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5. 12. 선고 2021나437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6. 6.경 C과 사업투자 계약(이하 ‘이 사건 투자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투자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이후 피고는 2016. 7. 26. 통역 및 번역업,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이 완료되었고, 그 무렵 피고의 법인등기부 등본에 C은 대표이사로, 원고는 사내이사로 각 등기되었다. 한편 설립 당시 피고의 주주명부에 의하면, 전체 주식수는 4,000주, 자본금은 20,000,000원이고, C이 89%, 원고가 11%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되어 있다.

다.

피고가 2016. 8. 25.부터 2018. 4. 25.까지 원고에게 급여 등의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은 아래와 같다(피고 통장에 기재된 출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라.

원고와 피고 명의로 작성된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16. 7. 28.자 연봉근로계약서(갑 제1, 2호증, 이하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라 한다)가 존재한다.

마.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를 위조하여 행사하였다고 주장하며 원고를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원고는 2019. 11. 20. 무죄 선고를 받았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19고단1493호), 이에 검사가 항소(서울서부지방법원 2019노1699호)하였으나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그 무렵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5호증, 을 제1, 2, 11, 13 내지 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피고와 월 3,000,000원의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6. 7. 28.부터 2018. 4. 25.까지 피고의 사내이사로 근무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위 근무 기간 동안의 2년 치 퇴직금 6,000,000원 중 2,902,187원만 지급하였고 총 급여 63,000,000원(= 월 3,000,000원 × 21개월) 중 19,400,000원[= 2016. 8.분 3,000,000원 + 2016. 9.분 3,000,000원 + 2017. 8.분 1,000,000원 + 2017. 9.분부터 2017. 12.분까지 합계 6,000,000원(= 월 1,500,000원 × 4개월) + 2018. 1.분부터 2018. 4.분까지 합계 6,400,000원(= 월 1,600,000원 × 4개월)]만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3,097,813원(= 6,000,000원 - 2,902,187원)과 미지급 급여 43,600,000원(= 63,000,000원 - 19,400,000원) 합계 46,697,000원(= 퇴직 금 3,097,813원 + 급여 43,6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는 피고 대표이사의 위임 없이 원고가 위조한 것이고,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원고에게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구두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이사인 원고의 보수 지급에 관하여 상법 제388조에 따른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구두계약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의 진정성립 여부

1)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사실상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나, 위와 같은 사실상 추정은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깨어지는 것이므로, 문서제출자는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입증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다69686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에 날인된 피고의 인영이 피고의 법인인감에 의한 것임은 다툼이 없고, 원고가 보관 중이던 피고의 법인인감을 날인하였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에 피고의 인장을 날인한 위 행위가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

원고에게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에 날인할 정당한 권한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8호증(= 을 제12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3,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C과 사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사업자금 30,000,000원을 지급하고, C은 원고에게 피고의 지분 11%와 일정 수준의 급여(C 급여의 80% 이상)를 보장하기로 하는 이 사건 투자계약이 체결되었고, 원고는 피고의 사내이사로서 피고의 자금, 회계, 경리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대표이사는 계속 C이었으며, 직원들과의 근로계약은 C이 직접 체결하였던 점, ②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의 내용과 같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1일 8시간의 기본근로와 1주 10시간 이내의 시간 외 근로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③ 원고가 사전 동의의 근거로 들고 있는 2016. 6. 29.자 이메일의 제목은 ‘투자관련의 건(최종)’으로서 그 본문에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첨부된 계약서도 이 사건 투자계약서인 점, ④ 피고의 다른 직원들과 사이에 작성된 연봉근로계약서에는 연봉액수와 근로자 성명, 계약기간, 작성일자 등이 해당 직원의 자필로 기재되어 있는 데 비해,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는 연봉액수와 원고성명, 계약기간, 작성일자 등이 컴퓨터로 인쇄되어 있는 점, ⑤ 원고가 제출한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 매년 중간정산 신청 및 동의’ 란에 원고의 서명이 되어 있고 계약서 말미의 원고 성명 옆에도 서명이 되어 있는 반면, 피고에 보관되어 있던 동일한 내용의 연봉근로계약서(을 제10호증)에는 위 두 군데 모두 원고의 서명 또는 날인이 되어 있지 않은 점, ⑥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에는 연봉계약기간이 2017. 7. 28.까지 12개월로 되어 있는데, 그 이후에 연봉근로계약서가 다시 작성되지 않은 점, ⑦ 원고는 2016. 8.과 9.에 각 3,000,000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계좌에는 8월 1,195,800원, 9월 1,191,300원만 급여로 표시되어 있고 나머지 금액은 각 가수금으로 표시되어 있으며(위 1의 다항 참조), 피고의 급상여대장에도 원고가 2016. 8.경부터 매달 130만 원씩 지급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⑧ 원고가 2018. 4.경 퇴직하면서 C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나 작성한 계약서 내용에도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에 관하여는 언급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에 날인할 정당한 권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의 진정성립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를 증거로 삼을 수 없다.

나.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한편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 설립 당시 3,000만 원을 투자하여 주주 겸 사내이사로서 피고의 자금과 회계, 경리 업무를 책임지고 있었는바, 원고가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 청구는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이사의 보수 청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정관 제34조도 “임원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사인 원고에게 원고의 주장과 같은 보수 또는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던 사실과 원고의 보수 또는 퇴직금 지급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김창형(재판장) 당우증 최정인

각주1) 원고는 소장 및 2018. 9. 4.자 준비서면에서는 2018. 4. 18. 30,000,000원은 미지급 급여 중 일부로 지급받은 것이라고주장하였다가, 2019. 12. 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위 돈은 투자금을 반환받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각주2) 원고는 당초 소장에서는 합계 16,697,000원(퇴직금 3,097,813원+급여 13,599,187원)의 지급을 구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