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4. 4. 선고 2021가합58296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 B, D, F, G, H, J, K에게 별지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날짜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피고는 원고 C에게 별지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돈 및 이에 대하여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날짜부터 2024. 4. 4.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 C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E, I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제1항 기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C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30%는 원고 C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E, I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5.

제1,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채권추심위탁계약’ 내지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각 지점에 소속되어 피고가 주식회사 M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이하 ‘채권추심업무’라고 한다)를 수행한 사람들로서, 원고별 소속 지점과 업무수행기간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원고 C의 경우 두 기간에 걸쳐서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2005. 3. 2.부터 2018. 11. 1.까지를 ‘1차 재직기간’, 2019. 5. 9.부터 2021. 10. 1.까지를 ‘2차 재직기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문제된 이후 피고가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원고들의 실질적인 근무형태는 변함없이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므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달리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독자적으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추심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아온 독립사업자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고 그에 따라 업무 구조를 달리하여 근로자로 오인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거한 2014. 1. 28.경<1> 이후로는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없다. 특히 원고들 중 2014. 1. 28. 이후에 최초로 위임계약을 체결한 원고 E, I과 원고 C의 2차 재직기간에 대해서는 근로자성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등 참조).

나.

원고 A, B, C(1차 재직기간), D, F, G, H, J, K(이하 ‘원고 A 등’이라 한다)의 근로자성 판단

1)

인정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22, 24 내지 27, 30 내지 43, 45, 9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위임계약의 내용 등

(1)

채권추심원들이 피고와 체결한 계약서(2012. 8. 1. 변경되기 전의 것)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와 계약기간을 6개월 또는 1년으로 정하여 채권추심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피고와 동일한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계약기간을 계속 연장해 왔다.

나)

업무수행 방법 및 형태

(1)

피고는 본사와 전국 20여개의 지점 내지 출장소를 운영하면서 주식회사 M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채권추심을 위탁받아 각 지점 내지 출장소에 소속된 채권추심원들에게 담당채권을 배정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가 정한 구체적인 업무처리기준, 유의사항 등을 준수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 후 피고의 통합전산망에 로그인하여 업무내용을 기록하였다.

(2)

채권추심원들은 현장조사를 위한 외근, 출장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피고의 지점 내지 출장소에 있는 사무실에 나와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시간은 통상 09:00경부터 18:00경까지로 정해져 있었으며, 평일 및 토요일에 연장업무를 하기도 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출장, 외출 또는 조퇴시 외출·조퇴허가기록부 또는 출장명령부를 작성하였고, 하계 휴가계획서에 각자의 휴가일정을 표시하였다.

(3)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전화요금, 우편발송요금, 등기부등본 발급비용 등 채권회수와 관련된 비용을 지원하였다.

다)

관리 및 평가

(1)

피고는 지점별, 개인별로 채권회수 목표를 제시하고 매월 목표달성율을 평가하여 순위를 부여하였고, 채권회수 실적에 더하여 무단결근, 지각, 업무지시불이행, 민원발생 등과 같은 항목들을 평가한 점수에 따라 채권추심원들의 평가등급을 나누어 채권을 차등 배정하였다. 우수 채권추심원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고 평가 하위권의 채권추심원에게는 경고 조치를 하였으며, 경고가 누적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갱신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하였다.

(2)

피고 본사는 2007. 6.경 각 지점에 ‘채권추심 회수증대를 위한 강조기간 운영’이라는 공문을 보내 각 지점에 채권회수 목표를 제시하고 평가그룹별 월 실적 하위 2개 지점을 선정하여 최하위 지점에는 ‘서면보고 및 담당부사장 또는 부장 입점 보고’를, 차하위 지점에는 ‘서면보고’를 지시하고, 기준목표를 달성한 지점 및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면서 각 지점장은 강조기간 시행취지를 지점의 전 구성원에게 충분히 교육하도록 하였다.

(3)

피고 본사는 2008년경 각 지점에 ‘근무기강 확립 및 사고예방 철처’라는 공문을 보냈는데, 그 내용은 ‘전 직원 휘장 착용 – P 계열사 직원으로서의 주인의식 함양’, ‘근태관리 강화 – 출·퇴근 시간 및 중식시간 준수, 근무시간 중 개인용무 외출 및 사적인 방문객 면담 자제, 휴가 사용에 있어 발생일 3일 전 휴가원 제출 후 사용, 출장 및 심방<2>시 사내·외 출장명령부 기타관리 철저’, ‘사고예방 점검 및 관리감독 철저 – 비상연락망 정비 및 비상대비태세 확립, 당번 및 중식 교대시간 준수’ 등이었다.

