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9. 14. 선고 2021가합589940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9. 26. 원고에 대하여 한 제명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7. 20.부터 2023. 9. 14.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 라.

3.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 7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C연합회 소속 교단이고, 원고는 1991. 7. 10. 피고 교단 목사로 임명받고 2016년경부터 피고 소속 의정부 D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였다.

나.

피고는 2021. 9. 26. 원고에 대하여 '총회 헌법 제2장 제6조 11항 세칙 ① ~ ⑨항과 교역자 수칙에 의하여 모든 직분이 제명되었음'이라고 기재된 통고서를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명처분'이라고 하고, 피고가 보낸 위 통고서를 '이 사건 통고서'라고 한다).

다.

피고 정관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주위적으로,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제명처분 무효 확인을 구하고, 위 제명처분은 피고 소속 근로자인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려는 해고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는바, 피고의 해고로 인하여 수령하지 못한 임금을 구한다.

1)

피고는 정관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제명 통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2)

원고는 교회의 공금을 횡령하거나 피고에게 재산상 피해를 입히거나 피고 총회에 허위보고한 적이 없으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예비적으로, 원고는 정년을 만 70세로 정하여 피고 교단 소속 교역자로 임명되었으나, 피고가 이 사건 제명처분을 함으로써 일방적으로 위임계약을 파기하여 원고가 정년까지 피고 소속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재직하지 못하게 된 손해를 원고에게 입혔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만 70세까지 담임목사로 계속 재직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사례비<1> 265,831,280원[= (1,822,480원<2> × 2021. 10. 1.부터 2021. 12. 31.까지 3개월) + (1,914,440원<3> × 2022. 1. 1.부터 2033. 4. 30.까지 136개월)]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제명처분 무효확인청구 부분

1)

절차적 하자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피고 소속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교회에서의 위치와 신앙을 기초로 한 종교적 가르침을 주된 업무로 하는 일의 특성 등을 고려하면 원고를 단순히 피고 소속 근로자라고 하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피고는 많은 사람들의 단체로서 구성원들의 총의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그 총의를 반영하기 위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피고가 구성원들의 총의로 교역자의 임명, 징계, 제명 등의 규정을 두고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체 운영의 지속성, 단체 내 소수자 보호 등을 위해서라도 그 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41741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정관에 해당하는 총회 헌법을 통하여 교역자에 대한 징계 사유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였으므로, 징계 사유가 있을 때 그 절차에 따라 원고를 징계하여야 한다.

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정관인 총회 헌법 제12조 제1, 2항에 의하면, 집행위원장, 공동위원장, 부위원장, 총무, 조사관 등으로 구성된 헌법집행위원회가 총회 헌법을 위반한 자에 대한 조사를 거쳐 심판하고 이를 총회장에게 보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 총회장이 2021. 9. 26.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제명처분을 통지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러한 징계절차를 거쳐 원고를 제명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는 피고 교단에서 적법한 제명절차를 거쳤다는 증거로 당회회의록(을 제5호증)을 제출하였으나, 위 결의는 원고가 담임목사로 재직하던 의정부 D교회에서 원고를 담임목사에서 해임하기로 하는 결의에 불과하고, 위 결의에 참석한 자들이 적법하게 구성된 헌법집행위원회의 집행위원으로서 원고에 대한 조사·심판절차를 거쳤다고 인정할 근거로 보기는 어려운바, 위 증거만으로 피고 교단에서 피고 정관 규정에 따른 헌법집행위원회의 징계절차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제명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

2)

실체적 하자 여부에 관한 판단

가)

단체의 구성원에 대한 제명처분은 구성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그 구성원의 행위가 단체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거나 제명이 불가피할 정도로 단체 구성원의 공동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서만 인정되어야 하고, 이는 그 구성원이 정관상 제명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며(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21750 판결, 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3다69942 판결 등 참조), 그러한 제명처분이 정당하다는 데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있다.

나)

한편 징계사유가 특정되어야 징계대상자는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고, 법원으로서도 징계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므로, 징계사유는 그 비위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구체적 내용과 범위가 특정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않으면 징계처분은 위법을 면할 수 없는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통고서에는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총회 헌법 제2장 제6조 11항 세칙 ① ~ ⑨항과 교역자 수칙에 의하여 모든 직분이 제명되었음'이라고만 기재되어 있는바, 위 통고서에 기재만으로는 징계사유로 삼은 비위행위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를 전혀 특정할 수 없는바, 이 사건 제명처분은 원고가 징계절차 및 그 불복절차에서 방어권을 행사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비위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범위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등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제명처분은 위법하다.

다)

설령 위 징계사유를 선해하여 원고가 교회 인테리어 등 공사비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을 횡령한 점을 징계사유로 본다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 제12 내지 15,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돈을 교회보수공사를 위한 공사비, 건축설계비용, 등기비용 등으로 사용하였다고 보이는바,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징계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제명처분은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나.

임금지급청구 부분

피고 소속 교회의 담임목사인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피고 교단으로부터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았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달리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피고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원고는 1991. 7. 10. 피고 교단 목사로 임명받고 그 무렵부터 피고 소속 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였으나, 피고가 정관에 따른 조사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 사건 제명처분을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제명처분을 함으로써 원고가 피고 교단 교역자로서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체결된 원·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위임계약의 파기로 인하여 원고에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액의 산정

살피건대, 피고의 일방적인 위임계약 파기에 따라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는 원고가 피고 소속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계속 재직하지 못함으로써 지급받지 못하게 된 사례비 상당이라고 할 것인데, 원고가 2020. 9.경부터 2021. 9.경까지 피고로부터 생활비 지원 명목으로 월 100만 원씩의 사례비를 지급받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3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2021. 10. 1.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지급하지 아니한 사례비 합계 2,200만 원(= 100만 원 × 22개월)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2. 7. 2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3. 9. 14.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원고는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사례비를 산정하여 위 위임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 하나, 그와 같이 사례비를 산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이를 초과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 중 제명처분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며,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중 임금지급청구 부분과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각주1) 원고는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이를 산정하였다.

각주2) 2021년 법정최저임금

각주3) 2022년 법정최저임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