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8.부터 2025. 12.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관계
망 C(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소외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 소속 근로자이고, 원고와 소외 E은<1> 망인의 자녀들로서 공동상속인이다.<2>
D은 소외 주식회사 F로부터 대전 대덕구 G에서 진행되는 ‘H 아파트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하고, 위 아파트를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하수급받았고, 망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며 견출작업 등을 담당하였다.
피고는 D과 사이에서 D을 기본 피공제자로 하고, 1인당 보상한도 2억 원, 1사고당 보상한도 2억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근로자재해공제계약(이하 ‘이 사건 공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공제사업자이다.
망인의 사망사고 발생
망인은 2022. 3. 8. 이 사건 아파트 I호 안방 발코니에서 말비계 위에 올라가 그라인더를 이용하여 발코니 벽면을 매끈하게 만드는 견출작업을 하던 중 균형을 잃고 건물 벽체와 외부비계 사이의 공간으로 빠지면서 약 5.7m 아래 지상 1층 바닥으로 추락하여 두부손상 등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관련 형사사건의 결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D의 대표이사인 K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로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을, D은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으로 벌금 5,000만 원을 각 선고받았고(대전지방법원 2023고단2996),<3> 구체적 범죄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3, 4, 8, 9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
D 및 D의 경영책임자인 K에 대하여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이 인정되는바, D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 제15조에 따라 망인이 입은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진다. 그렇다면 D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위자료인 8,800만 원의 5배의 범위 내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는데 이 사건 공제계약의 보상한도가 2억 원에 불과하므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위 2억 원 중 원고의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
이 사건 사고는 D의 안전조치의무위반 등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하여 발생하였으므로 D은 망인에게 그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5,000만 원[= 원고가 상속받은 망인의 위자료 4,400만 원(= 망인의 위자료 8,800만 원 × 원고의 상속지분 1/2) + 원고 고유의 위자료 6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을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할 때, 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의 규정과 이 사건 공제계약의 약관 중 보상하지 않는 손해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앞서 본 내용에 비추어 살펴보건대, 원고가 주위적 청구에서 주장하는 D의 망인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발생하는 책임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공제계약의 약관 제4조 제1호에서는 계약자, 피공제자 등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법령위반으로 인한 손해는 그 보상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결국 이 사건에서 D 또는 K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은 피고의 공제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의 손해배상책임에 근거한 공제금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인 D은 망인이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 내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한 결과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D은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는 위와 같은 D의 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병존적으로 인수한 공제사업자로서 상법 제724조 제2항 및 민법 제750조에 따라 망인의 상속인 중 1인인 원고에게 그에 관한 손해를 직접 배상할 책임이 있다.
망인 및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가 D에 대하여 갖는 위자료 채권의 액수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근로자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사업주인 D이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망인이 사망에 이르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② 다만 망인 스스로도 높은 위치에서 작업을 할 경우 추락사고의 위험이 있음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안전장치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에 나아가거나 주변을 잘 살피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인바 위와 같은 망인의 과실 역시 추락사고의 발생 및 사망의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비롯하여 이 사건 사고의 경위, 그 이후의 정황, 망인의 나이 등 이 사건 변론을 통해 알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종합해보면, 망인의 위자료를 6,000만 원으로, 망인의 자녀인 원고의 위자료를 3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원고가 망인의 위자료 중 자신의 상속지분에 따라 상속받은 금원은 3,000만 원(= 6,000만 원 × 1/2)이라고 할 것인바,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3,300만 원(= 상속받은 위자료 3,000만 원 + 원고 고유의 위자료 3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로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22. 3. 8.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2.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4>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현진
각주1) E이 피고를 상대로 별도로 제기한 소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187244호로 계속 중이다.
각주2) 갑1호증(가족관계증명서)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의 배우자 J의 존재가 확인되나, J은 2016. 1. 27. 사망하였다.
각주3) 대전지방법원 2025노3041호로 항소심 계속 중이다.
각주4) 원고는 상법상 연 6%의 적용을 구하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상사법정이율이 적용되지 않으므로(대법원 1985. 5. 28. 선고 84다카966 판결 등 참조), 연 5%의 민사법정이율을 적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