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8,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단3806
판결선고
2022. 10. 20.
범죄사실
피고인은 ○○○○ 주식회사의 서울지사 부사장이고, 피해자 B(여, 48세)은 위 회사에서 상담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다.
피고인은 2020. 1. 23. 16:00경 서울시 강남구 C ○○층에 있는 ○○○○ 주식회사 사무실 내에서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가슴을 1회 움켜쥐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B의 법정진술
증인 D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소견서 등, 진료기록부
D과의 면담 녹음파일, E과의 면담 녹음파일, 각 녹취록
사내메신저 문자, 각 문자메시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98조, 벌금형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당시 피해자를 위로하는 과정에서 내민 손이 피해자의 어깨와 가슴부위에 닿은 사실이 있을 뿐,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잡은 사실이 없고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도 없었다.
판단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9. 9. 9. 선고 2019도2562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추행의 고의도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2020. 1. 23. 16:00~17:00경 사이 ○○○○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사무실 복도에서 피고인을 만나게 되어, 피고인에게 ‘어머니가 암수술을 받게 되었다’고 말하자 피고인이 “무슨 암이노?”라고 물어보았다. “유방암이요”라고 대답하였더니 피고인이 갑자기 이상한 웃음을 지으며 피해자에게 다가와 “유방암 괜찮다”라고 말을 하며 피고인의 오른손으로 자신의 왼쪽 가슴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당시 너무 놀라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사무실에 있는 책상으로 돌아갔다.」고 하면서 판시 범죄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고 추행 방법과 결과, 범행 전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하여도 상세히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은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실제로 경험하지 아니하면 알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 한편, 피고인 및 변호인이 일관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의 일부 진술 부분은 범행의 내용과 무관한 세부적인 사항으로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흐려진 것으로 보이거나 표현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 측의 위 주장으로서 이 사건 범행 내용에 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할 사정으로 삼기는 어렵다.
피해자는 ① 이 사건 당일 17:41경 사내 메신저로 피고인에게 ’부사장님 방금 전 하신 행동은 충분히 오해 받으실 행동이셨고 저로써는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앞으로는 오해 받으실 행동은 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당황스럽고 충격적이었네요, 이런 오해할 행동은 안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② 2020. 1. 27.에는 F 정신건강의학과에서 ’2020. 1. 23. 피고인이 갑자기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목격자는 없고 너무 당황스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자리로 돌아와서 울다가 팀장에게 말을 했다‘는 내용으로 상담을 하였으며, ③ 2020. 1. 28.에는 G상담소에 전화하여 성추행 피해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또한 피해자는 ④ 2020. 2. 4. 피고인으로부터 ’그동 안 많이 힘드셨지요. 만나서 이야기 했으면 좋겠습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피고인에게 ’엄마가 암수술 하셔야 된다는 너무나 가슴 아픈 상황에 대한 대화 도중제 가슴을 움켜쥐신 그 행위는...(중략)...그것도 웃으면서...스친것도 아니고 움켜쥐신...‘이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고, ⑤ 같은 날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D과 면담시 D에게 ’(어머니 유방암에 대한 대화를 하던 중) 피고인이 자신의 가슴을 그냥 스치거나 만진 것도 아니고 움켜잡았다‘고 말하였으며, ⑥ 2020. 2. 5. 회사 직원 B과 피해자의 휴직으로 인한 회원교체에 대하여 대화를 하던 중 휴직 사유를 궁금해 하는 B 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말을 하였다. 이와 같은 정황들은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고, 피해자와 D, B과의 전반적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의도적으로 녹음하며 자신의 피해사실을 과장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지어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 장소는 100여 명의 다른 직원들이 같이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로, 이와 같이 공개된 장소에서 가슴을 움켜쥔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고, 당시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거나 물러서는 등의 행동도 취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잡으며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무실에는 파티션이 설치되어 있었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 다른 직원들이 추행 상황을 보지 못하였을 수도 있으며, 추행도 장시간 지속된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발생한 것인 점, 피해자는 이 사건 직후 대표이사와의 면담과정에서부터 일관하여 ’순간 너무 놀라서 소리도 지르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이 경험칙 상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당일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보낸 메신저에는 구체적 추행에 대한 언급 없이 ’충분히 오해 받으실 행동‘이라고만 표현되어 있으나, 이에 대해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회사에서 잘릴까봐 에둘러서 표현한 것뿐이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피해자의 당시 나이(48세)나 이혼하여 홀로 두 아들을 부양하고 있던 피해자의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피해자의 언동이 경험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후 계속적으로 휴가를 연장하면서 2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다가 피고인이 이를 거절하자 이 사건 고소에 이른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성범죄 피해자의 근무장소 변경이나 배치 전환, 유급휴가 등은 성범죄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의 일환으로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피해자가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인바<1>,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아무런 징계나 근무장소 변경 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지속적 휴가를 요청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무고의 동기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피해자는 2020. 2. 5.부터 7. 14.까지의 유급휴가 후 추가 무급휴가(2020. 12. 29.까지)를 받은 상황에서, 회사가 피고인에 대한 조사나 징계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피해자의 산재신청에 대하여도 ’회사가 확인한 바로는 가슴을 강하게 움켜쥔 것이 아니라 대화 도중 격려차원의 손짓이 우연히 가슴을 스치게 된 것이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하자 억울함을 호소하며 2020. 10. 26.경 이 사건 고소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이나 회사에 대하여 먼저 2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피해자가 B과 대화 도중 ’구체적 요구사항이 무엇이냐, 합의할 생각이 있냐‘는 취지로 묻는 B에게 ’(가해자) 연봉이라도 주려고요?‘라는 내용으로 대답한 것이 피해자가 피고인의 연봉 상당인 2억 원을 요구하였다고 왜곡되거나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고소 후인 2021. 5.경 피고인 측(피고인 및 회사)의 대리인과 피해자의 대리인 사이에서 합의에 관한 대화를 하며 구체적 금액이 언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도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후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피고인에 대한 고소 및 회사에 대한 노동청에의 진정 등과 함께 변호인을 통해 합의를 진행한 것을 두고 부자연스럽다거나 피고인에 대한 고소의 동기를 의심할 만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내용과 수법,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죄질과 범정이 무겁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자는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그 밖에 이 사건 강제추행의 정도,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공개명령, 고지명령 및 취업제한명령의 면제
피고인의 나이, 직업, 재범위험성,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범행의 방법과 결과,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과 취업제한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기대되는 사회적 이익과 성폭력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효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거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취업제한을 명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므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제56조 제1항 단서,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단서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이경린
각주1)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직장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①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 ②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받거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가 조사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 등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③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⑤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은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