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2. 3. 선고 2021가합54877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B에게 88,916,854원, 원고 C에게 78,287,812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1. 7. 15.부터 2023. 2. 3.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 A의 청구 및 원고 B, C의 각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이 부담하고,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5%는 원고 B이, 95%는 피고가 각 부담하며, 원고 C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15%는 원고 C이, 85%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토목건축공사업, 종합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들이다.

나.

피고의 자택대기 등 제도 도입

1)

피고는 경영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2014. 2. 28. 노동조합과 사이에 아래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이하 후술하는 2018. 10. 26. 개정된 단체협약과 구분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개정 전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여 자택대기 제도를 도입하였다.

2)

피고는 계속되는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2018. 10. 26.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자택대기에 관한 단체협약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개정(이하 개정 전 단체협약과 구분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개정 후 단체협약'이라고 한다)하고, 유급휴직 및 무급휴직 제도를 도입하였다(이하 위와 같은 각 제도 도입에 따른 자택대기, 유급휴직, 무급휴직을 통칭하는 경우 '자택대기 등'이라고 한다).

<2>

다.

원고들의 자택대기 등

1)

원고 A

가)

원고 A은 기술사업본부 소속 토목 직종 현장요원(직급 : 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8. 10. 12.경 자택대기 기간을 6개월로 정한 자택대기 신청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그 후 2019. 4. 3.경 유급휴직 기간을 3개월로 정한 유급휴직 신청서, 2019. 7. 8.경 무급휴직 신청서를 각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A은 아래와 같이 자택대기 등을 하였다.

나)

원고 A은 'E현장'의 안전관리자로 발령받아 2020. 12. 7.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하였다.

2)

원고 B

가)

원고 B은 토목사업본부 현장요원(직급 : 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8. 5. 14.경 자택대기 기간을 최대 6개월로 정한 자택대기 신청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그 후 2018. 11. 13.경 유급휴직 기간을 3개월로 정한 유급휴직 신청서, 2019. 2. 12.경 무급휴직 신청서를 각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B은 아래와 같이 자택대기 등을 하였다.

나)

원고 B은 'F현장'으로 발령받아 2020. 4. 20.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하였다.

3)

원고 C

가)

원고 C은 토목사업본부 현장요원(직급 : 차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7. 10. 24.경 자택대기 기간을 2018. 7. 23.까지로 정하여 자택대기를 신청하였고, 이후 2018. 10. 23.까지 위 자택대기 기간의 연장을 신청하였으며, 그 후 2018. 10. 24.경 유급휴직 신청서, 2019. 1. 1.경 무급휴직 신청서를 각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C은 아래와 같이 자택대기 등을 하였다.

나)

원고 C은 'G공사현장'으로 발령받아 2020. 3. 16.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피고의 개정 후 단체협약은 자택대기 등의 기간을 최대 6개월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자택대기 등 인원은 선입선출을 원칙으로 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노사 합의 없이 원고들로 하여금 6개월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자택대기 등을 하도록 하였고, 선입선출의 원칙을 위반하여 원고들과 같은 직급의 다른 근로자들을 공사현장에 발령하면서 원고들을 복직시키지 아니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로 하여금 6개월을 초과하여 자택대기 등을 하도록 하거나 선입선출의 원칙을 위반하여 자택대기 등을 하도록 한 것은 단체협약에 반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① '자택대기 등 기간이 6개월을 지난 다음 날부터 원고들의 복직일 전 날까지의 미지급 임금(급여, 상여금)' 또는 ② '선입선출을 위반한 시점(원고들과 같은 직급의 다른 근로자들이 공사현장에 발령받은 날)부터 원고들의 복직일 전 날까지의 미지급 임금(급여, 상여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은 위 ①, ② 중 더 큰 금액을 각 청구하고 있다).

나.

