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호증의 1, 3, 갑 2,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D'라는 상호로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원고는 2022. 8. 1. 피고 C와 사이에, 2022. 8. 23. 피고 B와 사이에 각각 아래와 같은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 C는 2022. 11. 1.경, 피고 B는 2022. 12. 1.경 D에서 퇴사하였다.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피고들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피고들을 상대로 제공한 DB에 대하여 개당 30,000원의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바(제12조 제2항, 제3항), 피고들이 무단결근의 방식으로 퇴사하였고, 원고가 피고 B에게 제공한 DB는 4,490개, 피고 C에게 제공한 DB는 3,900개이므로, 피고 B를 상대로는 134,700,000원(= 30,000원 × 4,490개) 상당의, 피고 C를 상대로는 117,000,000원(= 30,000원 × 3,900개) 상당의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피고들을 상대로 그 중 일부로서 각 50,000,000원 상당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피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계약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및 제3항(이하 '이 사건 계약조항'이라 한다)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판단
피고들이 근로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갑 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을가 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들은 출근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원고의 지시에 따라 밤 11~12시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잦았으며, 원고는 직원들을 상대로 아침, 저녁으로 조회를 실시한 점, ② 원고의 지시에 따라 피고들의 근무지는 D의 사업장인 '서울 금천구 E, 8층 F호'로 정해졌고, 피고들이 근무지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었던 점, ③ 피고들은 업무의 자율성 없이 원고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업무만을 수행하였고, 실적이 부진한 경우 원고로부터 실적 제고에 대한 독촉을 받은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은 위촉계약의 형식을 띠고 있으나 실질은 피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계약의 유효 여부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조항은 피고들의 계약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 또는 피고들의 일방적 계약해지 시 원고가 피고들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원고가 피고들에게 제공한 DB에 대하여 개당 30,000원으로 계산한 비용 등을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앞서 든 증거 및 갑 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계약조항은 피고들이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의 금액을 임금에서 공제하는 내용인 점, ② 원고가 피고들에게 제공한 DB는 특정인의 성명, 전화번호, 연령, 성별 등에 관한 정보인바, 원고가 그러한 정보를 수집한 방법과 그 정보수집에 소요된 비용에 관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어 그 정보가 갖는 경제적 가치가 분명치 아니한 점, ③ 나아가 원고가 피고들에게 DB를 제공한 것은 원고의 영업상 필요와 이익을 위한 것인데, 이 사건 계약조항은 피고들이 약정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DB 제공비용을 전적으로 피고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이어서 매우 부당한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계약조항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조항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이 사건 계약조항은, 피고들이 이 사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경우 원고가 피고들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DB 제공비용을 공제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원고가 이 사건 계약조항에 기하여 피고들을 상대로 DB 제공비용의 지급을 적극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하성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