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7.부터 2024. 8. 21.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 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3는 원고,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1. 6. 24. 해양경찰청 순경으로 임용되어 부산 관내 E파출소 등을 거쳐, 2020. 2. 4. 해양경찰청 F팀으로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고, 피고는 2005. 4. 15. 해양경찰청 경위로 임용되어 2022. 1. 18. 해양경찰청 F팀장(계급 경정)으로 발령받아 2022. 1. 18.부터 G계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해양경찰청장은 2022. 3. 22. 해양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피고가 아래와 같이 ① 의사에 반하는 강제 병가 조치(이하 '이 사건 병가 조치'라 한다), ② 원고에 대한 언어적 성희롱(이하 '이 사건 성희롱 행위'라 한다), ③ 동료여경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상의를 환복한 행위를 하였고, 위와 같은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무), 해양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21조의2(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한 행위의 금지),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징계위원회는 2022. 4. 1.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병가 조치와 동료 여경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상의를 환복한 행위를 징계사유로 인정하고, 위 사유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무)에 위반됨을 이유로 같은 법 제78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견책으로 의결하였다. 징계위원회는, 이 사건 성희롱 행위는 그 진위를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징계대상 사실에서 제외하였다.
해양경찰청장은 2022. 4. 14. 위 의결의 내용대로 원고에게 견책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2022. 5. 3. 인사혁신처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2. 6. 28. 피고의 소청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2. 7. 26. 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징계사유가 부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징계처분 취소소송(인천지방법원 2022구합55006 사건, 이하 '관련 행정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으나, 2022. 11. 16.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피고가 항소하지 않아 위 판결은 2023. 12. 9. 그대로 확정되었다.
관련 행정소송에서는 아래와 같이 피고의 이 사건 병가 조치가 해양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21조의 2에서 정한 부당한 지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병가 조치를 하였는바, 이는 직위를 이용하여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여 직무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지시를 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성희롱 행위를 하였는바, 이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이다.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한 위자료 35,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손해배상책임 발생
이 사건 병가 조치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병가 조치로 인하여 원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병가를 가게 되었는바,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희망하지 않은 병가를 사용하게 하는 등 직위를 이용하여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여 직무상 부당한 지시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하고 피고의 이 사건 병가 조치는 정당한 재량권의 행사로서 적법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병가 조치에 대하여 징계위원회 및 소청심사위원회가 모두 위 조치가 직무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지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관련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음은 앞에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성희롱 행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발언이 있었는지 여부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72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2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 진술의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2021. 6. 24. 평소 친분이 있던 직장동료인 J과의 통화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승마가 건강에 좋다, 남자 전립선에도 좋고, 특히 여자는 승마를 하면 사정을 한다. 건강에 매우 좋다"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고(갑 제2호증), 이후 해양경찰청 감사담당관실로부터 신고인 조사를 받을 당시뿐만 아니라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로부터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하여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그 내용에 비합리적이거나 허위가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으며, 원고로부터 이 사건 발언 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직장 동료인 I의 진술과도 일치한다.
피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면 원고의 평소 성격에 비추어 즉시 항의를 했을 것이고 사건 당일 원고가 피고를 원고의 차량으로 태워 약속장소까지 데려다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사건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할 당시 피고는 원고가 운전하던 차량에 탑승하여 이동하고 있어 원고와 피고가 단 둘이 있던 차 안에서 위 발언이 이루어진 점, 원고는 성희롱 피해를 당한 후에도 직장 내 2차 피해를 우려하여 즉시 신고하거나 법적 조치에 나서지 못하고 약 2개월 후에 비로소 직장 동료인 J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발언 당시 성적 수치심 내지 불쾌감을 느꼈더라도 곧바로 이를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원고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2조에서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의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의 이 사건 발언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의 범위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병가 조치 및 성희롱 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은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금전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면, 피고의 이 사건 병가 조치 및 성희롱 행위의 태양과 그 행위가 이루어진 경위, 위 각 행위 이후 피고가 보여 준 태도, 이 사건 변론 종결일에 이르기까지 피고가 여전히 가해행위를 부인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마지막 불법행위일 다음 날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1. 4. 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8.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백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