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단6749
판결선고
2023. 6. 26.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1. 5. 25.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21. 6. 2.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블록체인 기반 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이고, 피해자 ‘C’(C, 이하 ‘피해자 재단’)은 D 등을 이사로 선임하여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E(E)' 사업의 자금 마련 등을 목적으로 스위스에 주소를 두고 설립한 단체이다.
피고인은 2017. 4.경 및 2018. 6.경 순차로 피고인 회사와 피해자 재단 사이에 ‘서비스 및 개발 계약’을 체결하여 피해자 재단으로부터 ‘E’ 사업 관련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받고, 그 비용은 피해자 재단으로부터 가상화폐 ‘비트코인(BTC)’ 형태로 선급금으로 지급받아 충당하기로 하되, 이후 사용 내역에 관한 정산서를 제출하여 선급금 중 비용으로 소진되지 않은 금액은 이를 피해자 재단에 반환하거나 차회 지급할 선급금에서 공제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2019. 3. 4.경 서울 강남구 F에 있는 피고인 회사에서, 선급금 중 사용 비용 정산을 위한 2018. 4분기 사용내역에 관한 인보이스 자료를 피해자 재단에 제출하면서 마치 2018. 11. 30.경 ‘G-H 시스템 개발 및 운영관리 계약금’으로 주식회사 I에 106비트코인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 내용의 자료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재단으로부터 받은 선급금 중 106비트코인을 2018. 11. 말경 주식회사 I의 대표자 J에게 임의로 빌려주고 이를 제대로 변제받지 못하고 있었고, 위 106비트코인을 피해자 재단에서 의뢰받은 프로그램 개발 용도로 정상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재단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선급금 중 106비트코인(K 거래소 종가 기준 시가 약 441,172,000원 상당)을 선지급 용도에 따라 정상적으로 사용한 것처럼 피해자 재단을 기망하여, 그 무렵 이에 속은 피해자 재단으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106비트코인의 정산 및 반환을 청구할 수 없게 함으로써 해당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D, J의 진술기재
J에 대한 검찰진술조서
고발장 및 고발대리인 의견서 첨부서류(스위스 C 재단법인 등 기부, 주식회사B 법인 등기부, 2018. 6. 25.자 서비스 및 개발 계약(제2차) 및 한글번역본, 2018. 8. 23.자 인보이스, 2018. 8. 21.자 인보이스, 2018. 9. 18.자 인보이스, 2018. 10. 2.자 인보이스, 2019. 3. 4.자 받은 이메일 및 인보이스, 스위스재단의 2018. 5. 18.자 정산서, 스위스재단의 2018. 10. 16.자 정산서, B의 E 메인넷 산출물 소스분석 결과, 피해자 스위스재단 해지결의 및 통지서], 각 G-H 시스템 개발 및 운영관리 계약서, 비트코인 차용증 및 신분증, 피고소인들이 제작하였다는 쇼핑몰 홈페이지 화면, 비트코인 차용증)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 재단에 대한 사기의 고의나 기망행위가 없고, 처분행위나 피해도 없으므로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J에게 106비트코인을 대여하였다가 사후에 H 쇼핑몰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의 대여금을 계약금으로 전용하기로 하였을 뿐이다).
판단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를 일으키게 하고 그로 인한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재산상의 이득을 얻음으로써 성립하고, 여기서 처분행위라 함은 재산적 처분행위로서 피기망자가 자유의사로 직접 재산상 손해를 초래하는 작위에 나아가거나 또는 부작위에 이른 것을 말하므로, 피기망자가 착오에 빠진 결과 채권의 존재를 알지 못하여 채권을 행사하지 아니하였다면 그와 같은 부작위도 재산의 처분행위에 해당한다. 한편, 고의는 내심적 사실이므로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J에게 I의 대주주 주식을 인수하는 계약금 명목으로 106BTC를 대여하였음에도 피해자 재단과의 계약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용도로 정상적으로 사용한 것처럼 피해자 재단을 기망하여 피해자 재단으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106비트코인의 정산 및 반환을 청구할 수 없게 함으로써 해당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하였음이 인정된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과 H 사이 계약체결
피고인 회사는 2018. 6. 25. 피해자 재단과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해자 재단은 4차례에 걸쳐 피고인 회사에 프로그램 개발비용 명목으로 합계 14,294,768,000원을 편의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지급하면, 블록체인은 이를 가상화폐거래소에서 원화로 환전하여 개발비용으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회사는 개발비용을 선급금으로 받으면 이를 실제 개발비용으로 사용하고 피해자 재단에 인보이스(개발비용 사용 정산서) 및 근거자료를 제공하여 검수를 받되, 선급금 중 실제 개발비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남아있는 돈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피해자 재단으로부터 다음 회 지급받을 선급금에서 공제하기로 하였다.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수사기록 제96쪽).