(4)

피고 본사는 2009. 2. 4. 각 지점에 ‘채권추심원 실적부진 경고 및 계약해지 대상자 선정방법 변경’이라는 공문을 발송하여,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사무분담별 평가점수가 하위 15%인 경우에는 실적부진 경고를 하고, 채권추심원 실적이 연속 2회 하위 15%, 최근 6개월 이내 하위 15% 3회 등의 경우에는 계약해지를 하도록 하였다. 실제로 피고의 각 지점에서는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에게 경고장을 발송하기도 하였다.

(5)

피고 본사는 2012. 12. 17. 각 지점에 ‘2012년 성공마감을 위한 총력 추진’이라는 공문을 발송하여 조기회수 및 목표달성에 따른 지점·채권추심원별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포상비, 야식대, 우편료 등 영업활동 비용을 지원하며, 지점 및 채권추심 원별 실적을 공지하고, 본·지점 모두 ‘ALL-IN 연장근무’를 실시하도록 하였다.

(6)

피고 본사는 2013. 12. 5. 각 지점에 ‘여신 특수채권 총력회수를 위한 프로모션 시행’이라는 공문을 발송하여 채권추심원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을 통해 채권회수액을 증대하여 각 지점이 12월 목표를 초과달성하도록 독려하였다.

라)

수수료의 지급 등

(1)

채권추심원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채권추심실적과 피고의 평가등급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를 매월 지급받았다.

(2)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정규직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으며, 피고는 채권추심원들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2015. 1.경 이전에 피고와 최초로 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 원고 A 등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위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추심할 채권을 배당받아 피고가 제시한 업무처리방법이나 유의사항 등을 준수하면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업무의 내용이 피고에 의하여 정하여졌다. 피고는 개인별로 채권회수 목표를 제시하고 매월 목표달성율을 평가하여 순위를 부여하였고, 채권회수 실적에 더하여 근무시간 준수 여부, 업무지시불이행, 민원발생 등과 같은 근무태도를 평가한 점수에 따라 채권추심원들의 평가등급을 나누어 채권을 차등 배정하였다. 피고는 평가등급이 높은 채권추심원들에게는 포상을 지급하고 평가등급이 낮은 채권추심원들에게는 경고조치를 하거나 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위 원고들은 채권회수 실적뿐만 아니라 평소 성실한 근무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였다.

나)

위 원고들은 피고의 각 지사에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외근·출장 등의 사유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피고의 지점 내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근무시간이 통상 09:00부터 18:00까지로 정해져 있었다. 각 지점에서는 피고 본사에서 보낸 공문에 따라 연장근무, 휴일근무, 집중근무시간을 시행하여 근태관리를 하였다. 위 원고들은 피고가 시행하는 위와 같은 근태관리에 따르지 않을 경우 평가등급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었으므로, 사실상 피고의 근태관리에 구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위 원고들은 출장, 외출 또는 조퇴시 사유, 행선지, 예상 시간 등을 기재한 외출·조퇴허가기록부 또는 출장명령부를 작성하여야 했으므로, 피고의 관여 없이 업무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였다.

다)

피고는 위 원고들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근무장소,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채권회수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부담하였으며, 위 원고들은 제3자에게 추심업무를 대행하게 한 적이 없었다.

라)

위 원고들은 피고가 배정한 채권의 추심업무만 수행하였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객을 유치하거나 추심업무의 양을 늘림으로써 수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없었으며, 피고가 아닌 다른 사업자로부터 추심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위 원고들이 독립하여 자신들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함으로써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마)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위탁계약은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지속적으로 갱신되어 사실상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보장되어 있었고, 위 원고들은 짧게는 약 8년 9개월에서 길게는 16년 이상 피고에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바)

위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다. 또한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율과 배정받는 채권의 수는 단순히 채권회수 실적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근무태도와 같은 정성적인 평가를 포함하여 등급별로 정해지게 되므로,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진다고 보기 어렵고, 위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사)

비록 위 원고들이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피고와 위 임계약 형식의 계약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그 계약내용을 보면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내용이 계약해지사유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본사 차원에서 각 지사에 발송한 공문 등을 통하여 보수 지급기준 등 통상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사항에 준하는 내용을 정하여 시행하기도 하였다.

