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20. 선고 2021가합55272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의약품의 제조, 도매,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를 가입대상으로 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이다.

나.

피고는 2009년경 원고를 비롯하여 피고의 기업별 노동조합인 C 노동조합, D 노동조합과 각 체결한 단체협약을 통합하기 위하여 위 노동조합들과 교섭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아래와 같은 퇴직급여 조항이 포함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이 체결되었다.

다.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41조 제2항(이하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이라고 하고, 위 조항에서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한 인센티브를 ‘이 사건 인센티브’라고 한다)에 따라 이 사건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나, 퇴직 시점에 근속연수가 5년 미만이어서 이 사건 단체협약 제41조 제5항에 의하여 근속기간에 따라 퇴직급여를 차등 계산하기 위한 가산요소인 누진연수(이하 ‘이 사건 누진연수’라고 한다)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인센티브를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하여 변제공탁하였다.

라.

피고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중 임금과 관련된 조항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을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의 요지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아닌 피고와 개별 근로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

나.

구체적 판단

단체협약은 당사자 사이의 계약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각 당사자는 단체협약에서 합의된 내용[단체협약 중 양 당사자 사이에서만 적용되는 권리‧의무에 관한 내용을 정한 부분으로 이른바 ‘채무적 부분’뿐만 아니라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정한 부분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33조에 따라 조합원인 근로자에게 직접적, 강행적으로 적용되는 ‘규범적 부분’이 포함된다]을 상대방에 대하여 성실하게 이행할 채무를 부담하는바,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한 원고가 그 당사자의 지위에서 개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퇴직급여에 관한 내용을 규정한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이 강행규정에 반한다는 등의 이유로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확인의 소의 대상적격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에 반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한다.

1)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에서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에서 제외함으로써 피고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급여 액수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하한을 하회하게 되므로,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은 강행규정에 위반된다.

2)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은 퇴직급여 산정시 누진연수가 적용되는 장기근속자와 누진연수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단기근속자에게 다르게 적용되므로,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에 반한다.

나.

이 사건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한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의 효력

1)

관련 법리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을 말한다. 한편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55934 판결, 2019. 8. 22. 선고 2016다48785 판결 등 참조), 그 지급의무의 발생근거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에 의한 것이든 그 금품의 지급이 사용자의 방침이나 관행에 따라 계속적으로 이루어져 노사 간에 그 지급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의 관례가 형성된 경우처럼 노동관행에 의한 것이든 무방하다(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참조).

상여금이라 하더라도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지급대상, 지급조건 등이 확정되어 있다면 이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의 성질을 가지나, 그 지급사유의 발생이 불확정적이고 지급조건이 경영성과나 노사관계의 안정 등과 같이 근로자 개인의 업무실적 및 근로의 제공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요소에 의하여 결정되도록 되어 있어 그 지급 여부 및 대상자 등이 유동적인 경우에는 이를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48077 판결 참조).

2)

이 사건 인센티브의 평균임금 산입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1, 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금품으로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의 효력을 다투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인센티브는 영업직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인 SIP(Sales Incentive Plan)와 내근직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인 STI(Short Term Incentive)로 나뉘나, 위 각 인센티브는 지급대상이나 지급방식에 일부 차이가 있을 뿐 피고의 본사가 매년 피고에게 하달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인센티브의 지급 여부 및 구체적 지급조건이 결정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즉, 이 사건 인센티브는 피고 본사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하여 피고 자산규모, 매출액의 증감 등 제반 경영상황에 따라 지급여부나 지급기준, 지급액수 등이 매년 달라지므로, 이 사건 인센티브는 지급사유나 지급조건이 불확정‧유동적이라고 보이고, 그 지급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이 사건 단체협약 제23조에서 기본급과 중식수당, 통근수당이 임금 항목으로 구성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피고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는 이 사건 인센티브의 지급의무나 지급기준, 지급액수, 지급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원고가 제출한 ‘영업인센티브 지급규정’(갑 3호증)은 미지급 또는 감경대상자, 정년퇴직자, 휴직 중인 자, 승진이나 계열사 간 인사이동한 자 등에 대한 공제나 월할 계산방식 등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경우 절차에 관한 사항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③

이 사건 인센티브는 피고 경영상황과 경영자의 경영 판단 등과 같이 개별 근로자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하여 결정되고, 특히 경영상황의 변화에 따라 지급기준이나 비율 등이 임의로 조정되기도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개별 근로자의 근로제공 그 자체와 직접적이거나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종전 인센티브 규정은 영업직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인 SIP의 경우 ‘영업목표 달성율’만을, 내근직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인 STI의 경우 ‘개인 인사평가 달성율’을 포함한 인센티브 지급기준을 두고 있었으나, 피고가 2020. 1.경 위 지급기준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SIP의 경우 ‘성장율’이라는 정성평가를 도입하고, STI의 경우 위 ‘개인 인사평가 달성율’을 제외하고 ‘그룹/부서 차원의 달성율’만을 인센티브 지급기준으로 삼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가 근로자의 목표 달성을 평가하여 이 사건 인센티브를 지급해왔으므로 이 사건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다툰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인센티브 지급기준을 변경함으로써 근로자 개인의 목표 달성 여부가 더이상 이 사건 인센티브 지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고, 설령 근로자 개인의 목표 달성 여부가 인센티브 지급기준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①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인센티브의 지급실태를 고려하면, 이는 지급기준을 구성하는 여러 항목 중 하나에 불과하여 이 사건 인센티브와 근로제공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에게 이 사건 인센티브의 지급의무가 있다거나 이 사건 인센티브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이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에 반하는지 여부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이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에 반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은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대하여 이에 위반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 부분을 무효로 하고, 나아가 무효로 되었거나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부여함으로써, 단체협약이 단체협약의 당사자가 아닌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개별적 근로관계를 직접적‧강행적으로 규율하게 되는 효력을 의미한다.

앞서 본 기초 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누진연수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과 달리 인센티브를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단체협약에 규범적 효력이 있다고 하여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개별 합의를 부정할 수는 없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이 사건 퇴직급여 조항보다 유리하게 퇴직금을 산정하여 변제공탁하고 개별 근로자들이 별다른 이의 없이 이를 수령한 것이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는 어려운 데다가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을 하회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 부분이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에 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있을지언정 단체협약의 수범자인 사용자가 단체협약 조항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 단체협약의 해당 조항 자체가 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