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22. 선고 2022가단516968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1994. 6. 1. 설립되어 조사연구 및 컨설팅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0. 3. 16.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현재 근무 중인 사람이다. 원고의 피고 회사 근무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나.

피고 회사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직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과 관련하여, 원고가 지급받은 성과급 액수 및 해당 연도의 평균적 성과급(B+ 등급) 액수와 그 차액, 성과급 지급 시기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8, 19, 22, 23, 51, 52호증, 을 제1 내지 3, 5, 18,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사평가에 있어 불이익을 받았고, 원고는 그 부당한 인사평가로 성과급을 받지 못하거나 적게 받는 손해를 입었다.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한 인사평가가 없었다면, 원고는 적어도 평균적 성과급은 지급받을 수 있었을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2018년도부터 2023년까지 평균적 성과급과 원고가 실제 지급 받은 성과급의 차액인 94,117,004원과 각 해당 연도별 차액에 대하여 성과급 지급일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는 2014. 4. 16.경부터 현재까지 사용자인 피고에 의하여 주도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이에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3,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최초 내원일 다음 날인 2020. 12. 11.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인사고과는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한 전인격적, 복합적 평가로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이라고 할 것인바, 모든 평가요소를 객관화하기 곤란하여 원칙적으로 그 평정을 위한 평가기준이나 항목의 설정, 점수의 배분 등에 있어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무실적이나 업무능력 등을 중심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정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그것이 해고에 관한 법적 규제를 회피하고 퇴직을 종용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의 불순한 동기로 남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할 것이다.

앞서 본 증거에 갑 제5호증의 1, 을 제14, 35 내지 40, 45 내지 49, 5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성과급 액수 지급을 결정짓는 원고에 대한 업무실적 평가가 헌법,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정의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여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퇴직을 종용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의 불순한 동기로 남용되어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가 주장하는 직장 괴롭힘이 시작되기 이전인 2012년 및 2013년과 2014년 이후의 종합평가 점수를 비교하면, 원고 주장과 같이 종전 보다 2014년 이후의 점수가 낮아진 것은 맞지만, 2012년에도 종합평점이 75점이었고, 점수가 아닌 부서 내 순위를 비교하면 큰 변동이 없다(2012년의 경우 75점으로 5명 중 5등, 2013년의 경우 80점으로 5명 중 4등, 2014년의 경우 74점으로 7명 중 7등, 2015년의 경우 73점으로 6명 중 6등, 2016년의 경우 70점으로 5명 중 5등).

②

원고에 대한 2017. 3. 7.자 전보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거의 없으며 신의칙상 협의절차도 거쳤으므로 정당하다는 사법적 판단이 이루어졌다(서울행정법원 2018. 5. 31. 선고 2017구합622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1. 9. 선고 2018누55021 판결).

③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에 따라 종전에 수행하던 것과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업무실적 평가에서 그와 같은 원고의 처지를 적극적으로 배려하거나 고려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바로 잘못된 평가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는 D 직급에 있는 사람인데, 회사 내에서 직급에 따라 요구되는 업무수행역량이 다를 수밖에 없고, 그러한 사정도 업무실적 평가에 반영될 수 있는 사정으로 보인다.

⑤

업무실적 평가를 함에 있어 평가자의 평가대상자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어느 정도 개입될 여지는 있으나, 비교적 장기간인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원고의 소속이나 보직 변경 등에 따라 평가자들이 일부 내지 전부 변동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원고의 업무실적 평가가 저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⑥

성과급과 관련된 원고의 소명에 따라 성과급 Hurdle 제도 및 종합평가 점수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인 피고 회사 내 E 등에서 원고에 대한 업무실적 평가 적정성에 대한 심의가 이루어졌으나, 원고에 대한 업무평가가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피고 회사 내부 심의여서 그 심의 결과의 객관성에 의문이 생길 수 있으나, 관련 녹취 보조자료상으로 평가자들이 나름 구체적 사례들을 적시하면서 원고에 대한 업무실적 평가 적정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⑦

원고에 대한 2014. 4. 16.자 보직조정(이하 ‘이 사건 보직조정’이라 한다) 이후, 피고는 원고에게 신문스크랩 업무(매일 오전 신문을 읽고 연구원들에게 최신 이슈를 전달하는 업무)와 문장쌍 번역 업무(영어 원문을 번역하여 원문-번역문의 문장쌍을 만드는 업무) 등을 부여하였는데, 위 각 업무가 원고의 직급(D)이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무보다는 낮은 수준의 업무인 것은 맞으나(원고는 소위 ‘허드렛일’로 표현), 이는 원고의 업무수행 역량 부족 등이 원인일 수 있고(관련 행정소송 판결문상 피고 회사가 인력구조 조정을 시작한 시기는 위 보직조정 시로부터 약 2년 뒤인 2016. 6.경으로, 원고의 퇴사를 유도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보직조정과 업무부여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회사 입장에서 불필요한 업무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서, 위와 같은 보직조정과 업무부여 및 해당 업무 부여 상태의 지속을 부당한 인사권의 행사로 단정하기 어렵다.

