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C공사현장에서 지하철 개통을 위하여 지반을 뚫고 콘크리트를 타설하여 지하철 이동통로를 구축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였고, 원고는 2016. 2. 16.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일용직 근로자로 채용되어 일을 한 자이다.
원고는 2016. 4. 8. 오전 근무를 마친 후, 13:0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오후 작업을 위하여 이동 중 갑자기 구음장애와 좌측 반신마비 증상을 느껴 근처 병원을 내 원 후 D병원으로 전원하여 그곳에서 2016. 4. 25. 급성뇌경색증 진단을 받았고, 좌측 편마비 등의 장해(이하 ‘이 사건 장해’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장해로 D병원, I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3, 4, 9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장해는, 피고가 원고에게 매연, 먼지 등으로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근로기준법상 정해진 근로 시간을 훨씬 초과하여 무리한 초과근무를 부과하면서도 휴식 시간과 휴일을 보장해 주지 아니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장해가 피고의 안전조치 위반 등의 과실로 발생하였다거나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한 것과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장해와 피고의 과실,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인과관계는 없다고 보인다. 즉,
원고가 자신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 제출한 증거 중 갑 제2, 6호증은 원고의 진술에 근거하여 작성된 것이어서 그 객관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제1심 증인 E의 증언 중 쟁점과 관련하여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원고의 근로 시간과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안전성 여부인데, 이에 대하여 위 증인은 이 사건 상해가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서 원고가 과도한 근무를 하였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정작 원고가 야간 근무를 하는 것은 직접 보지는 못했고 들어서 안다고 하며, 이 사건 공사 현장이 다른 노반건설공사 현장에 비하여 근로자의 건강에 더 열악한 구체적인 부분은 밝히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위 증인의 증언은 원고와 증인사이에 인간관계, 친분에 따라 상해 발생이라는 결과에 대한 원인을 증인이 추정한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보인다.
원고는 원고의 실제 근로 시간이 주 52시간을 훨씬 초과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공사에서 원고가 주로 한 작업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으로 이는 트럭이 싣고 온 콘크리트가 부어진 후 이루어지는 것으로, 트럭 1대 기준으로 약 20분 정도가 소요되는 점, ② 작업 과정상 다음 트럭이 올 때까지 시간은 근로자 입장에서는 대기 시간이 되는 점, ③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원고가 근무한 기간에 평균 일일 콘크리트 타설량은 작업일지상 82㎡(트럭 14대분)이고, 이는 타설 작업 근무 시간으로는 5시간에 못 미치는 양인 점(트럭 14대 × 1대당 20분/60분 = 4.666 시간), ④ 결국 원고가 주장하는 출퇴근 시간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실 근무 시간이 아닌 대기 시간, 휴식 시간이 포함된 것으로 근로 시간이라기보다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원고가 체류한 시간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한 점, ⑤ 더구나 원고가 근무한 기간에 트럭의 최종 출하 시간은 17시를 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원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수시로 야간 작업을 했다는 것을 쉽게 믿기 어려운 점, ⑥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근로 시간의 근거로 삼고 있는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갑 제8호증)상의 공수는 작업량 을 충족시 작업 시간을 실제 이상으로 늘려주는 소위 ‘야리끼리’ 관행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볼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것을 실제 근무 시간 추산의 근거로 삼기는 어려운 점, ⑦ 오히려 피고가 집계한 원고의 일일 근로 시간은 대부분 기본 6시간이고, 간혹 연장근로 시간이 있었을 뿐이며, 이는 위 평균 일일 콘크리트 타설량으로 추산한 근로시간과 비슷하여 신뢰가 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 시간에 대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장해를 입기 3일 전인 2016. 4. 5.에는 상당 시간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이나, 이후 이 사건 장해를 입은 날까지 근로하지 아니하는 등 단지 하루의 과도한 연장 근로가 3일 후 증상이 발현된 이 사건 장해의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근로 환경과 관련하여서도 원고가 주장하는 현장의 조도, 매연, 소음 등은 지하노반건설공사 현장의 일반적 특성으로, 이 사건 공사 현장이 동종의 현장에 비하여 더악조건이라고 볼 근거는 없으며, 방진마스크 제공, 환기시설 등 안전조치면에서 다른 현장에 비하여 부족한 부분은 없어 보인다. 원고의 주장 또한 일반적인 지하 노반건설 공사 현장의 환경을 열거한 것에 불과해 보이고, 특별히 이 사건 공사 현장이 다른 현장과 비교하여 미흡한 안전조치 위반 내역에 대한 주장, 입증은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는 근무일 기준으로 40일 가량만 일을 한 반면, 이전에 이미 20여 년 간 다른 공사 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한 바 있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원고보다 더 장기로 근무한 제1심 증인 E는 원고와 달리 별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원고의 장해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성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장해와 관련한 피고의 과실은 인정되지 아니하고,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다른 쟁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이다. 그럼에도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정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형(재판장) 구광현 양철한
각주1) 증인은 다른 현장과 달리 환기통이 철거되어 공기가 탁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으나, 직접 보거나 경험한 것이 아닌 환기통이 철거되었다고 들었다는 전문에 불과한 것이고, 현장 환경이 나쁘다는 것도 객관적 기준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의 느낌을 표현한 것에 불과해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