피고

1)

6개월을 초과하여 자택대기 등을 한 것이 단체협약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개정 후 단체협약은 자택대기 등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하는 경우의 임금 지급 기준을 정하고 있는바, 이는 제반 사정에 따라 근로자들의 자택대기 등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자택대기 등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단체협약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원고들의 자택대기 등은 피고의 단체협약이 정한 바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즉, 피고는 원고들의 신청에 따라 원고들에 대한 자택대기를 실시하였고, 원고들이 자택대기 기간이 만료될 무렵 유급휴직을, 유급휴직 기간이 만료될 무렵 무급휴직을 각 신청하자 이에 따라 유급휴직, 무급휴직을 각 실시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이 6개월을 초과하여 자택대기 등을 한 것은 단체협약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

2)

선입선출의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가)

개정 후 단체협약은 자택대기 등 인원의 선입선출 원칙에 관하여 '최선을 다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추상적 노력의무만을 규정한 조항이거나 선언적 의미의 조항 또는 사용자의 재량 조항에 해당하므로,「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33조<3>에서 정한 '규범적 효력'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위 규정에서 정한 선입선출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들이 이를 이유로 한 개별적 청구권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의 선입선출의 원칙 위반 여부와 관계 없이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

나)

또한 개정 후 단체협약에 의하면 선입선출의 원칙이 적용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위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는데, 탄력적 인력운용 및 경영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하는 자택대기 등 제도의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선입선출의 원칙이 적용되기 어려운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자택대기 등 중인 근로자들이 투입될 수 있는 새로운 현장이 있는지 여부, ② 자택대기 등 중인 근로자들이 자택대기 발령 당시 수행하고 있었던 담당 업무의 내용과 새로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의 내용, ③ 자택대기 등 중인 근로자들의 직위 및 직책과 새로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근로자의 직위 및 직책, ④ 자택대기 등 중인 근로자들이 새로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경력 및 자격 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피고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 피고에게 주어진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각 공사현장마다 해당 현장에 가장 적합한 근로자들을 배치한 것인바, 그 결과 원고들의 자택대기 등 기간이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다소 길어졌다 하더라도, 이는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한 결과일 뿐 피고가 단체협약에서 정한 선입선출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미지급 임금 관련<4>

가)

피고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들에 대한 자택대기 등을 실시하고 해당 기간 동안의 임금을 전부 지급하였으므로, 미지급 임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설령 피고가 선입선출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들은 자택대기 등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한 기간의 임금 전부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선입선출 원칙 위반 기간에 대한 임금만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들이 선입선출 원칙 위반 시점(원고들과 같은 직급의 다른 근로자들이 공사현장에 발령된 시점) 이전에 자택대기 등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미지급 임금을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3.

판단

가.

원고들이 6개월을 초과하여 자택대기 등을 한 것이 단체협약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1)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는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하여 2014. 2.경 자택대기 제도를 도입하면서 개정 전 단체협약의 '인사'에 관한 장에 자택대기에 관한 규정을 두었고, 2018. 10. 26. 개정 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유급휴직 및 무급휴직 제도를 추가로 도입하였다. 이로써 피고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특정 근로자에 대한 자택대기 등 인사발령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고, 근로자로서는 인사권자인 피고에 의하여 자택대기 등 인사발령을 당함으로써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해당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을 임금 전액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피고의 개정 전 단체협약은 자택대기 기간과 관련하여 "기간은 최대 6개월 이내로 하며, 연장 필요 시 노사 합의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문언에 의하면 피고는 최대 6개월의 범위 내에서만 자택대기에 관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고, 노동조합과 그 기간 연장에 관한 합의를 하지 않는 한 6개월을 초과하는 자택대기를 명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규정에서 말하는 '노사 합의'가 개별 근로자와의 합의를 의미한다는 전제하에, 원고들은 피고와의 합의에 따라 6개월을 초과하여 자택대기 등을 하였으므로 이는 '단체협약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공동결정에 의하여 근로조건을 결정하기 위해 체결하는 단체협약의 취지에 비추어 위 '노사 합의'는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집단적 합의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와 개별 근로자 사이의 합의가 곧바로 위 규정에서 말하는 '노사 합의'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피고의 개정 전 및 개정 후 단체협약 제21조 본문에 의하더라도 위 각 단체협약상 '노사 합의'는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집단적 합의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6개월을 초과하는 자택대기 등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6개월을 초과하여 자택대기 등을 한 것이 '개정 전 단체협약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한편 2018. 10. 26. 체결된 피고의 개정 후 단체협약은 자택대기 등 기간과 관련한 개정 전 단체협약의 위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자택대기 등이 9개월을 초과하여 이루어지는 경우의 임금 지급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개정 후 단체협약은 여러 사정에 따라 자택대기 등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바, 개정 후 단체협약의 체결로써 피고와 노동조합은 자택대기 등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도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위와 같은 개정 전 및 개정 후 단체협약의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 A, B의 경우 개정 후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전인 2018. 5.경 또는 2018. 10.경 자택대기 기간을 6개월로 정하여 자택대기를 신청함으로써 개정 전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각 자택대기를 시작하였고, 6개월의 자택대기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개정 후 단체협약에 따라 각 유급휴직 또는 무급휴직을 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 A, B의 6개월을 초과한 자택대기 등은 개정 후 단체협약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원고 A, B이 6개월을 초과하여 유급휴직, 무급휴직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단체협약에서 정한 자택대기 등 기간의 제한을 위반한 인사발령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3)

