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9. 14. 선고 2021나6302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추완항소의 적법여부에 대한 판단

가.

소장 부본과 판결정본 등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그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는 그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때에 해당하여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 내에 추완항소를 할 수 있는바, 여기에서 '사유가 없어진 후'라 함은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단순히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때가 아니고 나아가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의 경우에는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그 사건기록의 열람을 하거나 새로이 판결정본을 영수한 때에 비로소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0다75044,75051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제1심법원이 피고에 대한 소장 부본과 변론기일통지서를 각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고 변론을 진행한 후 2020. 12. 10.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그 판결정본 역시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피고가 2021. 10. 1. 전 직장 동료로부터 위 판결 선고 사실을 듣고 이 사건 추완항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2021. 10. 1.경 이 사건 제1심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진행되어 선고되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추완항소는 그로부터 2주 이내에 제기된 것으로서 소송행위 추완의 요건을 갖추어 적법하다.

2.

본안에 대한 판단

가.

기초사실

1)

원고는 2017. 11. 29.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사투자자문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2018. 5. 2.경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TM(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업무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후 피고는 원고가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잠재적 고객(투자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원고가 제공하는 유료 유사 투자자문 서비스 상품을 안내, 소개하고 회원가입을 권유하여 원고와 투자자문 상품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9. 4. 19.경까지 피고에게 위탁보수금 내지 프로모션으로 합계 57,818,830원을 지급하였다.

3)

이후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위탁업무를 수행하지 않자 원고는 위탁보수 등의 지급을 중단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여 위탁업무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등 원고 회사에서 중도퇴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 제7조 제4항에 따라 위탁보수 정산액 15,033,021원 및 프로모션 금액 23,600,000원 등 합계 38,633,021원(이하 '위탁보수 정산액 등'이라 한다)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은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이 사건 계약 중 피고가 중도퇴사할 경우 등에 있어 위탁업무보수 · 프로모션의 반환의무를 정한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4항, 제12조 제2항, 제3항(이하 '위탁보수 등 반환조항'이라 한다)은 근로기준법 제20조('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를 위반하여 근로계약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내지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에 따라 무효이다.

다.

피고의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2다2055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 내지 9, 11, 13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①

원고는 피고를 포함한 텔레마케터들(이하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이라 한다)에게 컴퓨터, 책상, 데이터베이스와 스크립트, 전화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들로 하여금 원고 사무실 내의 지정된 자리에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위탁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②

원고의 대표자인 사내이사 E와 이사 F, G(이하 '원고 소속 관리자'라 한다)은 사내메신저인 'H'의 단체채팅방을 통해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에게 '1. 하루한건 목표, 결과로 보여주자. 2. 콜량 무조건 많이 3. 뢰근은 찰퇴안됨. I부장 J림장님 팀원들하고 다같이 마무리하고 퇴근하기. 4.지금까지 계속된 호의를 권리로 생각하지 말자. 5. 주변사람들한헤 피해 주지 말자. 6. 경력자로써 필요한 사람, 주변사람들한데 도움되는 사람으로 다같이 잘될수 있게 하자.' 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일반적인 업무지시를 내리고, 때때로 주식 등 처분시점에 관한 구체적 업무지시를 내리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 소속 관리자들은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의 전화 횟수(콜량)나 매출실적을 수시로 확인한 후 전화 횟수(콜량)에 따라 데이터베이스를 차등 배분하였고, 매출실적이 저조한 경우에는 초과근무와 주말근무를 독촉하거나 퇴직경고를 하는 등 업무성과를 관리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자신이 제공한 데이터베이스와 스크립트 등을 통해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의 업무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각종 지시나 성과관리 등을 함으로써 그 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던 것으로 인정된다.

③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은 원고로부터 사원증을 발급받아 소지하였고, 출근하면서 사내메신저에 로그인하는 방식으로 원고 소속 관리자들에게 출근보고를 했다. 원고 소속 관리자들은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에게도 출근시간(08:40 또는 08:50), 점심시간(11:30~13:00) 및 퇴근시간(18:00)을 준수하게 하였고, '영업직원들만 지각하고 결근하고 합니다. 관리부 중에서 지각하고 결근하는 사람은 아예 없습니다. (···) 지각결근 좋아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앞으로 근래 신경써주시기 바랍니다.' , ' 1회 지각은 경고, 2회 지각은 그 주 프로모션 제외, 3번 지각은 그 달 더블프로모션 제외로 하겠습니다.' 라고 경고하는 등 출퇴근을 엄격히 통제하였다.

④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은 6명이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사무실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 원고 소속 관리자들은 근무시간 중 수시로 근무상황을 감시하며 사내메신저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전화(콜)를 독촉하고 근무태도를 질책하기도 하였으며, 전화(콜)나 매출이 저조한 일부 텔레마케터를 따로 회의실로 소집하여 지시사항을 전달하거나 교육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의 근무태도를 엄격하게 관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이 속해 있던 사내메신저 단체채팅방에는 애널리스트들을 제외한 원고 소속 일반직원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고, 원고의 사내이사 E는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에게 전체 회식에 참석할 것을 안내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는 '과장(일반 사원) - 팀장 - 본부장 - 이사'의 직급을 정해두고 승진제도를 실시하였는데, 이 사건 텔레마케터들 중에도 매출실적에 따라 팀장으로 승진한 경우도 있었다.

⑥

이 사건 계약상 위탁계약 기간이 2년에 이르는 등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위탁업무를 수행하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한편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위탁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고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재위탁할 수 없고(제4조 제1항), 원고의 데이터베이스 보호 및 유출금지를 위해 이 사건 계약 체결 시점부터 계약 만료 후 3개월이 도과하기 전까지는 피고는 타 업체와 이 사건 계약과 동일 · 유사한 계약을 체결하여 위수탁업무를 하거나 근로제공을 할 수 없다(제9조). 이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은 강하게 인정되는 반면 피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다.

⑦

피고가 원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피고가 성취한 매출실적에 따라 위탁보수와 프로모션을 지급받았는바, 이는 피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⑧

이 사건 계약서에는 '근로'가 아닌 '업무위탁'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고 '피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 당사자가 아님을 확인한다(제19조)'라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피고가 위탁보수와 프로모션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고, 제반 사회보장제도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원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다.

피고에게 위탁보수 정산액 등의 반환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인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은 그 취지가 피고가 이 사건 계약으로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명백히 반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4항 단서 역시 피고가 미리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에게 귀속된 임금 등을 다시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로서, 결과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 및 제7조 제4항 단서가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탁보수 정산액 등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을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현(재판장) 이창열 김수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