 있는 판결을 받기 위하여 지급명령 내용과 동일한 청구를 소로 제기할 이익이 있고, 특히 피고는 지급명령이 확정된 임금채권을 변제하지도 않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위 임금이행청구권에 대한 기판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확정된 지급명령의 내용과 동일한 이 부분 소를 제기할 이익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피고 지배인, 청산인으로 등기되었지만 업무수행에 있어 B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D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B에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지배인으로 근무하면서 지급받지 못한 임금 1억 2,500만 원, 청산인으로 근무하면서 지급받지 못한 299,008,000원의 합계 424,008,000원 및 이에 대하여 파산선고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구체적 판단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원고가 임금을 지급받을 목적으로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B에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보건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바, 앞서 든 증거들에 갑 9, 10, 12,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B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여 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살펴보면, 원고는 B의 지배인 또는 청산인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B는 이에 대한 보수로 매월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원고의 수행업무, 근무지, 근로 시간, 휴일, 4대 보험료 부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의 지급 등을 규정하고 있고, 근무에 따른 제반사항에 대하여 계약상 명기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령을 준용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원고는 법무팀 총괄책임자로서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지배인 또는 청산인으로 등기되었으나, B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D의 지시를 받아 채권 회수, 소송관련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D이 구속된 이후에도 면회를 가거나 편지로 지시사항을 전달받는 등의 방식으로 D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 D은 구속상태에서도 B가 E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진행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면서 자료제출 등 세부적인 소송수행을 지시하고, 추가적인 소송 제기 여부에 관한 검토나 금융거래내역 확인 등을 지시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구하는 미지급 임금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 제10호 소정의 재단채권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합계 424,008,000원 및 이에 대하여 B의 파산선고일 다음날인 2018. 2. 7.부터 소장 송달일인 2021. 4. 23.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B의 파산선고일부터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원고는 아직까지 B에 재직 중이므로 근로기준법 소정의 지연손해금율을 적용할 수 없어 지연손해금 청구 중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