다음으로 원고 C의 경우에 관하여 본다. 원고 C은 개정 후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전에 이미 1년 동안 자택대기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8. 10. 24. 유급휴직을 시작하였는데, 당시 시행 중이던 개정 전 단체협약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에게 최대 6개월의 범위 내에서만 자택대기의 인사발령을 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으므로, 개정 후 단체협약 체결 전의 6개월을 초과한 자택대기 및 유급휴직이 '개정 전 단체협약에 따른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볼 수는 없다[비록 피고와 노동조합이 개정 후 단체협약의 내용을 2018. 3. 1.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개정 후 단체협약 부칙 제1조), 만일 개정 후 단체협약 체결 전의 6개월을 초과한 자택대기 및 유급휴직이 무효라면, 이는 일종의 부당휴직에 해당하여 원고 C은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부당휴직 기간 중의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고, 이와 같이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반환이나 포기 및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1다229861 판결 등 참조),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소급 적용에 관한 합의만으로 원고 C의 6개월을 초과한 자택대기 및 유급휴직이 '개정 후 단체협약에 따른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C의 자택대기 및 유급휴직은 원고 C 본인의 신청을 피고가 받아들임으로써 이루어졌는바(원고 C은 피고 본사 담당자인 공무팀장 H 등이 자택대기 등 신청서 제출을 종용하여 어쩔 수 없이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을 뿐 자의로 자택대기 등을 신청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와 같이 인사권자인 피고의 일방적인 인사발령에 의해서가 아닌 원고 C과 피고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6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대하여 자택대기 및 유급휴직이 이루어졌다면, 이는 원고 C과 피고 사이의 근로조건에 관한 약정으로서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자택대기 또는 유급휴직으로 인하여 원고 C은 임금의 70% 또는 50%만을 지급받는 대신 피고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게 되므로,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그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원고 C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6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대한 자택대기 및 유급휴직에 관한 근로계약이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5>]. 따라서 비록 원고 C이 6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대하여 자택대기 및 유급휴직을 할 당시 시행 중이던 개정 전 단체협약에서 6개월을 초과하는 근로자의 자택대기를 예정하고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자택대기 및 유급휴직이 단체협약에 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4)

따라서 원고들이 6개월을 초과하여 자택대기 등을 한 것이 단체협약에 반하여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선입선출의 원칙 위반 여부

1)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2, 4호증, 을 제11, 12, 13, 15 내지 19,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의 자택대기 등 제도 도입 경위

(1)

피고는 2014년경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경영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2014. 2. 28.경 노동조합과 사이에 자택대기 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개정 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2)

위와 같은 노력 등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2017년경까지 자본잠식이 계속되는 등 경영상 위기가 계속되었고, 2017. 10. 12.경 피고에 대한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 위 기업회생절차에서 피고는 2018. 5. 24.경 회생계획을 인가받아 2018. 5. 30.경 I그룹에 인수되었다.

(3)

피고는 I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공사현장이 부족하여 경영상 위기가 이어지자, 2018. 10. 26.경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유급휴직 및 무급휴직 제도를 추가로 도입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개정 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의 공사현장에 인원수요가 발생하는 경우 먼저 자택대기 등을 실시한 인원을 우선적으로 복직시킨다는 내용의 '선입선출의 원칙'에 관한 조항을 개정 후 단체협약에 포함시켰다.

