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특수시멘트, 몰탈, 레미탈 판매 및 공사업을, 피고는 토목, 건축업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법인이다.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의 체결
서울 용산구 C 외 29 필지 지상에 ‘D’이라는 명칭의 총 9개동 341세대의 공동주택 및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에 관하여, 피고와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는 2019. 2. 18. 피고가 E에 이 사건 사업 중 제2공구 부분의 인테리어공사(이하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라 한다)를 계약금액 7,968,400,000원에 맡기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E는 2019. 8. 1. 피고에게 ‘E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공사포기각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와 E는 같은 날 E가 이 사건 인테리어 공사를 중단하고, 2019. 2. 19.부터 2019. 7. 31.까지 수행한 공사내역에 대한 기성금을 5,282,200,000원으로 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
피고와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는 2019. 8. 7. 피고가 F에 이 사건 인테리어 공사를 계약금액 2,686,200,000원에 맡기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한편 위 도급계약서에는 하도급공사명이 ‘G아파트 개발사업 중 일반인테리어공사(2공구_승계)’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후 이 사건 도급계약은 2020. 1. 21.까지 총 4차례 변경되었는데, 각 변경사항은 아래와 같다.
원고와 F 사이 하도급 계약서의 작성 등
한편 원고와 F 사이에서 2019. 8. 8. 원고가 F로부터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 중 습식공사 부분을 하도급 받는 내용의 계약서(이하 아래 2)항의 변경계약서와 통틀어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후 원고와 F 사이에서 2019. 9. 10. 아래와 같은 내용의 변경계약서가 작성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호증, 을 제2, 3, 5, 6,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원인의 요지
주위적 청구원인
원고는 2019. 4.경 E로부터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 중 습식 및 방수공사 부분(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을 하도급 받아 공사를 진행하였다. 2019. 8.경 E가 부도로 인하여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를 포기한 이후부터는, 원고가 피고와 직접 공사의 진행에 관하여 논의하고 피고에게 기성금의 정산 및 지급을 요청하는 등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이 직접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비록 원고가 F와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의 계약당사자에 해당하는 피고는 원고에게 약정 공사대금 941,600,000원(856,000,000원에 부가가치세를 가산한 금액이다)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피고는 그중 656,752,839원만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잔여 공사대금 284,847,161원(941,600,000원 – 656,752,839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예비적 청구원인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도급계약이 직접 체결된 것이 아니고, 피고가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 F가 원사업자, 원고가 수급사업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F는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한 2019. 11. 30.경부터 60일 이내의 가능한 짧은 기한으로 정한 지급기일까지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을 전부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F는 원고에게 잔여 공사대금 284,847,161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제3호<1>에 따라 발주자에 해당하는 피고에게 직접 미지급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하도급대금 284,847,161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이 직접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한다.
갑 제1, 3, 4, 7, 8,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9. 8.경 및 2019. 12.경 피고의 직원 H에게 해당 시점까지의 기성내역 및 기성금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였고, 2020. 5.경에는 H에게 미지급 공사대금의 지급을 요청한 사실, 이에 대하여 H는 2020. 1. 28.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의 정산에 필요한 증빙자료의 제출을 요청하면서 2020. 2. 4. 정산관련 협의를 진행할 것을 통지하였고 2020. 5. 13.에는 원고에게 정산 관련 검토자료를 제공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4호증의 기재, 증인 H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이 직접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를 도급받은 F로부터 위 인테리어공사 중 습식 및 방수공사 부분을 재차 하도급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경우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이 되는 법률행위의 존재가 인정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2000다3860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그 진정성립을 다투지 않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에는, 원고가 F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받으며 그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것임이 명시되어 있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와 F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를 형식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가 피고는 E가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를 포기하자 해당 공사에 관하여 F와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렇다면 당시 피고의 의사는 기존의 하도급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것이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원고의 위 주장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고의 의사는 ‘공사대금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고,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를 도급받은 F를 통하여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원고가 2019. 12. 18. H에게 제출한 자료(갑 제1호증 2면 참조)에도 2019. 8. 이후 기성금의 지급주체가 F로 표시된 것으로 보이는 점<2>, ◯다 원고는 실제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상의 공사대금을 F로부터 지급받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가 단순히 형식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원고, F, 피고 사이에서 원도급 및 하도급관계가 실제로 형성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H 사이에서 기성금 정산과 관련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H는 당시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한 계약의 체결, 발주, 공정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 피고의 직원인데, 피고로서는 F가 E로부터 이 사건 인테리어공사를 승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하도급대금의 정산 문제(원고에 대한 하도급대금 중 E와의 타절 정산금에서 지급되어야 하는 부분,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또는 제44조의3에 따라 피고가 직접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이는 원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부분, F를 통하여 지급할 부분의 구체적인 정산 등)를 해결하기 위하여 원고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H는 이 법원의 증인신문과정에서 ‘F가 승계 이전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H 본인이 기성금 정산 논의에 참여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원고가 H와 정산 관련 논의를 수차례 진행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이 직접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에게 위 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의 지급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 합의된 계약금액 또는 기성금의 액수에 대한 입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이 사건 사업 중 1공구 부분에 해당하는 공사대금 750,000,000원에 ‘발코니 초속경몰탈공사, 방통미장 균열보수공사, 화장실 석고하부미장공사’에 소요된 추가 공사대금 83,000,000원을 합산한 금액<3>이 이 사건 공사의 총공사대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와 1공구 부분의 기본 공사대금이 동일하게 책정되었는지 여부, 원고가 주장하는 위 각 추가공사가 실제로 시행되었는지 여부 및 그에 대한 공사대금의 구체적인 액수 등을 전혀 확인할 수 없고,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 합의된 공사대금 또는 기성금의 액수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여전히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F가 원고에게 잔여 공사대금 284,847,161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에 해당하는 피고가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원고에게 위 잔여 공사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와 F 사이에서 작성된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에는 총 공급가액이 322,832,200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F는 원고에게 위 계약상 금액인 322,832,200원을 전부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F에 대하여 여전히 잔여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원고로서는, F가 이미 지급한 위 322,832,200원을 초과하는 계약금액 또는 기성금의 존재 및 그 구체적인 액수를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위 하도급계약서 이외에 원고와 F 사이에서 하도급대금의 추가지급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수행한 기성고의 액수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한편 하도급법 제14조가 정하는 직접지급 청구사유가 있어 수급사업자가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경우 발주자는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주자는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의무의 범위 안에서만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8다21303 판결 참조).<4> 그런데 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0. 7.경 F에 대한 공사대금을 전부 지급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F에 대하여 공사대금 지급의무를 더 이상 부담하지 않으므로, 원고에 대하여서도 하도급법 제14조에 따른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러한 이유에서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순현(재판장) 최정윤 정중원
각주1) 제14조(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 ① 발주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ㆍ수리ㆍ시공 또는 용역수행을 한 부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그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 3. 원사업자가 제13조제1항 또는 제3항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대금의 2회분 이상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
각주2) 위 자료에는 ‘8월(F) 기성금’, ‘9월(F) 기성금’, ‘10월(F) 기성금’, ‘11월(F) 기성금’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각주3) 원고는 2023. 3. 15.자 준비서면에서 위와 같이 계산한 856,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이 총 공사대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계산식에 따른 합계는 833,000,000원(750,000,000원 + 83,000,000원)이다.
각주4) 하도급법 제14조 제4항은 ‘제1항에 따라 발주자가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할 때에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이미 지급한 하도급금액은 빼고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