아)

위 원고들이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가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할 여지가 큰 부분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자)

피고는 설령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아래 다. 1)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고 그에 따라 업무 구조를 달리하여 근로자로 오인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거한 2014. 1. 28.경 이후로는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아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2012. 8. 1.부터 2015. 1. 16.까지 4회에 걸쳐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고,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 형태나 방식을 위임계약의 실질에 부합하도록 변경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① 피고가 계약서 양식 변경에서 더 나아가 채권추심원들의 운영에 관한 유의사항을 정하여 근로자성에 부합하는 징표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 것은 2015. 1.경 무렵인바, 수년간 계속되어 온 기존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의 형태가 그 즉시 중단되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② 원고 A 등은 2015. 1.경 당시 근로기간이 최초 계약 시점으로부터 2년을 초과한 상태로서, 피고에 대하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법적 효력이 인정되거나 적어도 종전의 근로조건에 따라 계약을 갱신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기대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③ 그럼에도 실질적으로는 근로관계가 계속된 원고들에게 피고의 주장과 같이 위임계약서 양식의 변경 및 일부 지휘·감독권의 불행사만으로 더 이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본다면, 사용자가 근로자들과 성립한 근로관계를 근로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종료시킬 수 있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A 등은 2015. 1.경 이후로도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원고 E, I, C(2차 재직기간)(이하 ‘원고 E 등’이라 한다)의 근로자성 판단

1)

인정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12. 8. 1.부터 2015. 1. 16.까지 4회에 걸쳐 채권추심원과 체결하는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였는데, 주요 변경 사항은 아래와 같다.

(1)

2012. 8. 1. 변경 사항: ① ‘채권추심 위탁계약서’를 ‘채권추심 위임계약서’로 변경, ②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에 따라 피고 이외의 회사와 중복하여 이중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제6조) 신설, ③ 피고는 채권추심원에게 사무공간, 장비 및 물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무상으로 대여할 수 있고, 채권추심원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공간, 장비, 및 물품의 운용 및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되 업무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며, 계약 해지 또는 종료 시 사무공간, 장비 및 물품을 원상회복하여야 한다는 규정(제14조) 신설

(2)

2013. 1. 30. 변경 사항: 계약서를 계약기간, 준수사항, 수수료, 손해배상, 계약해지, 위임사항의 일시 중지, 계약의 소멸, 사무공간, 장비, 물품 등의 사용, 기타사항만을 명기한 9개 조항으로 구성

(3)

2014. 1. 29. 변경 사항: ① ‘수임인은 독립사업자로서 본 계약에 의하여 위임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한다’, ‘수임인은 위임인의 근로자가 아니며, 수임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위임인의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규정 신설(제2조), ② 위임인의 수임인에 대한 불공정행위 금지 규정 신설(제6조), ③ ‘본 계약상의 위임사무는 관련 법령에 의해 정보보호 및 행위규제가 강하게 요구되므로 관련 법령의 준수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무공간, 장비, 물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대여할 수 있다는 취지 추가(제13조 제1항) (4) 2015. 1. 16. 변경 사항: ① 계약만료일까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계약의 효력은 소멸된다는 규정 삭제, ② 위임업무 중 ‘상환계획서 및 사후관리일지의 작성・관리’ 삭제, ③ 수임인에 대한 불공정행위가 있을 경우 서면으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 신설(제6조 제2항), ④ 열거식 계약해지사유를 ‘수임인이 본 계약을 위반하거나 관련 법령 기타 불법행위를 한 경우’와 ‘수임인의 업무성과가 위임사무를 계속 유지하기에 현저히 부족한 경우’로 간소화, ⑤ 위임사무의 일시 중지 규정 삭제, ⑥ 신원보증보험 규정 삭제

나)

피고는 2012. 7. 3. 조직개편을 통해 본사 경영전략본부 내에 인력운영팀을 신설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인력 운영 관련 제반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고, 2014. 12. 5. 전국 부점장을 대상으로 ‘채권관리사 위임운영 유의사항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다) 피고는 2015. 1. 19. 본사부서 및 각 부점에 ‘채권관리사 운영 관련 유의사항 통지’라는 제목으로 공문을 발송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피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채권관리사 운영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2015. 1. 28. 각 지점, 출장소로 하여금 2015. 2. 2.부터 위 2015. 1. 19.자 공문 준수 여부에 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였고, 2015. 3. 16.부터 위 체크리스트를 전산으로 등록하여 관리하였으며, 위 공문 준수 여부를 각 지점, 출장소별 종합업적평가에 반영하였다.