나)

토목 직종 또는 안전관리 담당 근로자들의 주요 인사발령 내역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들은 토목 직종에서 근무하는 부장급(원고 A, B) 또는 차장급(원고 C) 근로자들이었고, 원고 A은 자택대기 등을 마치고 'E현장'의 안전관리자로 발령받았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이 자택대기 등을 실시하고 있던 무렵 원고들과 같은 토목 직종 또는 안전관리 담당 근로자들 중 원고들과 유사한 직급<6>이었던 근로자들의 주요 인사발령 내역은 아래와 같다.

(1)

토목사업본부 현장요원이었던 J(직급 : 부장)은 2018. 4. 9.부터 자택대기를 하던 중 'F현장'으로 발령받아 2018. 9. 28.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하였고, 2019. 4. 1. 'K현장'의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발령받아 근무하였다. 기술사업본부 소속 토목 직종 근로자였던 L(직급 : 차장), M(직급 : 과장) 역시 2019. 4. 1. 'K현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였다(L, M은 자택대기 등을 한 적이 없다).

(2)

피고에 재직하면서 안전관리업무를 담당해오던 N(직급 : 차장)은 2018. 6. 8.부터 자택대기를 하던 중 2018. 7. 19. 'O 도로현장'의 안전관리자로 발령받아 정상근무를 시작하였고, 2019. 5. 7. 경영지원본부 안전보건팀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였다. 한편 토목사업본부 현장요원(직급 : 차장)이던 P는 2017. 12. 15.부터 자택대기를 하던 중 'Q현장'의 안전관리자로 발령받아 2019. 5. 7.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하였다.

(3)

기술사업본부 소속 토목 직종 근로자였던 R(직급 : 부장)는 2018. 8. 3.부터 자택대기를 하던 중 'S현장'으로 발령받아 2018. 9. 28.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하였다. 한편, 피고의 토목 직종 근로자였던 T(직급 : 부장)은 2018. 8. 14.부터 자택대기를 하던 중 'F현장'의 현장소장으로 발령받아 2018. 9. 27.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하였다.

(4)

피고의 토목 직종 근로자였던 U(직급 : 차장)는 2018. 2. 26.부터 자택대기를 하던 중 'Q현장'으로 발령받아 2018. 12. 20.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하였다.

2)

구체적 판단

가)

노동조합법 제33조에 의하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은 이른바 규범적 부분으로서 그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되고, 이와 같이 무효로 된 부분이나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은 단체협약이 직접 규율하게 된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28737 판결, 대법원 2014. 6. 26. 2011다3382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의 개정 후 단체협약 중 자택대기 등에 관한 부분은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정한 것이므로 위 법리에 따라 규범적 효력, 즉 단체협약을 적용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개별적 근로관계에 대하여 강행적·직접적 효력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개정 후 단체협약 제21조 제6항 단서에 '노사는 자택대기 인원이 발생치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는 점을 들어 선입선출의 원칙에 관한 위 제6항은 피고의 추상적 노력의무만을 규정한 조항이거나 선언적 의미의 조항 또는 사용자의 재량 조항에 해당하여 이른바 '규범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주장하는 위 사정만으로 개정 후 단체협약에서 자택대기 등 인원에 대하여 규정한 선입선출의 원칙 자체가 추상적·선언적 조항이거나 피고에게 이를 준수할 의무가 없는 재량 조항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의 경우 자택대기 등 실시 및 복직 과정에서 피고의 개정 후 단체협약에서 정한 선입선출의 원칙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나, 원고 B은 2018. 9. 28., 원고 C은 2018. 12. 20. 각 선입선출의 원칙에 따라 정상근무를 시작하였어야 함에도 피고가 이를 위반하여 원고 B, C을 복직시키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각 날짜 이후 이루어진 원고 B, C의 자택대기 등은 개정 후 단체협약에 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1)

