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10. 선고 2021노185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이 피해자와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용역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고, 다만 원청에서 추가공사비를 지급받지 못한 후발적인 사유로 인해 용역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자백과 그 판시와 같은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피고인은 원심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하였다가 당심에서 공소사실을 다툼으로써 자백을 철회하였다.

2)

기초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C는 도배, 실내장식 및 내장 목공사업을 하는 업체로 2019. 4. 22. 개업하였고, 명의상 대표자는 O이나, O의 아들인 피고인이 C를 운영하였다.

②

C는 2019. 4. 24. 주식회사 G(이하 ‘G’라고 한다)와 사이에 C가 충북 진천군 H 지상 I의 리모델링 공사(이하 ‘I 공사’라고 한다)를 하기로 하는 공사도급계약[공사기간: 2019. 4.경부터 2019. 6.경까지 60일간, 공사금액: 285,000,000원(부가세 28,500,000원 별도)]을 체결하였다.

③

피해자는 용역업체인 F의 대표자이다. F은 2019. 5. 10.경 C와 사이에 I 공사 관련 용역을 제공하기로 하는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고, 2019. 5. 14.경부터 2019. 8. 13.경까지 I 공사 현장에서 용역을 제공하였다.

④

F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을 제공하고 용역대금 합계 17,231,500원에 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O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에서 피해자(F)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로 2019. 5. 21. 935,000원, 2019. 5. 31. 2,057,000원, 2019. 7. 1. 3,000,000원이 각 이체되었는데, 위 대금 중 일부는 F이 2019. 4. 28.부터 5. 4.까지 제공한 폐기물 처리용역에 대한 대가이고(2019. 5. 21. 이체된 935,000원은 이 사건 용역계약의 2019. 5.분용역대금 935,000원이 지급된 내역으로 보인다), C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용역대금 중 16,40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⑤

G는 2019. 4. 26.부터 2019. 9. 5.까지 C에 I 공사대금 명목으로 합계 313,500,000원을 지급하였다.

3)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족하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참조).

4)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 용역대금을 제대로 변제할 능력이 없었고, 장차 용역대금을 변제하지 못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계약을 한 뒤 용역을 제공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신용이 좋지 않아 어머니인 O 명의로 C를 개업하였고,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 C에 별다른 수입이나 자산이 없었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2019. 4. C를 개업하여 그 무렵 수입이 없었고, 개인사업자여서 수익이 남으면 가져가고 안 남으면 안 가져가는 정도였다’라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은 I 공사를 통해 수익이 남지 않을 경우 직원 월급이나 사무실 임대료 등 C를 운영할 자금조차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은 F(대표 피해자) 외에도 I 공사 하도급 업체인 냉난방공사업체(대표M)와 인테리어업체(대표 L), 가구납품업체(대표 N) 등에게 계약금 등 하도급 대금의 일부만 지급하고 공사를 하게 하였고, 2019. 9. 5.까지 G로부터 I 공사도급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 전액을 지급받았으면서도 피해자를 비롯한 하도급 업체 대표들에게는이를 숨기고 G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나머지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I 공사 외에도 2019. 5.경부터 2019. 8.경까지 안성시, 청주시 등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였는데, G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으로 다른 공사현장의 하도급 대금 돌려막기를 하면서 무리하게 다수의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전에 그 명의로 사업자를 내어 인테리어 공사를 해 본 경험이 있고, 그 당시에도 하도급 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C에 별다른 자산이 없는 상태에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여러 현장의 공사를 할 경우 I 공사의 하도급 대금 전액을 지급하지 못하게 될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③

C로부터 하도급 대금, 물품대금 등을 받지 못한 하도급 업체들이 O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고, G 또한 O을 상대로 I 공사 지연 및 하자 보수 보증금 합계 62,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며, O은 개인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을 하여(서울회생법원 2020개회1059269호), 2020. 8. 26. 개인회생 개시결정을 받았다. 2019. 9.경까지 경리 직원을 제외한 C 직원들이 모두 퇴사하였고, 2020. 10. 7. 피고인에 대하여 2019. 5.경부터 2019. 8.경까지 C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의 임금 1,360,214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약식명령이 청구되었다. 피고인과 C는 물론 C의 명의상 대표자인 O에게도 이 사건 용역계약을 전후하여 I 공사의 하도급 대금, 물품대금 등을 지급할만한 변제 자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양형의 이유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형을 정하였고, 당심에서 별달리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의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동종 범죄전력,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이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너무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노수(재판장) 박혜정 윤혜원

각주1) 원청인 G 대표는 피고인의 주장과는 달리 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 전액을 C에 지급하였고, 추가로 지급할 공사비는 없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