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17. 선고 2022가단514643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보험업법에 의해 영위 가능한 보험업 등에 종사하는 보험회사이고, 원고는 2012. 10. 1.경 피고와 사이에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보험계약 체결의 중개 등 위탁업무를 수행한 자이다.

나.

이 사건 위촉계약의 내용 중 이 사건에 관련된 주요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과 유사한 내용으로 위촉계약을 계속하여 연장 및 체결하며 위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9. 6. 17.경 피고로부터 해촉되었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로부터 고용되어 지시를 받으며 피고가 지정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특히 피고의 지시를 받아 일부 고객들과 사이에 보험업법상 금지되는 특별이익을 제공하면서까지 무리한 보험계약성과를 이룰 것을 강요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지휘·감독을 받아 1년이 넘는 기간을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법정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원고와 같은 보험설계사는 독립된 사업자로서 피고와 사이에 위촉계약을 체결한 것일 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보험업법상 금지되는 특별이익을 고객에게 제공하게 하면서까지 계약성과를 이루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사용종송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볼 수 없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를 고려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 내지 6호증, 을 제2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는 피고의 보험설계사로 일하기 전에도 1994. 10. 15.경부터 2012. 8. 17.경까지 C, D 등 여러 보험회사 또는 보험대리점 소속으로 일하는 등 수시로 소속을 바꿔가며 보험설계사로 활동하였고, 이 사건 위촉계약이 해지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도 곧바로 E 주식회사로 소속을 바꿔 보험설계사로 활동하는 등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고 보더라도 그 종속성이 매우 깊은 정도라고 보이지 않는다. 그 밖에 일반적으로 원고와 같은 보험설계사의 업무수행이나 그 성과는 보험설계사 개인의 자율과 능력에 달려 있다는 사정 및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원고의 신분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내용 등도 위와 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이 사건 위촉계약 제2조 참조).

②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수수료의 수입이 급여와 같아 보험계약체결 등의 성과를 피고로부터 독촉받는 등 피고가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일반적인 민법상의 위임계약에 있어서도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하고, 사무처리에 관하여 위임인의 지시가 있는 때에는 이에 따라야 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영업목표를 제시하였다 하여 그것이 민법상 위임계약의 본지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수임인은 위임인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보고할 의무가 있고(민법 제683조 참조), 위임계약의 해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자유로이 이루어지는 점, 원고는 피고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피고의 조회나 석회 등 각종 회의나 교육에 참석하거나 매일 의무적으로 시간을 정하여 출근할 의무가 없었으며, 그와 같은 불참 또는 미출근에 따른 불이익이 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위임계약의 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

③

피고가 보험모집 위탁교육을 한 것은 피고가 목표를 달성하고자 피고의 영업정책을 설명하거나 불완전·위법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어 이를 지휘·감독의 근거로 보기는 어렵고, 원고의 업무방식에 있어 제3자를 사용한 업무수행 등이 제한되어 있다고 볼 근거도 없다.

④

원고는 피고의 구체적인 업무지시와 관련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보험업법상 금지되는 특별이익을 고객에게 제공하게 하면서까지 계약성과를 이루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와 같은 지시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피고는 원고가 자신의 수수료 수익을 위하여 위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항하고자 이 사건 소송을 진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이 사건 위촉계약 제7조 등에 근거하여 원고를 상대로 수수료환수를 위한 법적절차를 진행 중이다.

⑤

원고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월납 기준으로 산출한 보험료에 대해 해당 상품별 환산율을 적용하여 산출하는데, 구체적으로 비례성수수료와 조직관리수수료로 되어 있다. 원고는 실제로 수행한 업무의 내용이나 시간에 관계없이 정량적 실적과 성과에 따라 산정한 수수료를 피고로부터 지급받았고, 따라서 원고가 매월 지급받는 수수료도 그 실적에 따라 상당한 폭으로 달라졌으므로, 수수료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⑥

이와 같이 원고가 보험설계사로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원고가 피고에 소속된 정규직원들과는 달리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여 온 점,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의 업무 본질과 무관하게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노무제공의 실질을 반영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