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국내외 기관 및 개인투자가의 자산운용에 관한 전문적인 유가증권 투자자문 업무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0. 10. 19.부터 2021. 1. 4.까지 피고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었던 자이다.
원고는 2019. 11. 1.경 피고와 고용계약기간을 2019. 11. 1.부터 2020. 10. 31.까지로 정한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직원으로서 근무하던 중, 2020. 10. 15.자 피고의 주주총회결의를 통해 피고의 이사로 선임되었으며, 2020. 10. 19. 피고의 등기사 항전부증명서에 이사로 등기되었다.
원, 피고 사이 고용계약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편, 피고는 2020. 5. 6.경 C 주식회사와 ‘증권컨텐츠 모바일앱 개발 계약’을 체결하였고, 2020. 7. 1.경 D와 ‘E Score 보조지표 개발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20. 7. 27.경 F과 ‘E Web Service 개발 계약’, ‘E Web-Mobile 연계시스템 개발 계약’을 각 체결하였다(이하 위 계약들을 ‘이 사건 개발계약’이라 통칭한다).
피고는 2020. 12. 1.경 원고에게 “2021. 1. 4.부로 해고하므로, 예고 통보합니다.해고사유: 근무지 무단이탈 및 지시불이행“이라고 기재된 해고예고통보서를 보냈고, 2020. 12. 10.경 원고에게 ‘2020. 12. 11.부터 퇴사예정인 2021. 1. 4.까지 재택근무를명한다’는 이메일을 보냈으며, 이후 2020. 12. 31.경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원고를 해임하기로 결의하였다(이하 위 결의를 ‘이 사건 해임결의’라 한다).
피고 정관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7, 14호증, 을 제3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본소에 관한 주장
원고
피고는 임기가 정하여진 사내이사인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상법 제385조 제1항에 따라 원고가 정해진 임기까지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임기만료시 지급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① 원고는 2020. 11. 20.경 개발사와 중요한 회의가 진행 중임에도 개인적으로 화상예배를 보았고, ② CTO로서 당연히 하루 8시간 서버에 접속하여 확인을 하여야 함에도 실제 서버에 접속한 누적시간은 20시간에 불과하였으며, ③ 이 사건 개발계약에 문제점이 있음에도 계약을 그대로 진행하게 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입히는 등 사내이사로서의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고, 설령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한 피고의 주주총회결의나 내부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해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가 없다.
반소에 관한 주장
피고
원고의 제안으로 기존 DB조회 방식의 프로그램 개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는 백업서버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對)고객서비스 실행이 불가능한 프로그램이었고, 개발사에서 이와 같은 사정을 원고에게 고지하였음에도 원고는 이사로서의 직무상 충실의무, 선관의무 등을 위반하여 개발업무를 그대로 진행시킴으로써 피고에게 ❶ 기존 DB조회 방식의 프로그램 개발계약 중 폐기된 계약에 지출한 비용(적극손해) 106,340,000원 및 ❷ 기존 DB조회 방식을 신규 메모리단 방식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대고객서비스가 지연됨에 따른 일실이익(소극손해) 상당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원고는위 적극적 손해액인 106,340,000원원 및 일실이익 중 100,000,000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일부청구).
원고
원고는 피고로 하여금 기존 DB조회 방식의 프로그램 개발계약을 체결하게 하지 않았으며, 개발사로부터 대고객서비스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지받고도 개발업무를 그대로 진행시킨 사실이 없다. 따라서 피고가 입은 손해는 원고의 의무위반 내지 귀책사유에 의하여 야기된 것이 아니다.
본소에 관한 판단
원고에 대하여 한 이사 해임의 정당한 이유 유무
이사는 언제든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해임할 수 있으나,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만료 전에 이사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385조 제1항).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 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9, 20, 32 내지 40호증, 을 제10 내지 13, 15 내지 17,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사내이사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되는 행위나 경영능력에 근본적인 신뢰가 상실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원고와 피고 내지 피고 대표이사 G 사이의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원고가 이사로서 업무를 집행하는데 장해가 될 객관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② 원고가 2020. 12. 1.자 해고예고통보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거나 지시를 불이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피고역시 ‘근무지 무단이탈 및 지시불이행’은 원고를 해임한 실제 사유가 아니었다고 주장 하고 있다(2022. 4. 26.자 준비서면 6면 등)], ③ 아래 4.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개발계약의 폐기가 원고의 귀책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부족한 점, ④ 원고가 CTO로서 피고에 대하여 매일 8시간 동안 서버에 접속할 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⑤ 원고 스스로도 2020. 11. 20.경 개발사와 회의 중 회의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암호화폐 관련 세미나 영상을 틀어두고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나, 원고는 다른 여러 회의들과 관련하여서는 회의록을 작성하여 이를 피고 대표이사에게 공유하기도 하였던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다거나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관계가 상실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고가 피고 회사의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결의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손해배상책임 발생여부
관련법리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등 참조). 회사가 매년 대주주의 결재․승인을 거쳐 이사의 보수를 지급해왔다는 사정만으로는 이사의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4342 판결 등 참조).
또한,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사의 퇴직금은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되어 정관으로 정하거나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정할 수 있고, 이러한 퇴직금 청구권은 이사가 퇴직할 때 유효하게 적용되는 정관의 퇴직금 규정에 의하거나 주주총회의 퇴직금 지급결의가 있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3다16092, 16108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이사로 선임된 이후 2020. 11. ~ 2020. 12. 피고로부터 월 8,333,340원의 보수를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갑 제26호증의 기 재에 의하면, 피고 대표이사 G가 원고에게 2020. 10. 4.경 ”연봉은 확정했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정관 제41조에서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로 이를 정한다. 이사의 퇴직금은 별도로 위임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사내이사인 원고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한 피고의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피고에 별도로 위임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결국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사의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임하였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이사직 해임으로 인하여 남은 임기 동안의 보수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2020. 11. ~ 2020. 12. 동안 보수를 지급하였음에도 보수지급결의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상법 제388조에서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로 이를 정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가 이사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음을 이유로 원고에게는 보수청구권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는 ‘만약 보수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가 없다면 이는 피고 대표이사 G가 고의·과실로 주주총회 의사록에 그 보수에 관한 기재를 누락한 것이므로 원고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제35조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도 주장하나, G가 고의 또는 과실로 주주총회 의사록에 보수 기재를 누락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반소에 관한 판단
피고 스스로 주장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개발계약은 피고 대표이사 G가 알고 있던 개발전문가들과 체결한 것인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개발계약이 폐기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의 반소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현재언 최윤영
각주1) 위 제1항 기초사실 다.항에 기재된 이 사건 개발계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