원고 A은, 동일 직종(토목 직종)의 근로자 J, L, M이 'K현장'으로 발령받은 2019. 4. 1.경 또는 적어도 N, P가 안전관리 담당 업무로 발령받은 2019. 5. 7.경 위 근로자들을 대신하여 원고 A이 복직되었어야 함에도 피고가 원고 A이 아닌 위 근로자들을 각 현장으로 발령한 것은 선입선출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L, M은 자택대기 등을 한 적이 없어 자택대기 등 인원에 대하여 적용되는 선입선출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개정 후 단체협약에서 정한 선입선출의 원칙이 자택대기 등 인원과 정상근무 중인 근로자 사이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유추 또는 확장해석되어야 한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다. 또한 J, N, P는 2018. 10. 17.부터 자택대기 등을 실시한 원고 A보다 먼저 자택대기를 시작하였으므로, 이들이 원고 A보다 먼저 복직한 것은 오히려 선입선출의 원칙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위 J, L, M, N, P의 경우 외에 원고 A이 선입선출의 원칙에 반하여 복직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관한 주장·증명이 없다.

(2)

원고 B과 같은 직종, 같은 직급 근로자였던 R는 원고 B보다 늦은 2018. 8. 3. 자택대기를 시작하였음에도 2018. 9. 28. 'S현장'으로 발령받아 정상근무를 시작하였고, 원고 B은 2020. 4. 20.에야 비로소 정상근무를 시작하였다. 이는 피고의 개정 후 단체협약 제21조 제6항에서 정한 선입선출의 원칙에 반하는 인사발령으로서, 같은 항 단서에서 정한 선입선출의 원칙 적용 배제를 위한 요건인 '노사 합의'가 있었다거나, 피고가 R를 위 현장으로 발령할 당시, 기간을 '최대 6개월'로 정하여 자택대기 중이던 원고 B과 합의하여 2018. 9. 28. 이후에도 자택대기를 이어가기로 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 B의 2018. 9. 28. 이후 자택대기 등은 그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가장 발령일자가 빠른 R 복직 관련 선입선출의 원칙 위반을 인정하므로, 원고 B이 주장하는 나머지 근로자들의 인사발령내역(T, J, L, M)과 관련한 선입선출의 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B 스스로 'S현장'에서 근무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여 R를 위 현장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거나(2022. 8. 18.자 준비서면 13쪽), 원고 B이 자택대기 전 위 현장에서 근무<7>하면서 감리업체 직원과 사이가 원만하지 않아 위 현장에 다시 배치시키기 어려웠다(2022. 11. 22.자 준비서면 13쪽)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원고 C과 같은 직종, 같은 직급 근로자였던 U는 원고 C보다 늦은 2018. 2. 26. 자택대기를 시작하였음에도 2018. 12. 20. 'Q현장'으로 발령받아 정상근무를 시작하였고, 원고 C은 2020. 3. 16.에야 비로소 정상근무를 시작하였다. 이는 피고의 개정 후 단체협약 제21조 제6항에서 정한 선입선출의 원칙에 반하는 인사발령으로서, 원고 B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 C의 2018. 12. 20. 이후 자택대기 등은 그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공사현장과 근로자의 거주지 간 거리를 고려하여 원고 C이 아닌 U를 'Q현장'에 배치한 것이므로 선입선출의 원칙 위반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전국에 산재한 공사현장에 소속 근로자를 배치함에 있어 '공사현장과 근로자의 거주지 간 거리'가 선입선출의 원칙 적용을 배제할 만한 중요 요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피고는 일정한 경우 타 지역 거주 근로자를 위한 현장숙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U는 2019. 8. 1.경 주거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평택의 공사현장으로 발령받기도 한 점, 원고 C은 2018. 12. 20.경 경북 영천에 거주 중이었으므로 U와 비교하더라도 공사현장과 주거지 간 거리가 현저히 멀다고 보기 어려웠던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설령 선입선출의 원칙 적용 배제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위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피고가 개정 후 단체협약 제21조 제6항 단서에서 정한 '노사 합의' 또는 원고 C과의 개별적 합의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후속 대기인원인 U를 원고 C보다 먼저 복직시킨 이상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선입선출의 원칙 위반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미지급 임금액

1)

