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8. 선고 2022가단514764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 주식회사(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는 유아용품 등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원고 B이 2010. 1. 5.부터 2022. 1. 3.까지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2)

피고 C는 2013. 2. 12.부터 2018. 4. 13.까지, 피고 D는 2016. 3. 28.부터 2020. 3. 6.까지 각각 원고 회사에 재직하였다.

3)

피고 C의 사촌동생인 피고 E은 법무법인 F 소속 변호사로서, 원고 회사가 피고 C, D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등으로 고소한 형사 사건(서울북부지방법원 G) 및 피고 C가 원고들에 대하여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이 법원 H)의 피고 C의 소송대리인이다.

나.

피고 C, D의 형사 사건 경과

1)

피고 C는 ① 2018. 5. 10.경부터 2018. 5. 14.경까지 원고 회사의 허락 없이 원고 회사의 문서보안 시스템인 ‘I’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에 피고 D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원고 회사의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 원고 회사의 인사레포트 등 문서 파일 총 2,227건을 암호해제함으로써 그 내용을 알아내었고, ② 2019. 5. 4.경 원고 회사의 허락 없이 원고 회사의 전자인사시스템에 피고 D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원고 회사의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직원들의 ‘년도별퇴직현황’을 열람한 후 캡처하여 그 내용을 알아내었다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의 범죄사실로 2021. 5. 14. 징역 8월의 유죄판결을 받았다가(서울북부지방법원 2020고단46578), 이에 항소하여 2021. 11. 12.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서울북부지방법원 2021노570)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었다.

2)

피고 D는 피고 C가 위와 같이 2018년 5월경 위 ‘I’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에 침입하고, 2019. 5. 4.경 ‘년도별퇴직현황’ 전자인사시스템에 침입하는 데에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등으로 피고 C의 위 각 범행을 방조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21. 5. 14. 벌금 700만 원의 유죄판결을 받았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0고단46578).

다.

피고 C, E의 원고 B 고발 사건 경과

1)

피고 C는 2019. 9. 18. 원고 B을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발하였는데, 2020. 5. 27.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원고 B이 원고 회사의 대표로서 인정상여금으로 지급받은 돈 중 1,069,208,490원을 잡손실로 처리하고, 위 돈에 대한 소득세와 지방소득세 962,833,894원을 원고 회사 자금으로 대납하게 하였으며, 위장계열사인 ‘J’을 설립한 다음 이를 통하여 총 1,161,571,414원을 임의 인출하여 각각 횡령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모두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

2)

피고 E은 2020. 4. 29. 원고 B이 화재보험사기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고발하였고 이러한 주장사실이 K언론에 보도되었는데, 2021. 6. 1. 서울용산경찰서에서 피의사실에 대하여 범죄가 인정되지 않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원고 B에 대한 고발을 각하하고 불송치결정이 내려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 13, 16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 회사는 피고 C, D의 앞서 본 원고 회사 정보통신망 침입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하기 위하여 형사 고소를 진행하면서 수사 및 소송에서 변호사 선임비용 및 성공보수 합계 25,300,000원을 지출하였다. 피고 C, D는 공동하여 원고 회사에게 위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원고 B은 ① 피고 C, E의 부당고발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변호사 선임비용 55,000,000원을 지출하였고, ② 위와 같은 부당고발 등으로 인하여 명예가 훼손되고, 피고 C, E의 공갈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 피고 C, E은 공동하여 원고 B에게 손해배상으로 65,000,000원(= 변호사 선임비용 상당 55,000,000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

피고 E은 피고 C, D가 원고 회사에서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료를 조작·왜곡하여 K언론에 보도되게 함으로써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이로 인한 무형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회사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원고 회사의 피고 C, D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변호사비용 상당) 부분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불법행위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자신의 피해사실을 신고하면 족하고 수사기관이 범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할 의무가 있는 것인데, 피해사실 신고에 도움을 받고자 고소대리 등을 위해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은 불법행위에 대한 자신의 권리보호를 위하여 자의로 지출한 비용으로서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범위 내에 있는 손해라 보기 어렵고, 설령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에 따른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 회사가 피고 C, D에 대한 고소를 위해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 및 성공보수는 피고 C, D의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라고 볼 수 없고, 피고 C, D가 이러한 손해까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 대한 증명도 없으므로, 이 부분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원고 B의 피고 C, E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변호사선임비용 및 위자료)에 관한 판단

1)

피고소인이 고소인이 고소한 피의사실로 수사의 대상이 되어 무혐의처분 내지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닌 이상, 고소인의 행위가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다29481 판결 등 참조), 고소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6다33241 판결 등 참조).

2)

을가 제5, 6, 12, 18 내지 21, 30, 43 내지 49호증의 각 기재, 갑 제10, 14호증의 각 일부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갑 제10, 14, 19, 2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C가 원고 B을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발한 것 및 피고 E이 원고 B을 보험사기 혐의로 고발한 것이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C, E이 원고 B을 부당고발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 B의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고소 또는 고발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고소 또는 고발 자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 피고 C가 2018. 4. 13. 원고 회사에서 퇴직한 후에도 원고 회사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하여 원고 B과 갈등관계에 있었다고 하여 피고 C의 원고 B에 대한 업무상횡령 혐의 고발이 권리남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원고 회사의 인사팀 직원이던 피고 C가 법인세법 등 법령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검토하거나 협력업체의 조직 구조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②

피고 E의 원고 B에 대한 화재보험사기 혐의 고발 사건의 피의사실은 원고 B이 2011. 8. 10. 군포 물류창고에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전산재고 대비 실물재고가 약 920,000,000원 상당이 부족한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고 3,002,860,000원 상당을 보험금을 청구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다. 피고 E은 2011. 11. 17. 자 원고회사 경영개선팀 작성 ’물류센터 운영관련 경영개선활동 최종 결과보고‘에 기재된 실물재고액이나 2014. 2. 26. 자 원고 회사 내부 보고서에 기재된 전산재고액이 보험청구액의 기초가 된 재고액과 다르다면서 피해액을 과장하여 신고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서울용산경찰서에서 위 각 문서가 위 화재 발생 당시 군포 물류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재고자산에 대하여 작성된 것이 아니므로 이를 근거로 화재보험금을 허위로 과다청구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기는 하나, 위 2011. 11. 17. 자 보고서에도 ’전산재고 대비 실물 부재확인: 약 9.2억‘으로 기재되어 있고 ’화재보험금 관련 자문 결과 사기죄 성립가능성이 높으며 보험금 반환가능성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등 피고 E의 화재보험사기 고발은 범죄혐의를 의심할 만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 C가 2019. 4. 10. 원고 B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 체불 및 파견법 위반을 이유로 고발한 다음 원고 회사 측 직원들과 고발 철회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2019. 5. 30. 자 녹취록(갑 제14호증)이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바, 제출된 증거를 살펴보아도 피고 C, E이 원고 회사 측 직원이나 원고 B을 공갈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인한 무형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갑 제15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20. 5. 7. K언론에 원고 B이 화재보험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된 사실 등에 대한 기사가 보도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 주장과 같이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서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료를 조작·왜곡하여 위 언론사에 유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기사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속하고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 아니라 원고 회사의 내부 보고서 등의 자료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 또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