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학원경영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로(변경전 상호: 주식회사 C), 공무원 임용, 회계사 시험 등을 준비하기 위한 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영어강사로서 2009. 3. 1.경부터 2018. 3. 31.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영어강의를 한 자이다.
원고는 피고와 2015.경 강의서비스 제공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8. 2. 19.경 원고에게 2018. 4.부터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된다는 취지의 통지서를 보냈다(이하 이를 '이 사건 해지통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퇴직금 청구
피고가 임의로 8명의 강사를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 종합반을 편성한 점, ② 강의 개설, 변경, 폐지 등 여부를 모두 피고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강사들에게 통보한 점, ③ 피고가 수강생 및 강사들의 일정을 관리한 점, ④ 원고는 피고가 정한 시간표에 따라, 피고가 정한 장소에서, 온·오프라인 모두 피고가 정한 방식으로만 강의를 제공하여야 했던 점, ⑤ 원고는 피고의 허락 없이 이 사건 학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강의를 제공할 수 없었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된 2018. 3. 31. 직전 3개월 동안의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 184,574,703원[= (60,912,999원<1> ÷ 90일<2>) × 30 × (원고의 근무기간 3,318일<3> ÷ 365일),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계약 종료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 날인 2018. 4.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령에서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이 사건 계약상 피고는 계약기간 중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종료할 수 없는 의무를 부담함(제8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 제12조에 따라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 즉, 원고가 이 사건 계약기간 종기까지 근무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금원인 479,017,260원[= 17,741,380원<4> × 27개월<5>] 상당의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퇴직금 청구 관련
원고는 독립사업자로서 피고와 강의제공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관련
이 사건 강의계약은 ① 피고의 이 사건 강의계약 해지통보에 대하여 원고가 상당한 기간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되었거나 ② 원고의 귀책사유<6>로 인하여 동 계약 제11조 제1항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되었으므로, 피고에게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설령 피고에게 손해배상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액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의 종기까지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강의 수수료 상당의 손해가 아닌 원고가 다른 강의 업체를 찾는데 합리적으로 필요한 기간 동안의 휴업손해만 배상하면 되므로, 이를 초과하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손해배상액 산정시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됨으로써 원고가 지출하지 않게 된 각종 비용 등을 공제하여야 한다.
이 사건 계약의 해지된 것에는 원고의 귀책사유가 존재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의 매출액이 감소한 점, 3년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제한되어야 한다.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된 이후 원고가 다른 곳에서 얻은 소득을 공제하여야 한다.
이 사건 소 중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 관련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본안전 항변의 요지
이 사건 계약의 해지통보 당시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다가 그로부터 3년 이상 지난 후에 피고의 계약 해지통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
관련법리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 측과 상대방 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다4582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실효의 원칙은 소송법상의 권리에 대하여도 적용될 수 있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4다5184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2018. 2. 19.경 2018. 4.부터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된다는 취지의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였음에도, 원고는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그로부터 3년 7개월이 지난 2021. 8. 24.경에서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이 사건 해지통보가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2항 위반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점(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때에도이 사건 계약이 이 사건 해지통보로써 정상적으로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2018. 3. 31.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만을 청구하였을뿐, 이 사건 해지통보의 효력을 다투지는 않았다), ② 원고는 피고로부터 피고가 이 사건 해지통보에서 지급을 약속한 2018. 4.분부터 6개월간 급여액으로 매월 3,000,000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데,<7> 이는 이 사건 계약 해지에 대한 위로금조로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된 후 2018.경부터 D대학교와 주식회사 E에서 근무한 점(을 제2호증), ④ 원고에게 이 사건 해지통보가 위법함(채무불이행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해지통보 후 약 1,80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받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이 사건 해지통보가 채무불이행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않음으로써 피고로 하여금 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해지통보의 효력 내지 적법성을 다투지 않을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이 부분 청구는 부적법하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7. 30.선고 96도73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1항, 제8조에서 원고가 피고에 전속되어 강의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3,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는 피고에 종속된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된 개인사업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와의 사이에 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근로계약 내지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최초 1년 동안을 제외하고는 강의 수수료를 매출과 연동하여 지급받았고, 2016. 1. 1.부터는 단과반, 종합반 오프라인 강의 수수료로 각 매출(수강료 입금액, 이하 같다)의 50%, 단과반, 종합반 온라인 강의 수수료로 각 매출의 30%를 각 지급받았다. 이에 따라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강의 수수료는 해당 월의 매출액에 따라 매월 증감·변동하였고, 원·피고 사이에 위 강의 수수료와 별도로 월 기본급(고정급)을 정한 바는 없었다.
원고는 강의 수수료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3.3%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는 담당 강의시간 외에는 시간적 구속을 받는 출·퇴근시간의 정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 내부에 강사들에게 적용되는 복무규정, 기타 인사 규정, 벌칙규정 등이 존재하였다는 사정도 없다.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원고 등 강사들과의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의시간표와 종합반 편성을 결정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설령 피고가 위 사항을 일방적으로 결정함에 따라 원고의 강의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원고가 이에 구속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한정된 시간·시설 내에 여러 강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학원의 운영과 영업을 위해 이루어진 불가피한 조치에 해당할뿐, 원고에 대한 구속력 있는 지휘·감독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각주1) = 22,194,478원(1월) + 29,103,681원(2월) + 9,614,840원(3월)
각주2) = 31일(1월) + 28일(2월) + 31일(3월)
각주3) 2009. 3. 1. ~ 2018. 3. 31.
각주4) 원고가 2017. 1.부터 2018. 3.까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의 월 평균액(= 총 266,120,701원 ÷ 15개월)
각주5) 2018. 4. 1.부터 이 사건 계약의 종기인 2020. 6. 30.까지
각주6) 강의 시간에 경쟁사에 대한 비방이나 정치 등 강의와 무관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원고의 영어 발음이 잘못되었다는 등 수강생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음.
각주7) 이 사건 해지통보서(갑 제4호증)에서 피고가 매월 3,000,000원을 지급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원고가 이를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지는 아니한 점, 원고가 소장에서 주장한 바에 의하면 원고가 2018. 1.~2018. 3.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은60,912,999원인데, 북전주세무서의 과세정보회신(을 제2호증)에 의하면 2018년도에 원고가 피고로부터지급받은 금원은101,532,840원인 점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이 피고가 지급을 약속한 금원을 원고가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