원고 B의 2018. 9. 28. 이후 자택대기 등, 원고 C의 2018. 12. 20. 이후 자택대기 등은 단체협약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 B, C에게 위 각 날짜 이후의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 B의 자택대기 등 기간 동안의 임금(= 급여 + 상여금, 이하 같다)이 월 5,525,000원이라는 사실, 원고 C의 자택대기 등 기간 동안의 임금이 월 5,333,895원이라는 사실, 위 원고들이 피고의 단체협약에 따라 자택대기 기간 중 임금의 70%, 유급휴직 기간 중 임금의 50%를 피고로부터 지급받아 온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3)

따라서 피고는 각 선입선출의 원칙을 위반한 시점 이후의 미지급 임금으로 ① 원고 B에게 88,916,854원[= 2018. 9. 28.부터 2018. 11. 16.까지(자택대기 기간) 임금의 30%인 2,726,854원{= 5,525,000원 × 30% × (1개월 + 20일/31일), 원 미만 버림(이하 같음)} + 2018. 11. 17.부터 2019. 2. 16.까지(유급휴직 기간) 임금의 50%인 8,287,500원(= 5,525,000원 × 50% × 3개월) + 2019. 2. 17.부터 2020. 4. 19.까지(무급휴직 기간) 임금인 77,902,500원{= 5,525,000원 × 100% × (14개월 + 3일/30일)}], ② 원고 C에게 78,287,812원[= 2018. 12. 20.부터 2018. 12. 31.까지(유급휴직 기간) 임금의 50%인 1,032,366원(= 5,333,895원 × 50% × 12일/31일) + 2019. 1. 1.부터 2020. 3. 15.까지(무급휴직 기간) 임금인 77,255,446원{= 5,333,895원 × 100% × (14개월 + 15일/31일)}]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임금 지급기일 이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소장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7.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2. 3.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원고 B, C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오주훈 성창희

각주1) 원고들의 소송대리인은 제4차 변론기일에서 ‘원고 A의 경우 소장 청구금액(105,118,973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 기산일은 2022. 10. 13.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 날 부터이다’라고 진술하여 지연손해금 부분 청구취지를 일부 변경하였다.

각주2) ‘종심제’는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300억 원 이상 규모의 공사에 적용되는 입찰방법인 ‘종합심사낙찰제’의 약자이다. ‘종심제 대상자’란 피고가 ‘종합심사낙찰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하여 근로자들의 경력, 자격 등을 고려하여 선별한 인원들을 의미한다.

각주3) 노동조합법 제33조(기준의 효력)

①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②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

각주4) 피고는 당초 원고 C의 청구에 대하여 ‘소제기일로부터 3년을 역산한 2018. 7. 6. 전의 임금채권은 시효완성으로 이미 소멸하였다’는 소멸시효 항변을 하였으나, 그 후 원고 C이 2022. 10. 13.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통하여 2018. 7. 6.부터의 미지급 임금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를 감축하였으므로, 위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각주5) 설령 피고가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자택대기 등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근로자와의 개별 합의를 통해 그와 같은 내용의 휴직을 실시하도록 한 것이 무효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각주6) 피고는 기존에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5단계로 구성되어 있던 직급체계를 2018. 10.경 ‘주임(기존의 사원), 수석(기존의 대리~부장)’의 2단계 직급체계로 변경하였다가, 2021. 2.경부터 다시 기존의 직급체계로 변경하였으나, 위 2단계 직급체계에서도 호칭만 2단계로 구분되었을 뿐 실질적인 권한, 책임, 역할, 급여 및 처우 등은 기존 5단계 직급체계와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직급체계 변경 전후를 구분하지 않고 기존 5단계 직급체계에 따른 직급을 기준으로 본다. 한편, 2020. 1. 1. 기준 피고의 토목 직종 근로자 총 98명 중 부장급(1갑)은 21명, 차장급(1을)은 50명, 과장급(2갑)은 26명, 대리급(2을)은 1명이었고, 사원급(3급) 근로자는 없었다.

각주7) 원고 B은 자택대기 전 2017. 3. 27.부터 2018. 1. 1.까지 위 ‘S현장’에서 근무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