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6. 13. 선고 2022가단539101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5. 9. 1. 피고가 설치·운영하고 있는 C대학교 생명공학대학 식품공학부에 신규 임용된 후 2022. 3. 15.까지 교수로 재직하였다.

나.

D는 2009. 9.경 같은 학부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원고 등의 공동지도를 받아 2013. 3.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2012. 1.부터 2018. 1.까지 원고의 지도‧감독 아래 피고의 비전임교원으로 재직하였는데, D의 배우자(2000. 4. 7. 혼인)는 2016. 6. 29.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17드단105534호로 D을 상대로 이혼 청구를 하면서 D와 원고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8. 4. 27. 위 법원으로부터 일부 승소 판결(D와 원고가 2012.경부터 수년간 부정행위를 하였으며, 위 부정행위가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 인정 아래 D는 위자료 2,000만 원, 원고는 D은 공동하여 위 돈 중 위자료 1,5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위 소송 과정에서 D 명의 일부 계좌의 예금액이 부부공동재산이 아닌 C대학교 연구비로 형성된 사실이 드러나자, D의 배우자는 2019. 8. 14. C대학교에 D를 피진정인으로 하여 (1) D가 연구비를 횡령한 사실, (2) 원고와 부정행위를 한 사실에 관하여 징계를 진정하였다.

다.

피고 감사팀은 위 진정을 접수한 뒤 진정에 대한 내부 심사과정에서 D와 원고에 대해 개별 면담 등을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D가 2011. 1.부터 2016. 12.까지 원고 과제의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산학협력단으로부터 대학원생들에게 입금된 인건비 중 1억 원 이상 가량을 자신의 개인 계좌 및 차명계좌 등으로 회수하고, 원고가 D에게 송금요청을 하여 돈을 지급받기도 한 사실 등이 드러나자, 피고 총장은 2019. 12. 19. 원고와 D을 업무상 횡령의 공동정범 등으로 고소하였고, 2020. 1. 17. 원고에게 아래 피고 인사규정 제28조 제2항 제5호가 정하는 ‘비위행위로 인하여 검찰 등 수사 중으로 그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다’는 사유로 직위해제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21. 10. 29. 원고와 D의 업무상 횡령 등에 관하여, D이 대학원생들로부터 110,420,286원을 송금받은 사실, 원고가 대학원생들로부터 37,372,962원을 송금받고 D으로부터 88,626,592원을 송금받은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원고의 경우 선지출한 공동경비를 대학원생들로부터 직접, 또는 D가 별도 계좌로 관리하는 운영비에서 정산받은 것이고, D은 대학원생들로부터 공동경비를 교부받아 6개의 개인계좌에 나누어 관리하며 위 돈을 실제로 운영비로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아 업무상 횡령 등에 관하여 각각 증거불충분하여 혐의없음을 이유로 불기소처분하였다.

마.

위 불기소처분이 있은 이후 교원인사위원회가 2021. 11. 29. 원고에 대한 중징계제청을 의결하는 등 곧바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었고, 징계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피고 총장은 2022. 3. 15. 원고에게 ‘원고가 외부연구비 관리규정, 제7조(연구비의 지급), 제8조(연구비의 사용),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상 학생인 건비 유용 금지조항 등에 반하여 2013. 2. 9.부터 2017. 11. 19.까지 총 92회에 걸쳐 125,994,544원을 대학원생들로부터 회수하여 연구실 운영경비 등으로 유용한 사실’을 직접 징계사유로, ‘D으로 하여금 식품의약품안전처 기후변화 대응 식품안전 연구과제기획 및 사업단 운영의 사업기간(2014. 1. 28.부터 2014. 11.30.까지 10개월 분) 중 연구에 정상적으로 참여한 대학원생의 참여율을 높게 조정하여 산학협력단에 연구비를 신청하고, 연구비 지급이 완료되면 D 계좌로 회수하여 사업기간 종료 이후인 2014.

