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6,022,82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3. 23.부터 2024. 5. 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마스크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0. 12. 1.경 피고에 입사하여 김제시 C 소재 피고의 마스크 제조공장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1. 3. 23. 17:23경 위 공장 내 1번 기계(이하 ‘이 사건 기계’라 한다)에서 오른손으로 이어링 끈을 치우다가, 이어링 끈이 이 사건 기계 안으로 들어가면서 오른손도 같이 이 사건 기계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수부 무지 압궤손상, 우측 무지 원위지골 및 근위지골의 개방성 분쇄골절, 우측 장무지 신전건 파열의 부상을 입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요양급여 9,343,650원, 휴업급여 19,786,860원, 장해급여 59,468,750원을 지급하였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26,782,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3. 23.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본안전 항변한다.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2. 2. 18.경 퇴사 당시 피고의 대표자인 D와 사이에 “1. 갑(이하 ‘D’를 의미한다)은 을(이하 ‘원고’를 의미한다)에게 합의와 동시에 을에게 금 (공란)원을 을이 지정하는 계좌로 입금한다. 2. 을은 상기 금액을 지급받은 이후에 근로관계 중 발생한 임금, 연차수당, 휴업수당 등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합의내용에 대해서는 당사자를 제외한 제3자에게 발설하지 아니한다. 3. 을은 본 합의 이후 근로관계 중 발생한 어떠한 사유로도 갑을 상대로 한 민·형사 또는 행정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2,000,000원의 위약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4. 위 합의내용은 사기, 강박이 아닌 자유로운 의사로 작성된 것이기에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본 합의서에 서명날인하여 1부씩 보관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한 사실, 피고는 2022. 2. 23.경 2월 급여 명목으로 3,815,507원, 퇴직금 명목으로 5,392,511원, 2022. 3. 14.경 연말정산 명목으로 97,770원을 각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 자체로도 이 사건 사고에 관한 기재는 없고, 제2항은 임금 등 급여에 관련된 내용이며, 제3항 중 “근로관계 중 발생한 어떠한 사유로도”라는 포괄적인 기재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포함하는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하여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점, ②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원고가 이 사건 사고에 관한 부제소합의를 인정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만한 외부적·객관적 상황에 대한 어떠한 자료도 없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 이후 원고에게 위로금 명목의 금일봉을 지급하고 퇴직금과 급여, 연말정산 등을 모두 입금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손해배상금 내지 합의금 등을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없는바, 원고가 피고로부터 법률상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임금 및 퇴직금만을 지급받고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재판청구권 등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피고에게 유리한 해석인 점, ④ 더구나 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 회사가 아닌 D 개인 명의로 작성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는 내용의 부제소합의가 성립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책임의 인정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주는 소속 근로자에게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기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8다270876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기계는 마스크 제조를 위한 롤링 및 프레스 작업 등을 수행하는 설비로 보이는데, 피고는 원고의 사업주 내지 사용자로서 사고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는 이 사건 기계를 이용하여 마스크를 대량 생산하면서<1>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정기적인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고 작업 과정을 면밀히 감독하며 충분한 안전장치를 설치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이에 반하는 피고의 면책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의 마스크 제조공장에서 4개월 가까이 근무하여 이 사건 기계의 작동원리 및 위험성 등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할 때에는 안전장갑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이 사건 기계에 손을 넣지 아니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작업하여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고 사고를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원고의 잘못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책임을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원고의 경력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이하에서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모두 배척한 것이다.
다툼이 없거나 현저한 사실, 갑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인적사항 :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소득 및 가동기간 : 월 4,500,000원의 범위 내로서 원고가 구하는 월 4,107,410원, 65세가 될 때까지(다툼 없는 사실)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 우측 무지 절단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22%(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절단-Ⅱ-1-a, 원고가 ‘연장 제작공(Toolmaker)’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옥내근로자 및 옥외근로자의 직업계수 5를 적용함)
기간별 노동능력상실률
이 사건 사고일인 2021. 3. 23.부터 입원치료 종료일인 2021. 5. 26.까지(총 65일, 계산의 편의상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연속하여 입원한 것으로 본다) : 100%
그 다음날인 2021. 5. 27.부터 가동종료일인 2040. 11. 30.까지 : 22%
계산 : 휴업기간(2021. 9. 30.까지)과 그 이후의 일실수입을 구분하여 산정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휴업급여 및 장해급여의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의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또한,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지급받은 보험급여는 손해배상과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범위에서 공제대상이 되고, 휴업급여는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가 가능하다(대법원 1994. 4. 26. 선고 94다6628 판결 등 참조).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11,711,580원에서 그에 대응하는 휴업급여 19,786,860원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고, 휴업기간 이후의 일실수입 142,941,014원에서 그에 대응하는 장해급여 59,468,750원을 공제하면 83,472,264원이 남는다.
보조구
손가락 의지가 필요한데, 그 단가는 150,000원, 수명은 1년으로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이를 구입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변론종결 다음날인 2024. 1. 19. 이를 구입하기 시작하여 여명종료일까지 주기 단위로 이를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별지 보조구 내역표 기재와 같이 2,834,790원이다.
개호비
원고는,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따라 이 사건 사고 후 2개월 동안 개호가 필요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기왕개호비로 8,412,849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해자가 사고로 인한 후유장애로 말미암아 개호가 필요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의 개호비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개호를 받아 그 비용을 지출하였거나 또는 개호비를 현실로 지출하지 않았으면 적어도 피해자의 부모나 배우자 등 근친자의 개호를 실제로 받았을 것이 요구되는데(대법원 1991. 5. 14. 선고 91다8081 판결 등 참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책임의 제한 : 피고의 책임비율 40%
위자료
참작사유 :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원고의 나이와 과실정도, 부상 및 후유장해의 부위와 정도, 입원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인정금액 : 11,500,000원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46,022,821원(= 재산상 손해액 34,522,821원 + 위자료 11,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1. 3.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5.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민경현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가단5058915
판결선고
2024. 5. 9.
별지
각주1) 이 사건 사고 무렵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유행으로 인하여 마스크 생산물량이 많았던 시점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