⑧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그 업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달라 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신문스크랩 업무를 보면, 평가자는 게시 시간을 준수하는 것과 중요 부분을 간략히 발췌하여 분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반면에, 원고는 뉴스 목록의 양을 중요시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어느 일방의 견해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상급자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원고 본인의 업무수행 스타일을 유지한다면 상급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것이고, 그에 따라 받게 된 낮은 업무실적 평가를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정의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한 평가로 보기 어려우며, 위와 같은 사정은 평가자 입장에서 원고의 업무수행 능력이나 향후 개선가능성 등을 낮게 평가할 요소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실적으로 평가대상자가 업무수행에 기울이는 노력의 정도와 그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비례적으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평가자 입장에서 평가기준이나 평가자의 업무수행 관점 등에 친화적으로 업무수행을 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한데, 원고가 그와 같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⑨

직급에 맞지 않는 업무를 부여받은 것과 관련한 반발이나 수차례의 회사 내 이의제기, 소송 등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희망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실망감, 피고 회사에 대한 불신 등이 어느 정도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인지 몰라도, 원고는 2023년도에는 업무실적 평가 과정에 필요한 절차를 준수함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부분이 확인되는데, 절차 미준수 등으로 원고가 좋지 못한 업무실적 평가를 받은 것을 직장 내 괴롭힘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⑩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자신에 대하여 관대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업무실적 평가에서 있어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실제 평가자에 의한 평가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고, 때로는 그 간극이 상당할 수도 있는데, 이를 오로지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할 수도 없다.

⑪

이 사건에서 원고의 주요 주장은, 사용자인 피고에 의하여 주도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그 일련의 과정에서(또는 퇴직을 종용하는 수단으로서) 원고에 대한 업무실적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별 상급자들이 원고에 대하여 가진 호불호 내지 부정적 평가나 이를 인지한 원고가 받았을 스트레스 등은 별론으로 하고, 현재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고 회사 차원에서 원고의 퇴사를 종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원고에 대한 업무실적 평가가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⑫

앞서 살펴 본 사정과 별개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재산상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이므로, 원고 주장과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이 없었더라면(이 사건 전보발령 없이 사무직으로 계속 근무할 경우), 원고가 평균적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음도 어느 정도 증명되어야 하는데, 사무직의 경우 연구직에 비하여 상대평가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주장하는 직장 괴롭힘이 시작되기 이전인 2012년 및 2013년의 종합평가 점수에 따른 부서 내 순위는 2012년의 경우 5명 중 5등, 2013년의 경우 5명 중 4등인 점과 원고에 대한 저조한 업무실적 평가가 정당한 것일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앞서 살펴본 사정에 의할 때, 원고 주장과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이 없었더라면 원고가 평균적 성과급(또는 성과급을 못 받은 해에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 관한 원고의 증명도 부족하다.

나.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보직조정 및 전보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점과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원고에 대한 업무실적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정의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상사의 업무지시 과정에 있었던 말이나 구체적 업무 지시 내용 등과 관련된 문제는, 피고의 주관적 느낌 등에 영향을 받는 측면도 있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형사상 불법행위 또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불명확하다.

직장 내 경쟁 상황 조장, 상사와의 불화, 부서 변경에 따른 생소함 등도 스트레스 발생의 원인이 되고, 만성적 스트레스는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우울증 발생이라는 결과만을 가지고 피고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신문스크랩 업무와 문장쌍 번역 업무 등의 부여(원고 주장의 소위 허드렛일의 부여와 부당한 업무 배제)는 원고의 업무수행 역량 부족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이를 피고의 부당한 인사권의 행사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 외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있었던 부당한 대우에 관한 주장도 해당 주장에 대한 피고의 반박이나 그에 부합하는 증거를 고려할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거나 업무와 관계없이 정신적 고통을 준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정신적 손해배상에 관한 청구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경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