12.와 2015. 1.분 학생들의 인건비로 지급하도록 한 사실’은 5년의 징계시효 도과로 인해 징계 양정에 참작하여 해임처분을 하였다(원고는 2022. 4. 12.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기각되었다).

바.

한편 피고는 2020. 1. 17. 이 사건 처분 이후 2022. 3. 15. 해직시까지 원고에게 피고 정관 제47조 제3항에 따라 별지 기재 내역과 같이 임금을 삭감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절차적 및 실체적 하자가 있어 그 효력이 없는바, 무효인 처분에 따라 삭감된 임금은 사용자인 피고 측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지급하지 못한 임금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기재와 같이 미지급한 임금 합계 106,606,2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절차적 하자

침익적 처분인 직위해제처분 사유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적시되어야 하나, 피고 총장은 D과 공동하여 업무상 횡령을 하였다는 혐의로 수사중임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그 공모 내용이나 가공행위 등에 관하여는 단지 D와의 불법행위에 가담하였다는 취지로 불충분하게 통지하였다.

2)

실체적 하자

원고는 D과 공동하여 업무상 횡령 등을 하였다는 사실에 대하여 불기소처분을 받아, 결과적으로 직위해제사유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으므로 사립학교법 제58조의2 제2항, 피고 정관 제47조 제2항에 따라 직위해제사유가 소멸한 경우로서 지체 없이 직위가 부여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 총장이 2020. 1. 17.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한 이후 해임시인 2022. 3. 15.까지 2년이 넘도록 부당한 직위해제처분을 유지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원고는 부당하게 임금이 삭감되어 생계에 지장을 초래하였으며, 교원으로서의 지위나 학문의 자유 및 강의의 자유 등을 크게 제한받았다.

또한 피고 총장은 D의 연구비 관리와 관련하여 피고 약학대학 약학과 소속 E 교수에 대하여 같은 업무상 횡령 혐의로 2020. 4.경 형사고소를 하였음에도 E 교수에 대하여는 직위해제 처분을 하지 않았는바,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은 이 점에서도 부당하다.

나.

관계 법령 등

사립학교 교원의 직위해제와 관련한 사립학교법 및 피고 정관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직위해제나 대기발령은 인사상 불이익한 처분에 속하기는 하나, 징계처분과는 그 성질을 달리하는 것으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직위해제나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다만 하나의 요소일 뿐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 무효가 되지는 아니한다)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참조).

또한 인사규정에 직위해제 사유에 관하여는 규정하고 있고, 직위해제 형식 및 절차에 관하여는 인사규정 등에 아무런 정함이 없는 경우 직위해제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자체로 직위해제가 무효로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2)

