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C, D은 공동하여, 피고 B 주식회사는 피고 C, D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45,000,000원과 이에 대한 2022. 4. 27.부터 2024. 8. 2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는 F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인천 미추홀구 G 일원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아 그중 토목공사를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에, 철근콘크리트공사를 I 주식회사(이하 ‘I’이라 한다)에 각각 하도급하였다.
I은 2020. 8. 12.경 원고와 기본 피공제자 I, 추가 피공제자 E, 공제기간 2020. 8. 14.부터 2023. 6. 18.까지, 공사명 J 철근콘크리트공사, 가입대상 현장직, 사업의 종류 건축건설공사, 보상한도 1인당 2억 원, 1사고당 2억 원으로 하는 근로자재해공제계약(이하 ‘이 사건 공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H은 위 철근콘크리트공사를 위하여 피고 C으로부터 그 소유인 (차량번호 1 생략) 굴착기(이하 ‘이 사건 굴착기’라 한다)를 임차하였다. 한편, 피고 C은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와 이 사건 굴착기에 관하여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C의 피용자인 피고 D은 2021. 5. 27. 09:50경 이 사건 공사 현장 내 아파트 K동 앞 지상에서 H 소속 현장소장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굴착기를 운전하여 K동 건물 구조물의 지하 측면과 흙막이 가시설 사이에 토사를 채워 넣는 되메우기 작업을 수행하던 중 되메우기에 사용할 수 없는 규격인 토석을 해당 지점에 다른 작업자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되메우기 작업 구간의 경계에 있는 지하 굴착부에 투하하였고, 지하 굴착부에 내려가 청소 작업을 하던 I 소속 근로자 L(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위와 같이 투하된 토석에 머리 등을 맞아 그 자리에서 다발성 장기부전증 등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망인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로 113,880,000원, 장의비로 11,729,120원을 지급받았다.
E, I, H은 2021. 6. 4. 망인의 법정상속인과 합의금 2억 3,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하였고, E은 2021. 6. 11. 망인의 법정상속인에게 2억 3,000만 원을 지급한 후 원고에게 이 사건 공제계약에 따른 공제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2022. 4. 21. E, I, H과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재보험 재해보상금을 초과하는 민사상 손해배상금이 1억 5,000만 원이므로, 원고가 망인의 법정상속인에게 합의금을 지급한 E에 공제금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고, 2022. 4. 26. E에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범위
공동불법행위책임의 발생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 D에게 되메우기 작업을, 망인에게 그 인근에서의 청소 작업을 하도록 하였음에도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공사업체 측(E, H, I)의 과실과 다른 작업자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굴착기를 운전하여 되메우기에 사용할 수 없는 규격인 토석을 지하 굴착부에 투하한 피고 D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사고 당일 H의 현장소장인 M, E의 현장소장인 N은 피고 D로 하여금 K동 건물 구조물의 지하 측면과 흙막이 가시설 사이에 토사를 채워 넣는 되메우기 작업을 하도록 하는 한편, M, N, I의 현장소장인 O은 망인으로 하여금 K동 건물 측면과 흙막이 가시설 사이에 있는 지하 굴착부에서 위 되메우기 작업 구간의 경계 부근의 청소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피고 D은 굴착기 운전기사로서 앞서 본 것과 같이 되메우기 작업을 하였는데, 되메우기 작업 구간 및 인근 지하 구간에는 다른 작업자들이 작업을 위하여 들어갈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토석을 지하 구간에 투하할 경우에는 해당 지점에 다른 작업자가 있는지 확인하여야 하며, 토목시방서에 의하면 되메우기를 위한 토석의 규격은 최대 300mm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그 이상의 토석을 되메우기 작업에 사용하지 않는 등 안전하게 작업을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다른 작업자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굴착기를 운전하여 되메우기에 사용할 수 없는 규격인 토석 3개를 되메우기 작업 구간의 경계에 있는 지하 굴착부에 투하하였다.