(c) 분기별 송장 승인 결과는 차분기 서비스 비용에 반영된다.
피해자 재단은 2018. 10. 16. 2차분 개발선급금으로 피고인 회사에 410.782195BTC(3,044,718,430원 상당)를 지급하였다.
피고인이 J에게 106BTC 상당 대여계약
피고인은 2018. 11. 29. J에게 106개의 비트코인을 대여하는 내용의 다음과 같은 계약을 체결하였다(수사기록 320쪽 차용증).
피고인이 J에게 대여한 106BTC를 서비스 개발에 사용한 것처럼 허위의 인보이스를 작성, 제출
피고인은 2019. 3.경 J과 사이에 날짜를 소급하여 2018. 11. 30.에 “G-H 시스템 개발 및 운영관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수사기록 308쪽).
피고인은 2019. 3. 4. 피해자 재단에 위 계약서를 제출하면서 106비트코인을 2018. 11. 30.경 정당하게 사용하였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출하였다.
이에 대하여 J은 “피고인은 G의 서비스를 E에 접목하고 싶어했고 이를 위해서 I을 인수하려고 하였다. J은 당시 자금이 없었고 피고인이 인수자금을 빌려준다고 해서 I의 대주주주식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금으로 106비트코인을 빌렸다. 이후 피해자 재단과 피고인 사이 분쟁이 시작되어 회사를 인수할 수 없어서 I 인수계약은 파기되었다. 당시 J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개발하여 회사에서 사용을 하고 있었는데 이 시스템을 피고인이 자기 회사와 계약한 것으로 해달라고 하여 계약서에 서명을 하여 주었을 뿐이다. 즉, H 시스템은 G에서 만든 시스템인데 피고인이 피해자 재단에 제출할 자금 사용 내역이 필요하다고 하여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다. B에서 5억원을 대출받았고 그중 1억 8000만 원을 갚았고 부채가 3억 2000만원이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J의 진술은 차용증, 계약서 기재내용, 고발인 D의 진술과 일치하고, 그 진술이 구체적이며 달리 그 진술에 허위가 게재될 사정이 보이지 않고 신빙성이 인정된다. J은 당시 피고인과 같이 I을 인수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이 소급하여 계약서를 작성해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J은 피고인으로부터 5억 원의 돈을 빌렸고 함께 I을 인수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바, J으로서는 허위의 계약서를 작성할 동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J은 5억 원 중 1억 8,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갚았다고 하는데, 피고인의 주장대로 J에게 프로그램 개발비용으로 지급하였던 것이라면 J이 이 돈을 갚을 이유는 없다.
피고인은 J에게 대여하였던 돈을 시스템 개발 및 운영관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허위의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이를 피해자 재단에 고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정상적인 계약이 체결된 것처럼 위 계약서를 제출하여 피해자 재단을 기망하였다. 피해자 재단으로서는 허위의 계약인 줄 알지 못하고 정당하게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착오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106비트코인 상당액의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위와 같이 계약 체결일을 소급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피고인도 인정하고 있는바, 피해자 재단이 위 돈이 계약내용대로 서비스 개발에 사용되지 아니하였다거나, J에게 피고인이 금원을 대여하는 명목으로 선급금이 사용된 사실을 알았다면 피해자 재단으로서는 피고인에게 그 돈(2018. 10.부터 2018. 12.까지 사용하고 남은 돈인 106BTC)을 차회 개발비용에서 공제하거나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을 피고인도 알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도 인정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피해자 재단을 기망한 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 피해자 재단이 입은 피해액이 적지 않고, 그 피해가 회복되지도 않았다. 한편, 판결이 확정된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동시에 판결하였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형법 제51조의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되, 피고인에게 피해 회복의 기회를 주기 위하여 피고인을 법정 구속하지는 아니한다.
판사 박소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