절차적 하자(불충분한 사유 통보)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특히 갑 제1호증, 을 제1, 3 내지 5호증)에 의하면, (가) 피고 정관이나 피고 인사규정에는 직위해제 사유 이외에 그 형식이나 절차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고 있지는 않은 점, (나) 피고 총장은 이 사건 처분을 할 당시 원고에게 ‘D의 배우자에 의한 진정 내용(이혼소송 재산분할 심리 과정에서 드러난 D의 업무상 횡령 의심 사유), 감사 결과 D의 업무상 횡령 혐의 확인, 원고는 연구책임자로서 D의 불법행위를 인지한 부분에 대해 공동 책임이 있어 업무상 횡령에 대한 공동정범 내지 종범 혐의가 있다고 판단, 이에 원고 등을 형사고소 하고 피고 인사규정 제28조 제2항 제5호에 따라 직위해제함’이라는 등의 취지로 상세하게 직위해제에 이르게 된 경위와 사유에 관하여 통보한 점, (다) 비록 피고 총장이 원고의 업무상 횡령 공동정범 혐의에 관하여는 연구책임자로서 D의 불법행위를 인지하였다는 것 외에 다른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원고의 업무상 횡령 공모나 가공 사실은 원칙적으로 형사절차에서 규명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피고 총장이 진정 심사 과정에서 파악한 정도의 사실을 직위해제 사유로 적시한 것만으로 이를 불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원고가 내연관계에 있는 D을 직접 외부연구과제 수행을 위한 연구원으로 선발하여 등록하였고, 추후 그 배우자가 연구비 횡령과 부정행위 등을 사유로 D을 진정하였으며, D은 실제로 연구비를 자신의 계좌로 회수해 공동관리하였고, 원고는 진정 과정에서 D이 일부 직원의 인건비를 자신의 계좌로 수령하여 우회적으로 지급한 사실을 인지하였음을 시인한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총장이 원고를 업무상 횡령의 공동정범 내지 방조로 의심하여 형사고소한 것이 무리하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라) 직위해제사유의 통보는 이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사유를 명확히 알 수 있게 하여 불복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원고는 진정 심사 과정에서 진정이 이루어진 경위나, D의 연구비 관리 중 문제되는 부분, D을 발탁한 경위나 D과의 부정행위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았고, 자신의 부정행위와 D의 인건비 관리 내지 지급과는 무관하다고 항변하기도 하여, 원고 또한 자신과 D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업무상 횡령의 공동정범으로 의심받게 된 계기가 되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이 인정되고, 이러한 정황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직위해제사유를 구체적으로 통보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와 D의 공모 여부에 관하여 적시한 ‘연구책임자로서 불법행위를 인지하였다’는 부분이 다소 불충분하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실체적 하자(권리남용 등)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1)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2021. 10. 29. 원고의 업무상 횡령 등 혐의에 관하여 불기소처분을 한 뒤 피고 감사팀은 곧바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시작하여 불과 1달 남짓 후인 2021. 11. 29. 원고에 대한 중징계제청이 의결된 사실, (2) 위 사립학교법이나, 피고 정관, 피고 인사규정은 징계의결이 요구된 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나아가 이 사건 처분의 당초 사유에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자’라는 점이 포함되어 있으며, 형사절차가 종료한 뒤 곧바로 징계절차를 시작하는 정황인 점에 비추어 피고 총장의 직위해제처분 사유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한 점, (3) 원고는 피고가 수사를 부당하게 장기화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직접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고, 나아가 피고는 당초 업무상 횡령의 공동정범을 의심하다,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진 뒤 업무상 횡령 혐의 수사 결과 드러난 계좌이체 내역, 원고의 수사과정에서의 진술 등도 근거로 하여 징계사유를 결정한 이상(을 제2호증) 형사절차 종료 후 징계절차를 시작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않는 점, (4) 피고가 원고와 마찬가지로 D을 통해 연구비를 관리한 피고 약학대학 교수 E에 대하여는 형사고소 외에 별도의 직위해제처분을 하지 않았으나 오히려 위 교수가 업무상 횡령죄로 2022. 7. 7. 유죄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단6261<1>)을 받은 점이 인정되기는 하나(이후 해임되었다), 피고 측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나 최종적인 해임처분에는 원고가 D과 상당기간 내연관계였으며, 내연관계에 있는 동안 D을 소속 연구원으로 선발하였고, 결과적으로 D이 피고 내부 연구비 관리 규정 등에 위반하여 연구비를 관리하였음에도 원고가 연구비 관리 규정 위반에 관하여조차도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정황을 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나 성실의무 준수의 측면에서 부적절한 것으로 파악하고, 나아가 원고로 하여금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원으로서의 직무수행을 지속하도록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피고 측의 인사적 판단이 권리남용이라 보이지 않는 점(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진정 심사과정에서 이루어진 개별 문답에서 D의 전 배우자의 이혼 소송 때문에 자신이 마음고생하였을 뿐 사회통념상 윤리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D의 인건비 관리를 구체적으로 직접 지시하지 않은 이상 자신과 무관하다고 답변한 점에 비추어 보아도 더욱 그러하다)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에 실체적 하자가 있다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