M은 되메우기 작업을 지휘하였고, 작업 과정에서 E 측에 되메우기 작업 구간의 경계 부근에 대한 청소를 요청하였으므로, 되메우기 작업 구간 및 인근 지하 구간에 대한 철저한 통제를 통하여 청소 작업자 등이 출입하지 못하게 하고, 되메우기 작업 구간 및 인근 지하 구간에 다른 작업자가 투입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피고 D에게 청소 작업자 투입 요청 사실을 알리고, D로 하여금 작업자 출입이 통제된 지하구간에 한하여 토사를 투입하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O은 망인에게 되메우기 작업 구간의 경계 부근에 대한 청소 작업을 지시하였으므로, 작업으로 인하여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경우 낙하물 방지망, 수직보호망 또는 방호선반의 설치, 출입금지구역의 설정, 보호구의 착용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안전조치의무가 있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N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낙하물 방지망, 수직보호망 또는 방호선반의 설치, 출입금지구역의 설정, 보호구의 착용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적당한 투하설비를 설치하거나 감시인을 배치하는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되메우기 작업 시 해당 구간 및 인근 지하 구간에 대한 철저한 통제를 통하여 청소 작업자 등이 출입하지 못하게 하는 한편, 작업자 출입이 통제된 지하 구간에 한하여 토사를 투입하고 그 외의 구간에 대해서는 임의로 토석을 투입하지 않도록 하며, 지상 및 지하 작업 구간 상호간에 작업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감독자를 배치하고, 작업에 참여한 근로자들에게 작업 상황 및 위험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며, 되메우기 작업 시 토사 낙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사항, 토사 투하 금지 구간 및 투하 금지 토석의 규격 등에 관하여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수시로 현장감독을 통하여 위와 같은 안전조치가 충실하게 실시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등 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피고 D은 이 사건 굴착기의 운전자로서 민법 제750조에 따라, 피고 C은 이 사건 굴착기의 운행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에 따라, 공사업체 측(E, H, I)은 N, M, O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굴착기의 보험자로서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피고 D, C과 연대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 C은, 피고 C, D과 H 사이의 관계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고, 피고 D은 파견근로자로서 사용사업주인 H의 업무지시․감독을 받으며 H의 이익을 위해 이 사건 굴착기를 운행하였으므로, 운행이익은 사용사업주인 H에게만 인정되고, 피고 C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의 운행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 C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피고 D이 H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H으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파견법상 건설공사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에 대하여는 근로자파견이 금지되어 있는바(제5조 제3항 제1호), 피고 D과 H이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 C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편, 망인은 I로부터 지시받은 작업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그와 같은 상황에서 이 사건 사고와 같이 되메우기 작업을 하던 굴착기에서 암석이 투하되어 자신의 머리를 충격할 것이라는 점은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없었다고 볼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는 과실상계나 공평의 원칙에 기한 책임 제한을 하지 않기로 한다.
손해배상의 범위
앞서 본 것과 같이 E, I, H은 망인의 법정상속인과 합의하여 이 사건 사고에 관한 합의금으로 2억 3,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원고와 E, I, H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재보험 재해보상금을 초과하는 민사상 손해배상금이 1억 5,000만 원임을 확인하고 이에 원고가 E에 공제금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여 이를 지급한바,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망인의 연령 및 소득실태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면, 원고가 지급한 위 공제금은 공동불법행위자들이 공동하여 피해자에게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액의 범위 내로서 적정 금액이라고 판단된다.
구상권의 발생 및 범위
구상권의 발생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공동불법행위자들과 각각 보험계약(공제계약 포함)을 체결한 보험자들(공제사업자 포함)은 각자 그 공동불법행위의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한 손해배상채무를 직접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관계에 있는 보험자들 상호간에는 공동불법행위자 중의 1인과 사이에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보험금으로 모두 지급함으로써 공동불법행위자들의 보험자들이 공동면책되었다면 그 보험자는 상법 제682조의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피보험자가 가지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의 부담 부분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하여 그의 보험자에 대하여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8. 9. 18. 선고 96다19765 판결,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다39689 판결 등).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E은 망인의 유족이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부터 보상받지 못한 손해 전액에 대하여 합의금 1억 5,0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공동불법행위자인 피고 C, D을 공동면책시켰고, 이 사건 공제계약에 따른 공제사업자인 원고는 피공제자인 E에 위 1억 5,0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상법 제682조 제1항에 따라 E이 피고들에 대하여 가지는 구상권 및 보험금청구권을 대위취득하였다.
구상의 범위
이 사건 사고가 공사업체 측(E, H, I)의 과실과 피고 D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음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쌍방의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면, 공동불법행위자들 사이의 내부적 부담비율은 공사업체 측 70%, 피고들 측 30%로 정함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원고가 행사할 수 있는 구상권의 범위는 원고가 전체 손해액에서 자신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피고 C, D을 공동면책시킨 45,000,000원(= 150,000,000원 × 30%)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C, D은 공동하여, 피고 회사는 피고 C, D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45,000,000원과 이에 대한 공제금 지급일 다음날인 2022. 4. 2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8.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공제금 지급일 다음 날인 2022. 4. 2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법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가 상법 제682조의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취득한 권리는 상사채권이 아니라 민사채권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6다3791 판결 참조)].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임상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