[그림 삽입을 위한 여백]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5. 1.경 이후로 최초로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원고 E, I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 C의 경우 2015. 1. 이후 한차례 업무를 중단하였다가 2019. 5. 9.부터 다시 업무를 시작하였는데, 위와 같은 업무 중단에도 불구하고 원고 C과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계속 유지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원고 C이 업무 중단 후 피고와 새로 위임계약을 체결한 2차 재직기간에 대하여 다시 근로자성을 판단해야 하는데, 위 기간에 대하여는 원고 E, I과 같이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 E 등은 2015. 1. 16.자로 변경된 계약서 양식에 따라 피고와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계약서 양식에는 위임직 채권추심원이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고, 위임직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피고의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이 적용되지 않음이 명시되어 있고, 원고 E 등도 위와 같은 계약 내용을 알면서 피고와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는 2015. 1. 19. 본사부서 및 각 부점에 ‘채권관리사 운영 관련 유의사항 통지’ 공문을 발송하였고, ‘채권관리사 운영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2015. 2.경부터 각 지점, 출장소로 하여금 위 2015. 1. 19.자 공문 준수 여부에 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원고 E 등은 위와 같은 조치들이 시행된 이후에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 E 등이 속한 O지점, 광주지점에서 피고의 위와 같은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원고 E 등을 포함한 채권추심들에게 출퇴근 관리, 근무태도 평가, 일반적인 교육 등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

피고의 일부 지점에서는 피고가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고 ‘채권관리사 운영 관련 유의사항 통지’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한 2015. 1.경 이후로도 채권추심원들에게 채권관리현황, 회수가능성, 회수예정일, 향후관리계획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는 채권추심원 외에는 추심진행상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피고가 위임한 사무의 진행상황을 최소한이나마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서 민법 제683조에 따라 위임사무인 채권추심업무의 처리상황에 관한 보고를 요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특히 피고가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전산망에 추심활동에 관한 내용을 기록하도록 한 것은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에 따라 채권추심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법·부당한 추심행위를 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조치라고 보인다.

라)

피고가 2015. 1.경 이후로도 채권추심원들의 회수실적에 따라 채권을 차등배분하는 등 대우에 차이를 둔 것은 사실이나, 수임인의 업무수행 성과에 따라 보상에 차 등을 두는 것이 반드시 위임계약의 성질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종전과 같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경고장을 발부하거나 실적 부진에 대한 해명이나 대책을 요구하는 등으로 상당한 지휘·감독에 나아갔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위임사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근무태도, 복장 등을 규제하지도 않았다.

마)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채권의 종류에 따른 체크사항이나 법적절차 신청 시 유의사항, 채무감면 처리절차 등을 안내하였으나, 이는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숙지해 두어야 하는 일반적인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바)

그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은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위임한 업무와 관련하여 작성한 문서들로 보이나, 작성 주체나 작성 시기, 경위 등이 불분명하여 그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E 등에게 근로관계에 준하는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라.

퇴직금의 산정

1)

원고 A, B, D, F, G, H, J, K의 경우 업무수행 기간 전체에 대하여, 원고 C의 경우 1차 재직기간인 2005. 3. 2.부터 2018. 11. 1.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근로자성이 인정되고, 위 각 기간에 대하여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위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별지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각 금액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C의 경우 퇴직일인 2018. 11. 1.로부터 3년이 지난 2021. 11. 15.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소멸시효 중단사유의 하나로서 민법 제174조가 규정하고 있는 최고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 이행을 구한다는 채권자의 의사통지(준법률행위)로서, 이에는 특별한 형식이 요구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행위 당시 당사자가 시효중단의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알거나 의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써 권리 행사의 주장을 하는 취지임이 명백하다면 최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다16238 판결 등 참조), 갑 제1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 C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인의의 담당 직원이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2021. 10.경 피고의 담당 직원에게 원고 C이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려고 한다는 의사를 전달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는 원고 C이 피고에게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의사를 통지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때 원고 C의 퇴직금 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21. 11. 15.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이상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 A, B, D, F, G, H, J, K에 대하여는 별지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의 각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날짜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 C에 대하여는 별지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퇴직금 및 이에 대하여 원고 C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날짜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4. 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A, B, D, F, G, H, J, K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 C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 C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E, I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강대현 백승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